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여정을 4강에서 마감한 이강인이 소속팀 복귀 후 잠시 숨을 고른다. 루이스 엔리케 파리 생제르맹(PSG) 감독은 이강인에게 휴식을 부여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루이스 엔리케 PSG 감독은 9일(현지시간) 릴과의 2023-2024 프랑스 리그앙(리그1) 21라운드 경기를 앞두고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강인은 집중된 대회(아시안컵)의 긴 여정을 마치고 코치의 지시에 따라 휴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강인은 지난 1월 13일부터 카타르에서 열린 2023 아시안컵 본선에 참가했다. 당초 이강인은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황희찬(울버햄프턴) 등 다른 유럽파 핵심 태극전사들처럼 1월3일 전훈 캠프인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에 올 예정이었으나 마침 직전 시즌 리그 우승팀 PSG가 프랑스컵 우승팀 툴루즈와 격돌하는 트로페 데 샹피옹이 1월4일 예정돼 있어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의 허락을 받고 이틀 늦게 합류했다. 이강인은 트로페 데 샹피옹에서 선제 결승포를 터트리며 우승컵을 들어올리고 위닝 멘털리티 가득한 상태로 클린스만호에 합류했다.
그러나 아시안컵에선 웃지 못했다. 한국 축구는 지난 7일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60계단 이상 차이 나는 요르단과의 준결승전에서 충격적인 0-2 패배를 당하며 탈락의 수모를 당했다.
이강인의 경우 클린스만호 핵심 자원으로 손흥민과 함께 2023 아시안컵 조별리그 바레인, 요르단, 말레이시아전에 모두 선발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바레인전(2득점), 말레이시아전(1득점)에서 골맛을 보며 좋은 컨디션을 보여줬다.
토너먼트에서도 이강인은 투혼을 발휘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 호주와 8강, 요르단과 4강전까지 쉼 없이 그라운드를 누볐다. 호주전 연장 후반 추가시간 교체를 감안하면 사실상 한국의 아시안컵 6경기를 모두 풀타임으로 뛰었다.
이강인은 한국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AFC가 매 라운드 뽑은 베스트11에 두 번 이름을 올렸다. 조별리그 1차전 직후 황인범과 베스트11에 뽑힌 이강인은 말레이시아전 맹활약을 바탕 삼아 조별리그 3차전이 끝난 뒤에는 한국 선수들 중 유일하게 베스트11에 선정됐다.
하지만 이강인의 커리어 첫 아시안컵은 '새드 엔딩'으로 끝났다. 한국은 역대급 황금세대를 앞세워 64년 만에 아시안컵 정상 정복을 노렸지만 또 한 번 좌절을 맛봤다.
이강인은 아시안컵의 아쉬움을 털고 곧바로 PSG의 경기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이를 만류했다. 이강인이 심신을 추스를 수 있도록 배려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은 훈련과 경기에 복귀하고 싶어 하지만 다음주까지 휴가를 보낼 것"이라며 "이강인의 컨디션은 완벽하다. 그가 태닝하고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강인의 몸 상태에 이상은 없지만 지금은 쉬는 게 더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PSG는 현재 2023-2024 시즌 리그1 20라운드까지 14승 5무 1패, 승점 47로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 OGC 니스(11승 6무 3패·승점 39), 3위 스타드 브레스투아 29(10승 6무 4패·승점 36), 4위 릴 OSC(9승 8무 3패·승점 35)와 격차가 커 선두 수성에는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이강인을 오는 11일 릴과의 경기에 무리하게 투입할 이유가 전혀 없다.
다만 PSG는 오는 15일 레알 소시에다드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홈 경기를, 18일에는 낭트와 리그1 원정 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을 앞두고 있다.
이강인은 레알 소시에다드전에 앞서 PSG 훈련에 복귀, 레알 소시에다드와의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홈 경기를 준비할 가능성이 높다. 엔리케 감독은 당장 리그1 경기에 무리하게 집어넣기 보다는 올시즌 가장 중요한 대회인 챔피언스리그에 확실히 쓰기 위해 이강인을 아껴두려는 것으로 보인다.
토트넘과 바이에른 뮌헨이 각각 4강 싸움, 리그 선두 바이엘 레버쿠젠과의 '분데스리가 결승전'을 앞두고 있어 손흥민과 김민재를 즉각 리그 경기에 투입하려는 움직임과는 다르다.
한편 이강인은 자신의 SNS를 통해 아시안컵을 마친 소회를 밝혔다. 여러 가지 아쉬움이 있지만 한국 축구를 위해 앞으로 더 많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강인은 "한 달 동안 아시안컵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선수들, 코칭스태프, 지원스태프가 함께 열심히 노력했지만, 원하는 결과를 이루지 못해 개인적으로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며 "언제나 저희 대표팀을 응원해 주시는 축구 팬 여러분의 끊임없는 기대와 성원에 이번 아시안컵에서 좋은 결과로 보답해 드리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강인은 이와 함께 "많은 팬 여러분께서 실망하셨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이제까지 그랬던 것처럼 저희 대표팀을 믿고 응원해 주신다면 모두 한 마음 한 팀이 되어 경기장에서 더 발전된 플레이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 나아가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 있는 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소속팀에서도 대표팀에서도 헌신적이고 팀의 승리를 위해 한발짝 더 뛰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