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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윤석열 검찰 고발사주 의혹

[총선GO!] 민주 영입인재 이지은 "尹 정권 욕심 떼내 경찰 '본연의 빛' 발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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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윤희 기자 = "경찰에 덕지덕지 붙어있는 윤석열 정권의 욕심들을 떼어내고 경찰 본연의 빛을 발하게 하겠다. 범죄를 예방하고, 범인을 검거하고, 열심히 수사하고,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경찰 본연의 역할과 빛깔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국민 여러분께 보여드리고 싶다"

더불어민주당 영입인재 11호로 발표된 이지은 전 총경(45)은 지난 7일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뉴스핌과 만나 '경찰 출신 정치인'으로서 향후 목표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부산 출신인 이 전 총경은 경찰대 17기를 졸업 후 경찰에 입직했다. 재직 중 서울대 사회학 석사, 영국 케임브리지대 범죄학 석사, 한림대 법심리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6회 변호사시험에 합격해 자격증을 따냈다.

그는 서울 광진경찰서 화양지구대장으로 근무하던 중 '경찰의 꽃'이라 불리는 총경이 됐다. 일선서 지구대장이 경정에서 총경으로 승진한 것은 경찰 창설 이래 최초다.

지난 2012년 경찰청 수사구조개혁단 경감 시절 선글라스와 미니스커트 차림으로 폭언 및 수사 축소 의혹이 제기된 검사의 경찰 출석을 요구하는 1인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이 때문에 '미니스커트 여경'이란 키워드로 세간의 관심을 샀다.

이 전 총경은 "검찰개혁에 대해 지금은 많은 분들이 공감도 하시고, 인지하고 계시지만 그때는 '수사권 조정' 같은 개념도 잘 알려지지 않아 상황이 더 열악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휴가를 내고 개인적 자격으로, 아무한테도 이야기하지 않고 갔었다. 그래서 제복을 입는 건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면서 "그냥 나한테 어울리고, 입으면 자신 있고, 예뻐보이는 옷을 입자 해서 미니스커트를 입었다. 그날 저의 전투복이었던 셈"이라며 웃어보였다.

이어 "그게 1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화제가 될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며 "좀더 저의 전문가적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여전히 저는 치마를 좋아하고 그때의 모습도 제 모습이라 생각하지만, 이제 그 간극을 채워야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뉴스핌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더불어민주당 영입인재 11호 이지은 전 총경. 2024.02.07 mironj1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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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이 전 총경과의 일문일답이다.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어렸을 때부터 정치는 중요하고 훌륭한 사람이 해야 한다고 생각했었고, '나도 언젠가 기회가 되면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했었다. 사실 8년 전에도 민주당에서 제안을 받았는데, 그땐 전혀 생각이 없었다. 나이가 어리기도 했고 아직 경찰을 잘 알지도 못했고, 당장 경찰이 너무 재밌어서 정치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없었다. 현장에 있으면서 법과 현실의 괴리가 느껴질 때에도 '이런 건 좀 입법을 해주면 좋겠다', '정치인이 이런 걸 해주면 어떨까' 정도였다. 그런데 이번에 제안을 받았을 때는 달랐다. 내가 드디어 경찰을 위해서 할 수 있는 게 생겼다라는 생각이 들더라.

이번 정권 들어 정말 내가 너무나 사랑하는, 내 인생의 전부 같았던 경찰이 망가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데 그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생각에 자포자기 상태로 살아왔던 것 같다. 윤석열 정권이 경찰국을 설치해 경찰을 30년 전으로 되돌린다고 하니, 걱정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나. 그걸 이야기하자고 해서 경찰국 총경 회의를 갔는데 좌천이 됐고, 그 후 이뤄지는 일련의 사건들을 보면서 경찰에 실망도 많이 했다. 더이상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생각이 들던 와중 민주당의 제안을 받았다. 그때는 이제 밖에 나가서 '정권 보위를 위한 경찰'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경찰'이 될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인재 영입 당시 당으로부터 어떤 말을 들었나

▲(전화를 주셨던 모 의원님의) 첫 마디는 "같이 정치를 합시다" 였다. 제가 아무 답도 안 하고 있으니 국회의원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본인이 국회의원을 하면서 어떤 경험을 했는지, 얼마나 보람 있고 가치 있는 일인지 이런 얘기들을 계속 하셨다. 생각해보겠다고 말씀드렸고 일주일 정도 혼자 고민했던 것 같다. 고민하면서 울기도 많이 울었다. 저는 경찰이 너무 좋은데, 앞으로 경찰 제복을 입을 수 없다고 생각하니 눈물이 계속 나더라. 결정을 못하겠어서 다시 전화를 드려 "아직 결정을 못 했다. 생각만 해도 자꾸 눈물이 난다"라고 말씀드렸다. 그랬더니 두 가지 이야기를 하시더라. 첫째는 "이 총경이 경찰을 너무나 사랑하는구나", 둘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를 하고 싶구나" 하고.

