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없이 판결 직전 공탁
광주지방검찰청 청사./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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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어머니집 관장에게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문자메시지 등을 수십차례 보냈다가 법정 구속된 5·18 단체 회원이 판결 선고 직전 ‘기습 공탁’으로 형량을 낮추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오월어머니집은 5·18민주화운동과 관련된 여성들이 모여 만든 단체다.
13일 광주지검 공판부에 따르면 성폭력범죄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5·18 민주화운동부상자회 회원 이모(63)씨는 판결 선고 1주일 전 피해자의 의사와 상관 없이 500만원을 형사 공탁했다. 형사 공탁이란 형사 사건 피고인이 피해자의 인적 사항을 알 수 없는 경우 합의금 등을 맡겨두는 제도로 형량을 정할 때 정상 참작 요소로 반영될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을 확인한 검찰은 피해자로부터 “진정한 사과 없이 기습 공탁한 것은 형을 감경하려는 꼼수 행위이므로 공탁금을 수령할 의사가 없다”며 “이씨를 엄벌에 처해 달라”는 의사를 확인해 담당 재판부에 전달했다.
결국 이씨는 지난 6일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앞서 이씨는 지난해 1월 오월어머니집 관장에게 하루 동안 44회에 걸쳐 불안감을 조성하고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문자메시지 등을 전송한 혐의로 기소됐다.
광주지검 관계자는 “기습 공탁이 확인되면 직접 피해자의 의사를 확인해 재판부에 전달할 방침”이라며 “피해자의 목소리가 판결에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홍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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