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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식료품값 넉달째 6%대, 유가 꿈틀…상반기 물가 3%안팎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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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물가 2%대 내렸지만…먹거리 6.0% '고공행진'

과일값 26.9% 급등…두바이유 배럴당 82달러 돌파

유류세 인하 종료 숙제도…정부 "2%대 안착 총력"

[세종=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지난달 반 년 만에 2%대로 내려온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시 3%대로 오를 거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과일을 중심으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먹거리 물가가 천정부지인 데다가, 최근 국제유가도 다시 오름세로 돌아서는 등 상방압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상반기까지는 고물가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관측되는 상황에서 유류세 인하 조치를 둔 정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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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이달 말 종료 예정인 유류세 인하 조치의 연장 여부를 발표할 예정이다. 12일 오전 대한석유공사 유가 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606.20원을 기록했다.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이 1600원대로 올라선것은 약 2개월 만이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시내 한 주유소.(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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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식료품 물가는 1년 전보다 6.0% 상승했다. 전체 물가 상승률은 2.8%로 지난해 7월(2.4%) 이후 6개월 만에 2%대로 내려왔지만, 먹거리 물가는 이보다 두 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우유·치즈·계란(4.9%), 채소·해조(8.1%), 과자·빙과류·당류(5.8%) 등 전반적인 먹거리 물가가 모두 높았다. 식료품 물가는 4개월째 6%대로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특히 과일값이 상승세를 견인하는 주범이다. 지난달 과일 물가는 전년 대비 26.9% 올라 2011년 1월(31.2%) 이후 13년 만에 최대 폭 상승했다. 지난해 작황 상황이 좋지 않아 수급에 어려움을 겪어온 사과(56.8%)와 배(41.2%)는 물론, 제철 과일인 귤(39.8%), 딸기(15.5%) 마저도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이 급등했다.

1월 전체 물가 상승률에 대한 과일 물가 기여도는 0.4%포인트로 역시 2011년 1월(0.4%포인트) 이후 가장 높았다. 과일 만으로 전체 물가의 7분의 1을 끌어올렸다는 의미다. 반면 수산물 기여도는 0.02%포인트에 그쳤고, 축산물은 오히려 0.01%포인트 ‘마이너스’ 요인이었다. 통계청이 과실류 19개에 부여하는 가중치(14.6)가 전체(1000)의 1.5%에도 미치지 못하는 걸 감안하면, 금값이 된 과일이 이례적으로 물가 상승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상황이다.

물가 당국은 과일 물가는 당분간 강세가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과일은 생육 주기가 1년 단위라 현재의 물량 문제가 해소되려면 올해 하반기 출하를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사과·배·감의 생산량이 30% 내외로 크게 감소했는데, 공통적으로 감소한 건 유래가 없어 충격이 큰 상황”이라며 “새 과일이 나오기 시작해야 본격적으로 안정될 듯하고 상반기에는 가격을 계속 봐야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최근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물가가 다시 3%대로 복귀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국 원유 수입의 기준인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해 12월 77.3달러까지 떨어졌지만, 미국 경제 지표 호조에 따른 세계 경제 연착륙 기대와 중동·유럽의 지정학적 리스크의 영향으로 최근 82달러를 넘어선 상태다. 석유류는 물가 집계 시 품목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이 가장 크다. 게다가 통계청은 지난해 12월 휘발유(20.8→24.1)와 경유(13.0→16.3)의 가중치를 대폭 높히는 방향으로 개편을 단행했다. 지난해 2월 유가가 하락세였다는 점도 기저효과로 반영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달 말 종료되는 유류세 인하 조치도 물가 상승 폭을 키우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유류세는 지난 2021년 11월 6개월 한시조치로 도입돼 7차례 연장돼왔다. 최근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물가 부담으로 인해 이번에도 한 차례 더 조치를 연장할 거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다만 세수 부족 상황에서 연이은 감세 정책이 추진 중인 것을 고려하면 종료 여부를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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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명절을 앞둔 8일 오전 서울의 한 전통시장에서 시민이 과일을 계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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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물가 관리의 경계를 늦추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일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최근 중동지역 불안 등으로 국제유가가 80달러대로 재상승하는 등 2~3월 물가는 다시 3% 내외로 상승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는 2%대 물가가 조속하고 확실하게 안착되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도 같은 날 물가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지정학적 리스크로 유가 불확실성이 커진 점, 농산물 등 생활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할 때 당분간 둔화 흐름이 주춤해지면서 일시적으로 다소 상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향후 물가 흐름을 좀 더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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