그 말을 듣는 순간 '어 그런가? 내가 정치를 안 하고 싶으면 울 필요도 없이 가만히 있으면 되는데, 내가 정치에 마음이 있고 뜻이 있으니까 헤어지는 게 아쉬워 눈물이 나는 건가?' 싶었다. 그러면서 각성을 했다. 이후 내가 정치를 마음에 두고 있구나, 내가 국회의원이 된다면 경찰을 위해 뭔가 할 수 있겠다란 생각이 본격적으로 들었던 것 같다.

-어떤 기대를 품고 민주당에 입당했는지

▲한국엔 거대 양당이 있고 다른 소수 정당들도 많지만, 우리 사회가 더 나은 사회가 되기 위한 '철학과 역량'을 가진 당은 민주당이라 생각한다. 민주당은 인권과 민주주의 가치를 지켜온 당이다. 제가 공직사회 일원으로서 많은 정부들과 쭉 일을 해왔는데, 김대중 정부 당시엔 전자 정부의 초석을 놨었다. 노무현 정부 때는 굉장히 효율적이면서도 국민참여가 기반이 되는 정부의 기틀을 세웠었고, 문재인 정부 때는 입법을 통한 권력기관 개혁을 이뤘다. 그런 과정을 보면서 우리 사회가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민주당과 함께 하는 게 맞겠다, 민주당이 그 어떤 당보다 철학과 역량 면에서 뛰어나다는 생각을 했다.

-민주당이 이번 총선에서 내건 시대정신은 '검찰 독재정권 심판'이다. 현 정부가 가장 잘못하고 있는 점은 뭐라고 생각하나

▲검찰이라는 건 국가기관이지 않나. 현 정부는 국가기관을 사유화하고 정권 유지를 위해 사용하고 있다. 손준성 검사가 얼마 전 고발사주로 실형을 받았다. 해당 사건은 검찰이 권력을 사유화해서 정치와 선거에 개입하려고 했던 사건이다. 그런데 그때의 윤석열 검찰총장이 현재 대통령이 됐고, 대통령실과 각 기관의 장들을 자신의 지인들과 검찰들로 다 채우고 있다. 경찰과 관련해서도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을 설치해서 검찰이 경찰을 정치적으로 장악하고, 경찰을 '정권 보위를 위한 도구'로 활용하려고 한다. 이런 부분이 가장 문제라 생각한다.

-민주당에선 대통령이 거부권을 남용하고 있다고 규탄하기도 하는데

▲동의한다. 거부권은 지난 정부에서 굉장히 예외적으로 활용되어 왔다. 그런데 현 정부는 거부권을 너무 일상적으로 쓰고 있다. 예외가 거의 원칙이 돼 가고 있는 상황인 거다. 이렇게 무분별한 거부권 행사는 입법권 침해다. 입법권은 국회가 가지는 것인데, 대통령의 무제한적 거부권 행사는 사실상 입법권이 대통령에게 속한 것처럼 만들어버린다.

이번에 거부권을 행사한 이태원특별법 관련해서도, 제대로 된 진상조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 수사기관에서 하는 조사로는 충분하지 않고,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도 않다. 법적 책임을 지우는 것뿐만이 아니라 진상 조사, 재발방지 대책을 위한 조사가 진행돼야 한다. 또 문서와 실제는 다를 수 있다. 기억이 사라지기 전에 당시 상인들, 거기 갔던 사람들, 근무했던 경찰과 소방관들로부터 최대한 많이 듣고 그것들을 재구성해내야 한다.

