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월 24일 ‘기업 밸류업(가치 제고) 프로그램’ 도입 계획을 발표한 이후 설 연휴 전까지 주식시장은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 업종이 주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기업의 주주 환원 기조를 강화하겠다는 밸류업 프로그램 취지가 저PBR주에 관한 투자자 관심을 끌어올린 배경으로 꼽힌다.
코스피 지수가 설 연휴 전날인 2월 8일 이틀 연속 상승하며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 지수 종가는 전장보다 10.74포인트(0.41%) 오른 2620.32로 집계됐다. 사진은 이날 장을 마친 서울 명동 하나은행 딜링룸의 모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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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PBR 주도 업종으로 꼽히는 금융주가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7~8일 KB금융(7.13%), 신한지주(4.74%), 하나금융지주(4.24%), 우리금융지주(0.21%)가 상승했고, 삼성생명(7.24%)과 한화손해보험(6.53%)도 오름세를 보였다. 저PBR 수혜에 실적 호재까지 겹친 현대차와 기아도 각각 6.16%, 1.43%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약 2% 오른 것에 비해 상승 폭이 크다.
하락세를 지속하던 이차전지주도 모처럼 반등에 성공했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 주가의 반등,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의 작년 4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실적 급등) 발표 등이 이차전지 종목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에코프로가 보통주에 대한 액면분할을 계획하는 등 주주 친화 정책을 발표한 점도 상승 동력으로 작용했다.
지난 8일 에코프로는 하루 동안 11.92% 급등했고, 에코프로비엠도 5.64% 올랐다. 그 외 포스코퓨처엠(5.02%), LG에너지솔루션(2.07%) 등도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증권가는 저PBR 업종을 중심으로 외국인 수급이 지속되는 점에 주목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저PBR 업종이 단기 테마성 상승으로 끝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외국인 투자자 유입과 함께 상승이 재개된 모습”이라며 “정부의 주식시장 부양 정책이 이달 중 구체화할 예정이라는 점에서 연간 배당 시즌과 맞물려 금융 섹터 내 업종이 상대적으로 편안한 대안이 될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선물 시장에서 이어지는 외국인 매수세가 국내 증시의 추가 상승을 이끌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내 증시가 2600선을 회복한 지난주 7~8일 이틀간 외국인은 코스피200 선물을 1조700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빠르면 올해 2분기 중 금리 인하 사이클이 시작될 가능성이 높은데, 이는 채권금리의 하향 안정을 의미한다”며 “이 경우 외국인은 선물 시장에서 꾸준한 매수세를 보일 수 있어 코스피의 추세적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1월 15일(현지시각) 싱가포르 유명 관광지인 '가든스 바이 더 베이'의 수퍼트리 앞에 춘절을 기념하기 위한 용두가 등장했다. 싱가포르는 중국력을 따라 춘절을 기념한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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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국내 증시는 중화권의 연휴 기간과 맞물린다. 중국은 최대 명절인 춘절을 맞아 오는 16일까지 휴장한다. 홍콩 증시는 13일까지 쉰다. 미국 지표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13일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될 예정이고, 15일엔 미 1월 산업생산·소매 판매 지표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가 점진적인 물가 안정세를 보이며 견조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블룸버그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로는 핵심 CPI가 작년 12월 3.9%에서 3.7%로 소폭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1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가 유지될 것”이라며 “다만 물가 안정 폭은 크지 않아 금리 인하 시점을 앞당기기엔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정아 기자(jenn1871@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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