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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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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잎 져야 새순 자란다”는 이재명의 공천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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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 올드보이 용퇴 촉구에

의원들 “지도부는?” 부글부글

대선패배 책임론도 선별적 적용

대선후보였던 이 대표 책임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떡잎이 져야 새순이 자란다”고 말했다. ‘올드보이’·중진 의원 용퇴를 촉구하며 인적 쇄신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시작부터 반발에 직면했다. 조정식 사무총장 등 지도부는 왜 희생하지 않느냐는 목소리가 당내에서 나왔다. ‘윤석열 정부 탄생 책임론’도 친이재명계(친명계)냐 아니냐에 따라 선택적으로 적용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특히 대선 패배 책임은 후보였던 이 대표가 가장 크게 져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경향신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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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새 가지가 또 다른 새 가지를 위해서 양보해야 한다. 장강의 물은 뒷물결이 앞물결을 밀어낸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뼈를 깎는 심정으로 우리 안의 과거를 극복해가겠다”며 “단결과 통합을 통해서 민주당의 역량을 하나로 묶겠다”고도 말했다. 이 대표는 전날 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새 술은 새 부대에. 우리는 미래로 가야 한다”고 적은 바 있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번 총선에서 다음 세대를 위해 자리를 비우는 것이 구세대 역할이라는 게 대표님의 의중”이라며 “친명(친이재명계)부터 그 역할에 나서달라고 주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특정인을 겨냥한 것은 아니다. 정치인도 새 인물, 새 정책이 필요하다”며 “오히려 친명이 더 많이 (공천 과정에서 불이익을) 당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당내 의원들과 예비 후보들 사이에선 불만이 감지된다. 당 지도부는 왜 희생하지 않느냐는 비판이 대표적이다. 한 민주당 의원은 통화에서 “조정식(사무총장)·김윤덕(조직사무부총장)·김병기(수석사무부총장) 세 명을 (사실상) 단수 공천했다”며 “지도부가 희생을 안 하는데 남들한테 무슨 할 말이 있느냐”고 말했다. 이어 “명분 없는 짓을 했으니 힘이 실릴 수가 없다”며 “이 대표를 지지한 것이 부끄러울 지경이다. 이걸 참고 있어야 하는 지 매일매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사무총장 등은 아직 공천이 확정된 상태는 아니다. 다만 조 사무총장과 김병기 부총장은 모두 후보자 검증 단계에서 상대 후보들이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김병기 부총장은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 위원장도 맡은 바 있다. 조 사무총장 지역구(경기 시흥을)에 도전한 김윤식 전 시흥시장과 김병기 부총장 지역구(서울 동작갑)에 도전한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검증위 단계에서 각각 지난 총선 경선 불복 이력과 뇌물 수수 확정 판결을 이유로 부적격 판단을 받았다. 전 전 정무수석은 이후 민주당을 탈당했다. 김윤덕 부총장(전주갑)은 공천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같은 지역구에 도전한 방수형 예비후보와의 여론조사 격차가 큰 편이다. 이 때문에 당내에선 단수 공천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대선 패배 책임론이 선택적으로 적용되고 있다는 형평성 논란도 나오고 있다.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은 윤석열 정부 탄생 책임론을 언급하며 사실상 친문계 용퇴를 압박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임종석 전 문재인 대통령 비서실장이 그 대상으로 거론된다. 하지만 친명계에서는 같은 문재인 정부 출신이고 윤석열 정권 탄생에 상당한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받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해선 우호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계파에 따라 잣대가 다르다는 의미다.

박성준 대변인은 이날 SBS 라디오에 출연해 “윤석열 정권 심판 최전선에서 싸웠던 분, 추미애 고려할 수 있는 거 아니겠나”라고 말했고, 친명계 좌장으로 불리는 정성호 의원은 불교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추 전 장관에 대해서 “경쟁력이 있고 또 당선 가능성이 있는 지역 검토를 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당내 일각에서는 추미애 전 장관의 서울 중성동갑 전략공천이 거론되고 있다.

이를 두고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올드보이라고 하는 분들, 문학진 (전) 의원한테 경쟁력 조사에서 뒤처졌다. 직접 이 대표가 전화를 했는데 그럼 추미애 (전) 장관이나 이런 분들은 올드보이 아니냐”며 “일관적인 기준을 갖고 해도 이러쿵저러쿵하는 건데 그런 것들이 이제 흔들리게 되면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대선 패배 책임론에서 가장 자유로울 수 없는 사람이란 지적도 나온다. 당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대선 패배 책임론을 얘기할 거라면 경기에 직접 선수로 뛴 이재명 대표에게 가장 큰 책임이 있다”며 “결국 자기 선거에서 스스로 진 것 아니냐”고 말했다. 최병천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주류 계파의 자기 희생 없이 비주류 계파의 희생과 헌신을 요구한다면, 그 어느 누가 수긍할 수 있겠느냐”고 적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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