당시엔 마약수사에 집중했다든지 대통령실 이전 때문에 용산경찰서 직원들의 피로도가 굉장히 높았다는 주장이 있다. 여기에 대해서까지 근본적 원인을 조사해야 한다. 저는 실질적으로 대통령실을 이전한 게 (참사에) 아주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대통령실이 용산에 있기 전 용산경찰서의 10월 최대 관심사는 할로윈이었다. 그런데 대통령실의 용산 이전에 따라 경호 문제, 대통령실 앞 집회 문제 등으로 용산경찰서장의 관심이 쏠렸다. 상대적으로 할로윈 행사에 대해 관심이 소홀할 수밖에 없던 상황이었어서, 이런 주변적 원인까지도 조사되어야 한다. 그러려면 특별조사위원회 결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국회에 들어와 바꾸고 싶은 게 있다면

▲일단 입법과 관련해 3가지 분야를 생각하고 있다. 첫째는 여성 안전과 관련한 법, 둘째는 현장 경찰관이 당당히 법 집행을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법, 셋째로 경찰은 수사에, 검사는 기소에 집중할 수 있도록 법을 정비하고 싶다.

또다른 하나는 권력 기관, 행정부를 견제하는 일이다. 저는 경찰에 덕지덕지 붙어있는 윤석열 정권의 욕심들을 떼어내고 '경찰 본연의 빛'을 발하게 하고 싶다. 범죄를 예방하고, 범인을 검거하고, 열심히 수사하고,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경찰 본연의 역할과 빛깔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국민 여러분께 보여드리고 싶다.

-그러기 위해 검찰 개혁이 선행돼야 한다고 보나

▲위에 3가지 입법 분야가 결국 제 경험들과 떼놓을 수 없는 건데, 경찰 일을 하면서 검·경 수사권 조정 같은 일들을 했어서 검찰 개혁의 절실함을 느낀다. (검찰 개혁은) 경찰이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하는, '국민의 경찰'이 되기 위한 요건이라 볼 수 있을 것 같다.

-영입인재 3호인 류삼영 전 총경도 경찰 출신인데, 본인만의 강점을 꼽는다면

▲많은 분들께서 경찰이 2명 들어왔는데 어떻게 차별화를 할 건지 궁금해하시더라. 영입식 때도 같은 질문을 받았었다. 그런데 사실 그분과 저는 경찰국 회의에 참석한 것을 빼고는 성별, 나이, 근무지, 살아온 삶, 근무했던 분야 전부 다르다. 그래서 윤석열 정권의 문제점, 정권의 경찰이 아닌 국민의 경찰을 만들겠다는 데 공감대를 가지면서 각자가 가진 장점들을 극대화한다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강점은, 여성이라는 것이 제 강점이라 생각한다. 우리 사회에서는 사회적 약자가 재난과 범죄에 특히 취약하다. 또 여성은 소외되고 배제되어 온 역사가 있지 않나. 기본적으로 소수자의 감수성을 갖고 있는 것 같다. 경찰에 있을 때도 사회적 약자의 눈으로 범죄를 예방하고 범인을 검거한다면 지금껏 우리 사회가 채우지 못했던 부분들을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국회에 와서 법안을 만든다면 사회를 안전하고 정의롭게 만드는 데 지금껏 하지 못한 부분들을 채우고 싶다.

'현장형'이라는 것도 또다른 제 강점이다. 경찰에서도 가장 현장에서 근무했었는데, 모든 문제의 답은 현장에 있다. 모든 것은 현장에서 시작해 현장에서 끝난다. 현장의 문제를 성과로 연결시키며 실제 사회에 도움이 되도록 하는 일을 계속 해왔기에 그런 경험들이 제 강점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지역구 출마 의사가 있는지, 있다면 어느 곳으로 가고 싶은지

▲비례대표보다는 지역구 의원을 선호한다. 지구대에서 근무할 당시 현장에서 뭐가 문제인지 발견하고 그를 해결하고, 나아가 성과로 연결시키는 것에 대한 능력을 인정받아 승진을 했었다. 그래서 지역구에 나가는 것이 비례대표를 하는 것보다 제 쓸모를 다하는 일이라 생각한다. 어떤 지역구로 갈지는 정말 생각을 안 해봤고, 당과 협의해 당의 결정에 따르겠다. 지역구를 정하는 데도 절차가 있고 현재 지역마다 준비하고 계신 분들도 있기 때문에 수도권이든 지방이든 어떤 지역을 말씀드리기는 곤란할 것 같다.

-향후 정치인으로서 목표는

▲정치를 해야겠다고 마음 먹은 날부터 매일 아침 일어나 윤동주 시인의 '서시'를 외우고 있다. 부끄럽지 않은 정치인이 되어야겠지만, 그 이전에 부끄러움을 아는 정치인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기는 힘들겠지만, 적어도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 할 수 있는 도덕적 양심과 부끄러움을 아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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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더불어민주당 영입인재 11호 이지은 전 총경. 2024.02.07 mironj1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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