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분위기가 뒤숭숭한 가운데 안드레아스 헤어초크 수석코치가 유럽에서 경기 해설을 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스카이스포츠 오스트리아'는 15일(한국시간) "전문가 안드레아스 헤어초크와 마르크 양코와 함께하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라며 헤어초크 코치가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해설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한국시간으로 15일은 2023-24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전 1차전이 열린 날이다. PSG(프랑스)와 레알 소시에다드(스페인)가 맞붙고, 바이에른 뮌헨(독일)이 SS라치오(이탈리아)와 16강 첫 번째 경기를 가졌다.
이강인이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가운데 PSG는 홈에서 소시에다드를 2-0으로 완파하며 8강 진출 청신호를 켰다. 반대로 뮌헨은 김민재 파트너 다요 우파메카노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상대 선수 발목을 밟는 위험한 태클로 퇴장을 당했을 뿐만 아니라 페널티킥까지 내줘 선제골을 허용했다. 수적 열세를 이기지 못한 뮌헨은 결국 이탈리아 원정에서 0-1로 패했다.
오스트리아에서 헤어초크 코치가 이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해설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국 축구팬들을 들끓게 했다.
헤어초크 코치는 현역 시절 A매치 103경기나 뛴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공격수 중 하나였다. 그는 독일 베르더 브레멘을 거쳐 1995-1996시즌 뮌헨에서 1년간 뛰었다. 헤어초크 코치가 뮌헨을 떠난 뒤 위르겐 클린스만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잉글랜드 토트넘 생활을 마치고 뮌헨에 입성했다.
현역에서 은퇴한 후 코치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한 헤어초크는 2011~2016년까지 미국 축구대표팀 코칭스태프로 일했다. 이때 클린스만 감독을 보좌해 2013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AF) 골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선 미국을 16강에 진출시켰다.
2021년엔 오스트리아 1부리그 클럽 FC아드미라 바커 뫼들링 사령탑으로 부임해 감독직에 도전했지만 리그 최하위를 차지해 2부로 강등되자 1년 만에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이후 해설가로 활동하던 헤어초크는 지난해 3월 클린스만 감독의 부름을 받아 한국 대표팀 수석 코치직을 맡았다.
한국 대표팀 수석코치가 된 지 1년이 다 돼가는 헤어초크 코치는 현재 클린스만 감독과 동일한 이유로 비판의 대상 중 한 명으로 등극했다.
첫 번째로 헤어초크 코치는 대표팀 수석 코치로 부임할 때 한국에 머물지 않고 유럽에 남아 손흥민, 김민재 등 해외파 선수들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았다. 훈련과 A매치 등 국가대표 일정이 있으면 한국에 들어와 대표팀에 합류하는 방식이다.
계약상 문제가 없더라도 대표팀 구성원 절반 이상이 국내파임에도 국가대표팀 수석코치가 한국에서 선수들을 관찰하지 않는다는 점은 팬들을 납득시키지 못했다. 또 유럽파 선수들 대다수가 대표팀 핵심이라 부상이 아닌 한 대표팀 발탁이 확정된 선수들이기에 그들을 우선적으로 관찰할 이유가 있는지 의문을 남겼다.
또 대표팀 수석코치임에도 축구 해설가를 겸업하고 있다는 점도 헤어초크 코치가 비판을 받는 요소 중 하나이다. 해설을 위해선 사전 정보를 준비해야 하니 온전히 대표팀에만 집중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이는 클린스만 감독이 비판을 받는 요소와 완전히 동일하다. 클린스만 감독 역시 한국보다 미국 등 해외에 머무는 기간이 더 길고, 대표팀 명단 발표를 원격으로 하는 등 축구 팬들이 이해하기 힘든 행보를 보였다.
또 해외에서 패널로 나와 토트넘 경기를 분석하거나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주첨식 참석하는 등 국가대표팀 감독 본업에만 집중하길 원하는 팬들의 기대를 계속 배신했다.
이번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카타르에서도 준결승 요르단전에서 처음으로 대회 4강에 올라온 팀한테 유효슈팅을 한 개도 날리지 못하고 0-2로 완패한 뒤, 한국으로 돌아오자마자 미국으로 떠나 버려 팬들의 인내심을 계속 시험했다.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2024년도 제1차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 회의가 열리는데, 미국에 있는 클린스만 감독은 원격으로 참석한다.
또 클린스만 감독이 미국으로 떠난 후 요르단전을 앞두고 손흥민과 이강인 사이에서 갈등이 일어났고, 선수들 간의 싸움으로 번져 손흥민이 이를 말리다 손가락이 탈골되는 부상을 입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지면서 클린스만 감독의 선수 관리 능력도 크게 의심을 받았다.
아시안컵에서 실망스러운 결과를 가져왔고 대회 기간 중 선수단에서 발생한 갈등으로 인해 대표팀 분위기가 뒤숭숭한 가운데, 헤어초크 코치가 태연히 오스트리아에서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해설하고 있다는 소식은 그가 대표팀 수석코치 자리를 진지하게 여기고 있는지 의구심을 불러 일으켰다.
일각에선 클린스만 감독이 경질될 경우 그의 사단인 헤어초크 코치도 대표팀을 떠날 것으로 예상했다. 15일 오전에 열리는 회의엔 마이클 뮐러 전력강화위원장과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그리고 전력강화위원 7명이 참석해 클린스만호가 아시안컵에서 보여준 경기력과 대회 준비 과정 등을 되짚어본다.
전력강화위원회는 위원장을 포함한 10명으로 구성돼있는데 이 중 8명이 회의에 참석한다. 지난 10일 미국으로 돌연 출국한 클린스만 감독은 화상으로 이번 회의에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정몽규 회장 등 축구협회 집행부는 전력강화위원회 평가를 참고해 클린스만 감독의 거취를 최종적으로 결정한다. 축구협회는 13일 임원회의를 열었는데 클린스만 감독 경질을 촉구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전력강화위원회 의견도 별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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