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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 마음의 상처 깊다 "아직은 아시안컵 얘기를 하는 게 좋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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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손흥민이 다시 토트넘 홋스퍼를 위해 뛴다. 아시안컵 우승 좌절의 고통을 이겨내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손흥민은 13일(한국시간) 영국 언론 '이브닝 스탠다드'와 인터뷰에서 대표팀에서의 아픔을 이야기했다. 손흥민은 "아시안컵에 대해 다시 이야기하는 게 좋지는 않다"며 "정말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라고 돌아봤다.

손흥민은 지난 한 달 동안 토트넘을 떠나 클린스만호에서 모든 걸 불태웠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한국 축구의 우승을 목표로 혼신을 다했다. 조별리그부터 4강 요르단전까지 전 경기를 풀타임으로 뛰어 총 600분 이상의 출전 기록을 썼다.

상대의 강도 높은 견제에도 페널티킥 2골을 포함해 총 3골을 터뜨렸다. 특히 호주와 8강전에서는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페널티킥 유도로 동점골에 기여했고, 연장 전반 환상적인 프리킥으로 결승골을 뽑아냈다. 오로지 아시안컵 우승을 위해 최장시간 쉼 없이 뛰었다.

아쉽게도 해피엔딩은 아니었다. 손흥민의 투혼에도 한국은 준결승에서 요르단에 패해 짐을 쌌다. 자연스럽게 손흥민의 우승 도전도 물거품이 됐다. 2011년 카타르 아시안컵을 시작으로 2015년 호주, 2019년 아랍에미리트(UAE) 그리고 이번 대회까지 총 네 차례 우승에 도전했으나 입술을 깨물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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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에게 아시안컵은 특별하다. 태극마크를 시작한 곳이자 우승이라는 방점을 찍을 무대였다. 첫 시작은 조광래호였다. 만 18세였던 손흥민은 인도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A매치 데뷔골을 터뜨려 새로운 스타 탄생을 알렸다. 이후 일본과 준결승, 우즈베키스탄과 3-4위전에 조커로 출전하며 자신의 첫 아시안컵을 마무리했다.

2015년 호주 대회는 손흥민이 아시안컵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무대다. 조별리그에서는 침묵했으나 토너먼트 들어 폭발했다. 8강에서 만난 우즈베키스탄전에서 멀티골과 호주와 결승전에서 극적인 동점골은 아직도 회자되는데 정작 우승에 실패했다.

직전 2019년 대회는 대표팀에 100% 집중하지 못했다. 2018년 여름에 열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차출로 인해 아시안컵 합류가 조별리그 3차전 중국전으로 미뤄졌다. 대회 도중에 대표팀에 합류한 손흥민은 결전지 입성 57시간 만에 중국전에 선발로 뛰면서 컨디션 조절에 실패했다. 16강 바레인전, 8강 카타르전에 침묵하며 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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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기회에 전의를 불태웠다. 어느덧 31세가 된 손흥민 입장에서는 전성기 기량으로 치르는 마지막 아시안컵이었다. 물론 자기 관리가 철저한 손흥민이라 4년 뒤 35세에도 충분히 아시안컵에 참가할 여지는 있다. 그러나 그때도 주 전력일지는 알 수 없다. 그래서 이번 대회 손흥민이 커리어 첫 메이저 대회 우승 퍼즐을 완성하길 희망했다.

탈락의 휘슬이 울리고 손흥민은 멍하게 그라운드를 응시했다. 평소처럼 오열하지 않고 차분하게 현실을 받아들이려 노력했다. 쉽지 않았다. 아시안컵을 마치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많은 분이 기대해 주셨던 아시안컵 대회를 치르면서 온통 경기에만 집중하다 보니 감사 인사가 너무 늦어졌다"라고 아픔을 털어내는 데 상당한 노력을 들였다.

고개를 숙였다. 손흥민은 "경기를 마치고 런던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이 무겁고 아쉬웠지만 잘 도착했다. 제가 주장으로서 부족했고 팀을 잘 이끌지 못했던 것 같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정말 많은 사랑을 주시고 응원해주셔서 대한민국 축구선수임이 너무 자랑스러웠다. 감사하고 죄송하다"라고 밝혔다.

축구로 겪은 아픔을 이겨내는 건 축구밖에 없다. 손흥민은 토트넘 복귀 후 처음 치른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과 2023-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4라운드에서 어시스트로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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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치에서 출발한 손흥민은 1-1로 맞선 후반 17분 교체 투입됐다. 우려와 달리 가벼운 몸놀림으로 브라이튼과 속도 싸움을 벌이던 손흥민은 후반 추가시간이 모두 지나갈 무렵 천금같은 도움을 올렸다.

토트넘이 브라이튼의 볼을 가로채고 마지막 역습에 나섰다. 히샤를리송이 볼을 잡고 내달리자 손흥민이 왼쪽 깊숙하게 파고들기 위해 변속 기어를 올렸다. 쏜살같이 침투하는 손흥민에게 히샤를리송의 정확한 패스가 연결됐고, 손흥민은 반대편에서 쇄도하는 브레넌 존슨을 향해 왼발로 크로스를 올렸다. 손흥민의 패스는 자로 잰 듯 존슨 발 앞에 떨어지면서 결승골로 연결됐다.

복귀 신고를 화려하게 한 손흥민은 이번 도움으로 유럽 진출 후 100번째 어시스트를 달성했다.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 시절 3개를 시작으로 바이어 04 레버쿠젠에서 11개, 토트넘에서 85번째 도움으로 대기록을 완성했다.

변함없는 손흥민의 활약에 앙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박수치기 바빴다. 그도 아시안컵에서 달성하지 못한 우승 아픔을 공감하며 "손흥민은 세계적 수준 선수다. 손흥민이 속한 국가가 그에게 불리할 수도 있지만 세계에서 가장 힘든 프리미어리그에서 쌓은 기록을 보라"고 칭찬했다.

토트넘에서 승리를 통해 미소를 되찾았다. 손흥민은 브라이튼전이 끝나고 "돌아와서 행복하다. 팬들이 뒤에 있기 때문에 우린 항상 승점 3점을 챙길 기회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나를 반겨 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힘든 한 주 였지만 모두가 나를 위로해줬다"고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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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마음 한켠에는 여전히 아시안컵을 제패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아있다. 손흥민은 "아시안컵 탈락은 정말 마음 아팠다. 그러나 이것도 축구의 일부"라며 "이번 경기처럼 웃으면서 축구에 집중하는 것이 아픔을 치유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손흥민은 이제 토트넘에 집중한다. "팀을 돕기 위해 빨리 돌아왔다"는 손흥민은 "하루빨리 팀의 일원이 되고 싶었다. 팀에 최대한 도움을 주고 감독, 동료들과 함께 뛰는 지금을 즐기고 싶다"라고 했다.

달성하고 싶은 목표는 분명하다. 다만 말보다 행동에 무게를 뒀다. 손흥민은 "시즌 종료까지 몇 달 남지 않아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 늘 말했듯이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약속할 수는 없지만 이번 시즌을 특별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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