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미국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이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순조롭게 빅리그 무대에 안착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정후의 타격 능력과 선구안이 충분히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MLB닷컴은 15일(한국시간) 미국 야구 통계 전문 사이트 팬그래프닷컴의 예측 시스템 스티머가 예상한 포지션별 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WAR) 상위 선수를 소개했다.
스티머는 이정후의 2024 시즌 WAR을 3.4로 예측했다. 올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하는 루키 외야수 중에는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텍사스 레인저스의 에번 카터가 2.1, 밀워키 브루어스의 잭슨 슈리오가 1.4로 이정후의 뒤를 이었다.
MLB닷컴은 "이정후는 뛰어난 선구안과 놀라운 타격 기술을 갖췄다"며 "샌프란시스코의 새로운 중견수로 올해 예상 타율은 0.291잉다. 로날드 아쿠냐 주닝어, 프레드 프리먼에 이은 내셔널리그 4위다"라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이정후는 지난해 12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계약기간 6년, 총액 1억 1500만 달러(약 1628억 7500만 원)의 초대형 계약을 맺고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이정후의 샌프란시스코 내 입지는 이미 탄탄하다. 올 시즌부터 샌프란시스코 지휘봉을 잡은 밥 멜빈 감독은 이정후를 일찌감치 2024 시즌 리드오프 겸 중견수로 확정하고 중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샌프란시스코는 2023 시즌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5개팀 중 4위에 그쳤다. 79승 83패, 승률 0.488로 5할 승률에도 못 미쳤다.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면서 2010년대 메이저리그를 호령했던 강호의 위용을 잃었다.
샌프란시스코의 가장 큰 아킬레스건은 타격이다. 2023 시즌 팀 타율 0.235로 극심한 빈공에 시달렸다. 투수들이 버텨줘도 점수를 얻지 못하니 쉽게 게임을 풀어가지 못했다.
마땅한 1번타자가 없는 것도 문제였다. 1회 공격에서 첫 번째 아웃 카운트를 의미 없이 날려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무려 9명의 선수가 1번타자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지만 제 몫을 해냈던 선수가 없었다.
중견수도 취약 포지션이었다. 샌프란시스코는 2023 시즌 루이스 마토스가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장 많은 76경기에 중견수로 나섰지만 타율 0.250(228타수 57안타) 2홈런 14타점 OPS 0.661로 부진했다. 마토스의 출루율은 0.319로 리드오프에 어울리는 선구안을 갖추지 못했다.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의 약점을 보완해 줄 카드로 꼽히고 있다. 아직 빅리그에서 단 한 경기도 뛰지 않았음에도 스티머는 이정후가 2024 시즌 134경기 12홈런, OPS 0.784로 메이저리그 주전급 외야수에게 어울리는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MLB닷컴은 "이정후는 KBO리그 시절(2017-2023) 3974타석에서 타율 0.340을 기록했다. 삼진은 304개 밖에 당하지 않았다"며 "스티머는 올해 이정후의 삼진율을 9.1%로 예상했다. 지난해 타격 1위 루이스 아라에스의 7%보다 조금 높은 수치"라고 이정후의 선구안을 치켜세웠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스티머 외에도 ZiPS, 피코타 등 메이저리그 팬들 사이에서 즐겨 사용하는 예측 시스템도 이정후가 2024 시즌 타율 0.275∼0.291, WAR 2.5∼3.5를 전망했다.
밥 멜빈 감독은 15일 샌프란시스코의 스프링 트레이닝에서 진행한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정규시즌) 개막전에 이정후가 출전하지 않는다면 그것이 놀라울 것"이라며 "이정후는 엄청난 타격 기술을 가지고 있다. 30홈런을 기대하지는 않지만 훌륭한 타자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MLB닷컴은 다만 이정후의 장타력이 뛰어나지 않은 부분을 약점으로 꼽았다. 이정후가 KBO리그에서 뛰었던 7년 동안 2020(15홈런), 2022(23홈런) 시즌을 제외하면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점이 없는 부분을 언급했다.
