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서 1∼10번 非민주당에 내줘…새진보연합 제안 '홀짝 방식'도 검토
지역구 단일화도 '野 선거연합' 관건…'봉쇄조항 3%'에 정의당 참여 불가피할듯
민주당 민주연합 추진단 기자간담회 |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범야권 정치세력의 '통합비례정당' 창당 논의가 설 연휴 직후 본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민주당은 지난 8일 통합 비례정당을 위해 '지역구-비례선거 연합' 연석회의를 제안한 상태다. 비례대표 배분과 지역구 후보 단일화가 양대 의제다.
이들 의제에 범야권의 의견 접근이 이뤄져야 통합비례정당 창당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민주당의 고심도 깊어지는 양상이다.
민주당은 우선 비례대표 배분과 관련해 상위 순번을 통째로 비(非)민주당 인사들에게 내준 직전 21대 총선 모델을 검토 중이다.
당시 민주당은 총선을 한 달 앞두고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을 만들고, 당선권인 비례 1∼10번을 민주당 소속이 아닌 범진보 계열·군소정당 인사들에게 양보했다.
물론 이들 10명 가운데 용혜인(기본소득당)·조정훈(시대전환) 의원을 제외한 8명이 총선 이후 민주당으로 옮기면서 결과적으로 2석만 내준 셈이긴 했다.
4·10 총선에서 다시 통합비례정당이 만들어지면 이번에는 민주당 후보와 비민주당 후보를 홀짝 순으로 번갈아 배치하는 방안이 당내 일각에서 거론된다.
통합비례정당 논의에 참여하려는 3개 군소정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열린민주당) 연합체 '새진보연합'이 일찌감치 민주당에 제안한 방식이기도 하다.
지역구 후보 단일화 문제 역시 통합비례정당 창당 과정에 만만치 않은 난제다.
경남 창원성산 등 전통적으로 군소 야당이 비교적 강세를 보인 일부 지역구에선 벌써 범야권 후보들 간 기 싸움이 감지되고 있다.
민주당은 일단 연석회의를 통해 비례 배분 문제부터 잠정 합의한 뒤, 지역구 후보 단일화는 추후 지역별 판세를 보고 정하는 방안에 무게를 두고 있다.
민주당이 비례 배분에서는 군소정당에 '통 크게' 양보하되, 지역구는 자당 후보로의 단일화를 강하게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일각에서 제기된다.
실제로 민주당 민주개혁진보선거연합 추진단은 지난 8일 기자간담회에서 '이기는 후보'를 지역구 연합 원칙으로 내세운 바 있다. 지역구는 본선 경쟁력이 높은 후보로 단일화하겠다는 뜻으로, 군소정당 후보에 일방적으로 지역구를 양보하지는 않겠다는 의미기도 하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5일 범야권의 지역구·비례 선거대연합 추진 계획을 밝히면서 "진보개혁 진영의 맏형으로서 책임에 상응하는 권한도 당연히 가지는 것이 상식"이라고 한 말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비례연합정당 추진 방향 발표 |
녹색정의당과 진보당은 통합비례정당은 물론, 사전 단계인 선거 연합 연석회의 참여 여부조차 정하지 못한 상태다.
특히 녹색정의당은 통합비례정당 참여를 두고 당내 의견이 엇갈리는 데다 자칫 당의 존립과 직결될 수 있는 문제인 만큼 매우 신중한 모습이다.
녹색정의당 양경규 의원은 지난 9일 페이스북에서 "위성정당은 한국 정치의 파탄을 부르고 민주주의에 치명적 상처를 남길 것"이라며 "민주당의 위성정당 제안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녹색정의당 관계자는 12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민주당 주도의 비례정당 참여에 대해 지도부는 물론 당원들의 의견도 분분하다"며 "당장 결정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녹색정의당과 진보당이 결국에는 통합비례정당 문을 두드릴 수밖에 없으리라는 관측도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된다.
총선 비례대표제가 사실상 현행 준연동형으로 확정된 가운데, 지역구 경쟁력이 약한 군소정당 입장에선 1석이라도 더 확보할 현실적 선택지가 통합비례정당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받으려면 '봉쇄 조항'으로 불리는 정당 득표율 3%를 넘겨야 하는데,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녹색정의당 지지율은 3% 정도에 머물고 있다.
녹색정의당 출범 |
goriou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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