축구대표팀의 이강인.도하 |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도하 |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도하 |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손흥민과 이강인은 대표팀 내에서 대회 기간 싸웠다. 일부 선참 선수들이 분노했고, 감독을 찾아가 이강인의 명단 제외를 요청했다. 몇몇 선수는 보이콧을 언급하기도 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사실은 딱 여기까지다.
현장에서 싸우는 모습을 직접 지켜본 선수, 관계자 외에는 이강인과 손흥민이 왜 싸웠는지, 어떻게 붙었는지 명확하게 모른다.
정작 선수들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데 일부 매체에서는 두 사람이 싸웠다는 장면을 액션 활극처럼 구체적으로 묘사하는 보도를 냈다. 마치 실제로 목격했거나 영상이라도 본 것처럼 썼다. 이강인은 이미 선배에게 주먹을 날린 사람이 됐다. 목격담은 어디까지나 목격담일 뿐이다. 돌고 돌면 과장에 와전이 되면서 사실이 왜곡될 수 있다. 그래서 더 조심히 이야기해야 한다.
이강인을 향한 광기 어린 마녀사냥이 이어지고 있다. SNS 테러는 기본이고 ‘탁구 게이트’라며 조롱하는 게시물까지 등장했다. 일부 매체에서는 이 사진을 기사에 썼다. 중계사에서는 이강인이 리그 경기에 선발 출전했음에도 자막에 표시하지 않았다. 이강인을 모델로 쓰던 일부 브랜드에서는 광고를 중단하기도 했다. 모두에게 사랑받던 ‘슛돌이’는 이제 ‘금쪽이’가 되어 손가락질을 받고 있다.
대회 도중, 그것도 대표팀 주장과 싸운 이강인에게 잘못이 없는 것은 아니다. 분명 비판받을 만하다. 게다가 이 과정에서 손흥민은 부상을 입었다. 충분히 문제의 소지가 있다.
이강인도 이미 자신의 SNS를 통해 “제가 앞장서서 형들의 말을 잘 따랐어야 했는데 축구팬에게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드리게 되어 죄송스러울 뿐”이라며 “앞으로는 형들을 도와 더 좋은 선수, 더 좋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라는 장문의 사과문을 남겼다.
사과 한마디로 없던 일이 되는 것은 아니다. 합리적인 비판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정도로 광기에 가까운 대중의 비난은 이강인 입장에서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강인이 범죄를 저지른 것은 아니지 않나.
제공 | 대한축구협회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제공 | 대한축구협회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제공 | 대한축구협회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원래 대표팀 내에서 선수 간의 갈등은 자주 일어난다. 대표팀에 올 정도의 선수는 대부분 자존심이 강하고 개성도 뚜렷하다. 자기 목소리를 내고 싶어 한다. 이런저런 이유로 마찰을 빚기도 한다. 지금은 성숙한 모습으로 보이는 손흥민도 갈등의 당사자인 적이 있다. 이번 사건의 경우 싸움의 정도는 다를 수 있지만 현명하게 잘 봉합하면 아무런 문제 없이 흘러갈 일이다.
이강인은 만 23세의 젊은 선수다. 어리다고 보면 어린 나이다. 미성숙하고 배려심이 부족할 수도 있는 나이다. 손흥민이나 기성용도 여러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나라를 대표하는 큰 선수로 성장한 사실을 많은 축구팬이 안다.
이강인은 한국 축구의 소중한 자산이다. 대회 내내 팀에서 가장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줬다.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아시안컵 베스트11에 들어간 선수가 바로 이강인이다. 5년 전 이강인은 두 살 많은 선수가 출전하는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맹활약하며 한국의 준우승을 이끌었다. 본인은 대회 최우수선수가 됐다. 어쩌면 세계 대회에서 다시 볼 수 없는 장면일지도 모른다. 잘 가꾸고 키워 손흥민처럼 세계를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해야 한다.
금쪽이들이 나오는 상담 프로그램을 보면 부모나 주변 사람의 노력 끝에 달라지는 아이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번 사건은 이강인에게도 큰 교훈이 됐을 게 분명하다. 지금까지는 선배들의 이해와 배려, 감독의 중재 등을 통해 문제가 커지지 않았지만, 자연인 이강인만의 힘으로는 모두를 설득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알았을 것이다. weo@sportsseoul.com
[기사제보 news@sportsseoul.com]
Copyright ⓒ 스포츠서울&sportsseoul.com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