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전 의원은 4년 전 총선에서 고 의원에게 패한 오세훈 서울시장 체제에서 정무부시장을 지내 이른바 ‘리벤지 매치’라는 평가가 나오는 곳이다. 오 전 의원이 설욕전을 벼르고 있지만 광진을은 국민의힘에 녹록치 않은 곳이다. 1995년 성동구와 분구(分區)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1988년 13대 총선에서 평화민주당 조세형 의원이 당선됐을 때부터 36년간 민주당 계열 정당이 의석을 차지해왔다. 이에 오 전 의원은 “36년 민주당 일방독주를 끊어내고 새로운 광진의 미래를 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 “여당은 잘못 인정 안해” vs “민주당, 지역에서 잘한 것 없어”
오 전 의원과 여당, 대통령실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평가는 엇갈렸다. 구의동에 거주하는 정모 씨(60)는 “국민의힘은 김건희 여사 디올백 논란도 그렇고, 사과해야 하는 일도 안하고, 잘못을 인정 안 하는 모습에 실망했다”며 “경기가 너무 나쁘고 물가도 너무 올라서 살기 힘든데 자기들끼리 싸우고 서민 삶을 돌보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자양동에 거주하는 강모 씨(69)는 “이 지역에 50년 넘게 살면서 숱한 민주당 의원들을 봤지만 특별히 잘한 게 없었다”며 “오 전 의원은 부인이 광진구에 오래 사는 등 지역에 대해서도 잘 안다고 들었고, 일을 잘 할 것 같은 인상을 준다”고 했다.
21대 총선 당시 고 의원과 당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오세훈 후보 간 득표 차이가 2746표에 불과했던 만큼 아직 표심을 정하지 못한 무당층이 선거 결과를 좌우할 가능성도 있다. 구의3동에 거주하는 김모 씨(63)는 “평소에 지지하는 정당이 없고, 누구를 찍어야 할지 모르겠다”며 “선거에 임박해야 마음을 정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 “민주당 수십년 ‘뻥 공약’ 끊어내야”
서울 광진을에 출마하는 국민의힘 오신환 전 의원의 선거사무소 건물 외벽에 대형 현수막이 걸려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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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전 의원의 선거사무소는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200m 가량 떨어진 큰 길가에 위치해 있다. 건물 외벽에는 ‘진짜 일꾼 오신환, 광진의 가치가 커집니다!’라는 문구가 쓰인 대형 현수막이 걸려있다. 19, 20대 국회의원과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낸 오 전 의원의 경력과 함께 ‘아름다운 수변도시, 명품 주거도시, 활력있는 청년도시, 시원한 교통도시, 서울대표 교육도시’를 만들겠다는 포부도 적혀 있다.
선거사무소에서 만난 오 전 의원은 “그동안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중앙 정치에 매달려 지역을 돌보지 않았다”며 “오세훈 서울시장, 김경호 광진구청장과 소통해서 일을 해낸다면 충분히 성과를 낼 수 있는 지역”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십년 간 민주당 정치인이 지하철 2호선 지상 전철역을 지하화하겠다고 공약했는데 이루지 못한 ‘뻥 공약’이었다”며 “우리는 2022년 발표한 ‘2040 서울플랜’에 건대입구, 구의, 강변역의 지하화를 담았다”고 말했다.
오 전 의원은 전날(14일) 서울시 지명위원회를 통과한 지하철 7호선 ‘뚝섬유원지역’의 ‘자양역(뚝섬한강공원)’ 변경도 강조했다. 그는 “2호선 ‘뚝섬역’과 헷갈리기 쉬워 명칭 변경은 지역주민의 숙원 사업이었다”며 “이런 하나하나의 변화를 보고 주민들이 일만큼은 오신환과 함께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계신 것 같다”고 말했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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