MLB닷컴은 "이정후의 장타력에는 물음표가 있다. (타격) 정확도와 수비 능력만으로도 메이저리그 외야수 WAR 부문 상위 15명으로 평가받았지만 그는 KBO리그에서 활약한 7시즌 중 5시즌을 한 자릿수 홈런을 치는 데 그쳤다"고 설명했다.
이정후는 2017년 휘문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차 지명으로 키움 히어로즈에 입단하며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아마추어 시절까지 이정후 자신의 이름보다는 KBO리그 역사 최고의 전설 중 한 명인 아버지 이종범의 아들로 유명했지만 2024년 현재는 이정후 그 자체로 평가받고 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정후는 2017년 루키 시즌부터 정규리그 144경기에 모두 출전했다. 타율 0.324(552타수 179안타) 2홈런 47타점 12도루 OSP 0.812로 신인왕에 올랐다.
이정후에게 소포모어 징크스는 해당되지 않았다. 2018 시즌 109경기 타율 0.355(459타수 163안타) 6홈런 57타점 11도루 OPS 0.889로 더 뛰어난 활약을 선보였다. 이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 태극마크를 달고 금메달을 목에 걸으면서 병역특례를 받았다.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하면서 KBO리그 최고의 외야수로 자리매김했다.
이정후는 2021 시즌 한미일 프로야구의 새 역사까지 썼다. 123경기 타율 0.360(464타수 167안타) 7홈런 84타점 10도루 OPS 0.959로 맹타를 휘두르고 타격왕 타이틀까지 손에 넣었다.
아버지 이종범이 현역 시절 해태 타이거즈에서 1994 시즌 타율 0.393로 타격 1위에 올랐던 가운데 세계 야구사 최초로 부자(父子) 타격왕이 탄생했다. 한국보다 야구인 2세의 활동이 활발한 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에서도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은 엄청난 업적이었다.
이정후는 2022 시즌 자신의 한계를 또 한 번 뛰어넘었다. 142경기 타율 0.349(553타수 193안타) 23홈런 113타점 5도루 OPS 0.996로 2년 연속 타격왕을 따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2022 시즌 정규리그 MVP 트로피도 이정후의 몫이었다. 아버지 이종범이 1994 시즌 KBO리그 MVP에 올랐던 가운데 이정후는 28년 후 똑같은 길을 걸었다.
이정후의 소속팀 키움은 2022 시즌 압도적인 꼴찌 후보라는 예상을 뒤엎었다. 이정후를 앞세워 2014, 2019년에 이어 창단 후 3번째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이정후는 2022 시즌을 마친 뒤 메이저리그 진출 도전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키움 히어로즈도 이정후가 2023 시즌 종료 후 포스팅 시스템을 통한 메이저리그 진출에 나설 수 있도록 허락했다.
이정후는 지난해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14타수 6안타, 타율 0.429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한 쇼케이스까지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정후는 2023 시즌 초반 타격폼 수정 여파로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지만 빠르게 반등했다. 86경기 타율 0.318(330타수 105안타) 6홈런 45타점 OPS 0.861로 클래스를 되찾았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정후는 2023 시즌 후반기 시작과 동시에 경기 중 발목 부상을 당하면서 수술대에 오르는 불운을 겪었지만 메이저리그 진출에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 영입에 '진심'이었다. 지난해 10월에는 피트 푸틸라 샌프란시스코 단장이 직접 한국을 찾아 고척스카이돔에서 뛰는 이정후를 지켜봤다. 프런트 최고 책임자가 발 벗고 나섰다는 점에서 이정후를 얼마나 원했는지 알 수 있었다.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포스팅 협상을 담당했던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의 능력은 또 한 번 빛을 발했다. 이정후에게 한국인 역대 메이저리그 포스팅 계약 최고액을 안겨줬다.
이정후는 일본프로야구(NPB) 최고의 타자였던 요시다 마사타카가 지난해 보스턴 레드삭스와 계약을 맺을 당시 조건이었던 5년 총액 9000만 달러(약 1170억 원)를 제치고 역대 아시아 타자의 포스팅 최고액 기록까지 세웠다.
한편 이정후는 오는 3월 2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파크에서 열리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경기에서 메이저리그 공식 데뷔전을 치른다.
사진=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