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바이에른 뮌헨이 SS라치오한테 충격패를 당한 후 일부 팬들이 '무관의 저주'에 걸려 있는 해리 케인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영국 매체 '더선'은 15일(한국시간) "바이에른 뮌헨이 챔피언스리그에서 충격적인 패배로 무너지자 팬들은 해리 케인의 '트로피 저주'는 진짜라고 확신했다"라고 보도했다.
뮌헨은 15일 이탈리아 로마 스타디오 올림피코에서 열린 라치오와의 2023-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0-1로 패했다. 세계 최고의 클럽 중 하나인 뮌헨이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패한 건 12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현재 2위인 뮌헨은 지난 주말 선두 팀 레버쿠젠과의 맞대결에서 0-3으로 완패하며 승점 5차로 벌어진 데 이어 UCL에서도 뼈아픈 패배를 당하며 우승 도전에 적신호가 켜졌다. 독일축구협회(DFB) 포칼에서는 첫 경기에서 3부리그 팀에 지며 일찌감치 탈락한 바 있다.
뮌헨이 역전을 노려야 할 16강 2차전 홈 경기는 3월 6일 열린다. 이날 김민재가 중앙 수비진에서 다요 우파메카노와 호흡을 맞추고 해리 케인이 최전방에 출격한 뮌헨은 전반을 득점 없이 맞섰다.
후반에도 좀처럼 골은 만들어내지 못하던 가운데 후반 22분 우파메카노가 수비 상황에서 레드카드를 받고 페널티킥까지 내준 것이 경기를 크게 좌우한 변수가 됐다. 우파메카노가 페널티 지역 안에서 슈팅하는 상대 공격수 구스타프 이삭센을 발을 밟아 넘어뜨리면서 바로 퇴장 판정이 나왔고, 페널티킥도 선언됐다.
이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치로 임모빌레가 오른발로 낮게 깔아 차 넣으며 라치오의 선제 결승 골이 됐다.
수적 열세에 실점까지 떠안은 뮌헨은 후반 28분 레온 고레츠카를 빼고 마테이스 더리흐트를 투입하며 수비 보강에 나섰고, 후반 36분엔 에릭 추포-모팅, 마티스 텔을 내보내 동점 골도 노렸다.
라치오가 후반 36분 미드필더 루이스 알베르토를 가마다 다이치로 교체하며 김민재와 '미니 한일전'도 펼쳐진 가운데 뮌헨은 결국 상황을 바꾸지 못하며 패배를 곱씹었다. 이날 뮌헨은 라치오보다 많은 17개의 슈팅을 퍼부었으나 유효슈팅을 단 하나도 기록하지 못하는 졸전을 치렀다. 라치오는 11개의 슈팅 중 4개가 유효슈팅이었다.
경기를 마치고 축구 통계 전문 풋몹은 김민재에게 뮌헨 선수 중 3번째로 좋은 평점 7.3을 줬다. 뮌헨에선 왼쪽 윙어로 나선 자말 무시알라가 7.5점으로 가장 높았고, 양 팀 통틀어서는 임모빌레가 최고점인 7.8을 받았다.
후스코어드닷컴 평점에서도 김민재는 팀 내 3번째인 6.9점을 얻었다. 풋몹 통계에 따르면 김민재는 98%의 패스 성공률을 나타냈고, 4차례 차단을 기록하며 분투했다.
여전히 뮌헨이 8강에 올라갈 가능성은 남아 있다. 당장 뮌헨은 2011-2012시즌 때 FC바젤과의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원정 경기에서 0-1로 패한 후 2차전 홈에서 7-0 대승을 거둬 8강에 올라갔다.
그러나 현재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7위에 위치한 라치오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는 점은 뮌헨 팬들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경기가 끝난 후 일부 축구 팬들은 이번 라치오전 패배를 통해 케인이 저주를 받았다고 확신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팬들이 케인이 걸려 있다고 확신하는 저주는 바로 '무관의 저주'이다.
잉글랜드 공격수 케인은 자타 공인 월드클래스 포워드이지만 트로피와 연이 없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토트넘 홋스퍼는 물론이고 잉글랜드 축구대표팀에서 단 한 번도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한 적이 없다.
2013년부터 토트넘 1군에서 뛰기 시작한 케인은 지금까지 준우승만 4번을 했다. 두 번의 리그컵(2014-15, 2020-21시즌) 모두 준우승했고, 2018-19시즌엔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올라갔지만 리버풀에게 패했다. 2016-17시즌 땐 프리미어리그 2위를 차지했다.
무관은 잉글랜드 축구대표팀에서도 이어졌다. 케인은 2020 UEFA 유럽축구선수권 대회 때도 결승전에 올랐지만, 이탈리아 상대로 승부차기 끝에 패하면서 또다시 준우승에 머물렀다.
나이가 30대에 접어든 후 케인은 커리어에 우승을 위해 지난 여름 독일 분데스리가 명문 뮌헨으로 전격 이적했다. 당시 뮌헨은 리그 11년 연속 우승에 성공한 팀이기에, 드디어 케인이 생애 첫 메이저 대회 트로피를 들어 올릴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케인은 올시즌 뮌헨에서 트로피를 들 수 있을지 확답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먼저 리그 개막 전에 치르는 독일축구리그(DFL)-슈퍼컵에서 뮌헨은 3년 연속 우승에 성공했는데, 케인이 합류한 뒤 슈퍼컵에서 라이프치히한테 0-3으로 완패했다.
또 독일축구협회(DFB)-포칼컵에선 3부리그 팀인 자르브뤼켄한테 지면서 2라운드 만에 조기 탈락했다. 이제 남은 건 분데스리가와 챔피언스리그뿐인데, 리그에선 선두 바이엘 레버쿠젠과 승점 5점 차로 2위에 위치해 12년 연속 우승이 불발될 위기에 처했다.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우승 후보 뮌헨이 16강 1차전부터 라치오한테 패배 8강 진출 여부를 확답할 수 없게 되자 팬들은 농담으로 여겼던 케인의 '무관의 저주'가 실제로 존재했던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매체에 따르면, 팬들은 SNS을 통해 "해리 케인의 트로피 저주는 진짜였다", "케인은 트로피를 얻기 위해 뮌헨에 왔지만, 지금 트로피가 케인을 이기고 싶어 한다", "케인은 징크스에 빠졌고, 그는 트로피를 얻을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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