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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최악→최악의 악' 치닫는 정몽규 회장-KFA의 막무가내 감독선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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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최규한 기자] 대한축구협회(KFA)가 16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축구 대표팀 사안 관련 임원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회의에는 정몽규 회장 및 주요 임원진이 참석하며 위르겐 클린스만(60) 대한민국 대표팀 감독 경질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되며 회의결과 발표 여부는정해지지 않았다.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회의를 앞두고 생각에 잠겨 있다. 2024.02.16 /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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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우충원 기자] 결국 또 '톱다운'이다. 피해는 KFA가 아닌 외부인들이 겪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대한축구협회(KFA)는 16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의 기자회견에 앞서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에게 경질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이날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임원 회의를 가진 뒤 “클린스만 감독은 경질하기로 했다”며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 운영, 선수 관리, 근무 태도 등 대표팀 감독에게 요구하는 지도력을 리더십과 보여주지 못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어 정 회장은 “종합적인 책임은 축구협회와 저에게 있다. 그 원인에 대한 평가는 더 자세히 해서 대책을 세우겠다. 감독해지 관련사안은 변호사와 상의해봐야 한다”며 “혹시 금전적인 부담이 생긴다면 제가 회장으로써 재정적인 기여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겠다. 전력강화위원장은 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 2023년 2월 27일 축구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클린스만 감독은 1년만에 하차했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새로운 감독 후보군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2월안에 새 감독을 선임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났다. 막무가내 선임이다.

클린스만 전 감독의 경질이 정해지기 전 KFA 이석재 부회장은 비상식적인 행동을 선보였다. 전력강화원회 뮐러 위원장을 옆에 두고 정해성 대회위원장이 어울린다는 이야기였다. 감독 경질 여부도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미 모든 것이 결정된 것처럼 내놓은 발언이었다.

이 부회장의 발언은 쉽게 넘길 수 없다. KFA 최고위층 임원의 발언이기 때문이다. 넋두리라고 부르기 어려울 정도로 이미 결정된 것처럼 보였던 상황. 결국 정해성 대회위원장이 전력강화위원회 위원장이 될 것이라는 전언이 KFA 내부에서 쏟아지고 있다.

이석해 부회장의 이야기에 이어 KFA 내부에서 나온 이야기라면 정해성 대회위원장도 피해자다. 결국 정몽규 회장의 톱다운이기 때문이다. 톱다운은 위(top)에서 아래(down)로 움직이는 하향식 의사결정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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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회장은 클린스만 전 감독과 진실공방을 펼치고 있다.

클린스만 전 감독은 독일 탐사보도 전문 슈피겔과 인터뷰를 통해 대한민국 대표팀에 부임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클린스만 전 감독은 한국 사령탑을 맡게 된 과정이 우연이라고 설명했다.

아들이 2017년 한국에서 열린 20세 이하(U-20) 월드컵에 출전할 때부터 정 회장과 알고 지냈다는 클린스만 전 감독은 2022 카타르 월드컵 도중 한 경기장의 VIP 구역에서 정 회장을 다시 만났다.

한국-브라질의 16강전(1-4 패)이 끝난 후 파울루 벤투 전 감독이 사임 의사를 밝힌 뒤였다.

국제축구연맹(FIFA) 기술연구그룹(TSG) 일원으로 월드컵에 참여한 클린스만 전 감독은 "감독을 찾고 있냐"고 물었다.
그는 슈피겔에 농담조였다고 했다. 하지만 정 회장은 이를 다소 진지하게 받아들였다고 주장했다.

다음날 두 사람은 카타르 도하의 한 호텔에서 만나 커피를 마시며 이와 관련해 논의했다.

클린스만 전 감독은 "스트레스받지 말고, 오래 알고 지낸 사이니까 해본 말이니 관심이 있다면 연락해달라"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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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주 후 실제로 정 회장에게 연락이 와서 관심을 보였다는 게 클린스만 전 감독의 설명이다.

클린스만 전 감독은 임기 초반인 지난해 3월 국내 취재진에 이와 유사한 부임 과정을 밝힌 바 있다. 다만 정 회장 측으로부터 연락받은 과정 등 세부 경위는 따로 말하지 않았다.

정 회장은 지난 16일 클린스만 전 감독의 경질을 발표하며 '오해'를 바로 잡겠다며 감독 선임 과정을 일부 밝혔다.

정 회장은 "전임 벤투 감독 선임 때와 같은 프로세스"라며 "61명에서 23명으로 좁힌 뒤 마이클 뮐러 전력강화위원장이 5명을 인터뷰했다. 이후 1∼2위와 2차 면접을 진행했고, 클린스만을 최종적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결국 클린스만 전 감독의 이야기는 정몽규 회장이 직접 선임한 것이지만 정 회장이 클린스만 전 감독의 경질 발표 기자회견과는 다른 발언이다.

이미 그동안 감독을 선임하며 사실상 톱다운을 실시했던 정 회장이었기 때문에 클린스만 전 감독이 떠난 후를 맡게 될 감독도 똑같은 행위가 되풀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당장 감독을 선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상적인 선임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데 여전히 독단적인 행동을 통해 새 감독을 선임할 계획이다. 특히 국내파 감독으로 선임할 가능성이 높다. 무리한 선임이 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이미 새 감독 선임을 위해 KFA가 해당 구단을 설득했다는 전언까지 이어지고 있다. 만약 그 소문들이 현실로 이뤄진다면 피해는 KFA가 아닌 외부인들이 당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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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이상 무리한 '톱다운'으로 전력강화위원장이 결정되고 감독마저 선임된다면 클린스만 전 감독 보다 더 큰 위기가 한국축구에 다가올 수 있다. /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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