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분열' 20대 총선, 새누리 우위 보였지만 1당은 민주
21대 민주 180석 압승…코로나 영향
전문가들 "연휴 이후 구도 확정"
제22대 총선이 59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 모두 총력전에 접어든 모양새다. 역대 선거에서 명절 민심은 판세를 가르는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이효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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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김세정 기자] 제22대 총선이 59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 모두 총력전에 접어든 모양새다. 역대 선거에서 명절 민심은 판세를 가르는 분기점으로 평가돼 왔다. 친척들이 모처럼 모인 자리에서 뜨거운 주제인 정치 이야기가 빠지긴 어렵기 때문이다. 여당은 '운동권 심판론'을, 야당은 '정권 심판론'을 내세우며 설 밥상머리 민심 잡기에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명절 무렵 형성된 여론은 선거 결과로도 이어질까. <더팩트>는 한국갤럽의 조사를 기준으로 20·21대 총선이 치러진 2016년, 2020년 설 연휴 무렵 여론조사와 실제 투표 결과를 살펴봤다. 또 이번 설 이후 총선 풍향계는 어떤 방향을 향할지 전망해본다.
◆김무성 새누리당 vs 김종인 민주당 vs 안철수 국민의당…'예측 불허' 20대 총선
2016년 4월 13일 치러진 20대 총선. 집권 후반기인 박근혜 정부의 마지막 평가전 성격이 강했다.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갈라선 안철수계와 호남계가 국민의당이라는 제3정당을 출범시켰다. 야권 분열이라는 초유의 상황을 맞이한 야당에 비해 김무성 대표가 이끄는 새누리당은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당 안팎에서 거취 압박을 받던 문재인 대표가 1월 26일 물러나고 김종인 비상대책위 체제가 공식 출범하면서 민주당은 잡음이 이어졌다. 당시 언론 보도 등을 살펴보면 '새누리당이 180석을 넘느냐'가 최대 관심사였다.
20대 총선을 앞둔 설 연휴 당시엔 야권 분열이라는 초유의 상황을 맞이한 야당에 비해 김무성 대표가 이끄는 새누리당은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사진 왼쪽부터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대표, 김종인 민주당 비대위원장,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이새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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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설 연휴는 2월 6일부터 10일까지다. 민주당은 조응천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영입했고, 국민의당은 중앙당을 막 창당하고 세몰이에 나서던 시점이다. 연휴 직전인 2월 5일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에서 새누리당은 민주당을 '더블스코어'로 압도했다. 2월 2일부터 4일까지 3일간 성인 1003명을 상대로 실시된 조사에서 응답자의 39%는 지지 정당으로 새누리당을 꼽았다. 민주당은 20%, 국민의당은 12%, 정의당은 3%를 기록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도 40%대로 안정적인 모습이었다. 직무를 잘 수행한다는 답변은 41%였고, 부정 평가는 48%였다. 직전 조사대비 긍정 평가는 2%P 상승했다. 탄탄한 집권여당과 대통령의 지지율과 혼란스러운 야권 상황을 보면 새누리당의 무난한 승리가 예상됐다.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의 패배 원인은 친박계와 비박계의 갈등 때문으로 분석된다. 옥새파동 당시 김무성 대표의 모습.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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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이후인 2016년 2월 16일부터 18일까지 성인 1006명을 대상으로 3일간 실시돼 19일 공개된 조사에선 새누리당의 지지율은 연휴 직전보다 3%P 올라 42%를 기록했다. 민주당 20%, 국민의당 10%, 정의당 2%였다. 광주·전라에선 민주당 35%, 국민의당 23%를 기록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긍정 평가도 2%P 올라 43%를 기록했고, 부정 평가는 46%였다.
설날로부터 65일 뒤 치러진 총선 결과는 어땠을까. 여론조사와 달리 민주당이 원내 1당을 차지했다. 새누리당 122석, 더불어민주당 123석, 국민의당 38석, 정의당 6석, 무소속 11석이었다. 16년 만에 국회는 여소야대로 구성됐다. 호남에선 대부분 의석을 국민의당에게 내줬지만 서울 35석, 경기 40석, 인천 7석으로 수도권에서 대승을 거뒀다. 험지로 평가되던 부산에서는 5석을, 경남에선 3석을 얻으며 PK 지역에서도 강세를 보였다.
◆문재인 정권 중반기…코로나19 소용돌이 속 21대 총선
21대 총선은 2020년 4월 15일 실시됐다. 문재인 정부 3년 차에 치러진 선거로 중간평가 성격이었다. 민주당은 이해찬 대표 체제로, 미래통합당은 황교안 대표 체제로 선거전에 돌입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처음 적용된 선거로 민주당은 더불어시민당을, 미래통합당은 미래한국당을 각각 출범시켰다. 코로나19가 국내에 유입돼 불안감이 확산하던 시기로 여당 중심의 안정론이냐, 아니면 조국 사태 이후 수세에 몰린 정권을 심판하느냐가 관심사였다.
