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에서 상인들이 사과를 팔고 있다. 지난 1월 사과 가격은 전년동월대비 56.8% 올랐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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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개월 만에 2%대로 내려왔지만 사과·배 등 과일값이 큰 폭으로 뛰면서 식료품값 상승률은 넉 달째 6%대로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12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을 보면, 지난 1월 식료품 물가는 전년 같은 달보다 6.0% 올랐다. 지난달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폭(2.8%)의 두배를 웃돈다. 식료품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7월(3.4%) 이후 꾸준히 오르다가 같은 해 9월(6.9%)에 정점을 찍고 둔화하고 있지만, 둔화 속도가 느리다.
식료품 물가 상승을 견인한 건 과일이다. 지난달 과일 물가는 1년 전과 비교해 26.9% 올랐다. 2011년 1월(31.2%)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으로, 지난해 9월(24.4%) 이후 다섯 달째 전년 동월대비 20%대(24.4~26.9%)에 이르는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전체 물가상승률(2.8%)에 대한 과일 물가의 기여도도 2011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0.4%포인트를 기록했다.
과일값 상승 요인은 지난해 이상 기온에 따른 공급량 부족 탓이 크다. 사과 등 일부 과일은 병충해 전파 우려로 수입도 쉽지 않아 당분간 과일값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지난달 사과와 배, 귤 가격은 전년동월대비 각각 56.8%, 41.2%, 39.8%씩 올랐다. 다른 먹거리 물가도 높은 편이다. 우유·치즈·계란(4.9%), 채소·해조(8.1%), 과자·빙과류·당류(5.8%) 등도 지난달 전체 물가상승률을 웃돌았다.
여기에 최근 국제 유가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전체 물가를 상승시킬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배럴당 77.3달러까지 떨어진 두바이유 가격은 최근 중동 지역 불안이 커지면서 82.4달러까지 반등했다. 원유 값은 도입 시간 등으로 국내 석유류 제품값에 2주 남짓 시차를 두고 반영되며 순차적으로 공산품 가격에도 영향을 미친다. 정부도 조만간 물가 상승률이 3%대로 복귀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2일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최근 중동지역 불안 등으로 국제 유가가 80달러대로 재상승하는 등 2~3월 물가가 다시 3% 내외로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물가가 하반기로 갈수록 상승률이 둔화해, 연간 기준으로 2.6% 상승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안태호 기자 e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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