2020년 설 연휴는 1월 24일부터 27일까지였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취임했으며 문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강력한 코로나19 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연휴 직전인 1월 14일부터 16일까지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돼 17일 공개된 한국갤럽 조사에서 민주당을 지지한다는 응답자는 39%였다. 자유한국당(이후 새로운보수당과 합당을 거쳐 미래통합당으로 당명 변경)은 22%, 정의당은 5%였다. 무당층은 27%로 2019년 10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21대 총선은 2020년 4월 15일 실시됐다. 문재인 정부 3년 차에 치러진 선거로 중간평가 성격이었다. 사진은 2019년 10월 국회에서 시정연설을 하는 문 전 대통령. /배정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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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선 민주당이 41%, 한국당 17%, 정의당 6%, 인천·경기에선 민주당 38%, 한국당 21%, 정의당 7%였다. 스윙보터로 꼽히는 대전·세종·충청은 민주당이 41%, 한국당이 23%였다. 부산·울산·경남에서도 민주당 32%, 한국당이 27%로 민주당이 우위를 보였다. 중도층에선 민주당이 42%, 한국당이 12%였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도 탄탄했다. 긍정평가는 45%였고, 부정평가는 46%였다.
연휴 이후인 1월 31일 발표된 조사(1월 28~30일, 성인 1000명 대상 실시)에서 민주당의 지지율은 직전 조사보다 5%P 하락한 34%를 기록했다. 한국당도 1%P 하락해 21%였다. 당시 민주당 영입인재인 원종건 씨의 데이트 폭력 의혹이 공론화된 영향인 것으로 분석된다. 안철수 의원이 바른미래당을 탈당하고 신당 창당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문 대통령의 긍정평가 역시 4%P 하락한 41%였고, 반면 부정평가는 4%P 올라 50%를 기록했다. (인용된 조사는 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P. 휴대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
21대 총선은 코로나19가 국내에 유입돼 불안감이 확산하던 시기였다. 여당 중심의 안정론이냐, 아니면 조국 사태 이후 수세에 몰린 정권을 심판하느냐가 관심사였다. /임영무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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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이후 85일 뒤 치러진 선거에서 민주당은 180석이라는 압승을 거뒀다. 반면 미래통합당은 103석이라는 참담한 결과를 안게 됐다. 정의당 역시 불과 6석에 그쳤다. 지역구에선 민주당이 163석을, 통합당은 84석을 얻었으며 비례대표에선 민주당이 17석, 통합당이 19석을 차지했다. 서울에선 강남 3구와 용산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구를 민주당이 휩쓸었다. 빅매치였던 이낙연과 황교안의 종로 대첩에서도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무난한 승리를 거뒀다. 경기와 인천에서도 민주당은 51석과 11석을 얻었다.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정책이 긍정적으로 평가되는 상황에서 다수의 유권자는 견제보다는 안정을 택한 것으로 보였다.
◆집권 2년 차 윤석열 정부 중간 평가전…22대 총선은?
이번 4.10 총선은 집권 2년 차를 맞이한 윤석열 정부의 중간 평가 성격이다. /임영무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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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직무 긍정 평가는 29%였고, 63%는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긍정 응답은 직전 조사(지난달 23~25일) 31%에서 2%포인트 떨어져 약 9개월 만에 20%대를 기록했다. (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P.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한 전화면접조사 방식. 자세한 사항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
전문가들은 과거보다 명절 민심의 영향력이 줄어들었다고 분석한다. 다만 연휴 이후 선거의 구도가 빠르게 짜일 것으로 내다봤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 원장은 <더팩트>에 "과거에는 설 명절에 온 가족이 다 모였다. 정치를 많이 아는 사람이 주도해서 이야기를 하면 여론이 형성돼 표로도 연결됐다. 그런데 지금은 다르다. 이슈도 자주 바뀌기 때문에 선거 직전까지도 여론이 급변할 수 있다"라며 "다만 긴 연휴 동안에 (유권자들이) 차분히 생각할 수도 있어 중요한 시기가 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여당은 '운동권 심판론'을, 야당은 '정권 심판론'을 내세우며 설 밥상머리 민심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배정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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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평론가인 이강윤 전 한국사회여론연구소장은 "설 민심이 중요하다는 건 교통·통신이 발달하기 전의 이야기다. 요즘은 수도권과 지방 사이의 정보 격차가 없어서 과거에 의미하던 민심의 대교류는 약해졌다"며 "양당이 공천을 이제 시작했기 때문에 아직 선거 구도는 명확히 드러나지 않고 있다. 이달까지 변동의 소지가 제법 있어 설 민심이 그대로 반영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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