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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인천공항, 김지수 기자) '메이저리거' 고우석(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도전자의 자세로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달 중순부터 시작되는 소속팀의 스프링캠프 시작 전까지 최상의 컨디션을 갖출 수 있도록 구슬땀을 흘릴 예정이다.
고우석은 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생각보다 비자 발급이 늦어져서 걱정했는데 다행히 샌디에이고 구단에서 많은 도움을 주신 덕분에 제 시간에 떠날 수 있게 됐다"며 "이제 조금 (메이저리그에서 야구를 한다는 게) 실감이 난다. 샌디에이고 스프링캠프에 합류해서 훈련하다보면 제대로 느껴질 것 같다"고 말했다.
고우석은 지난달 초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기간 2년, 총액 450만 달러(약 58억 9000만 원)에 계약을 맺었다. 고우석과 샌디에이고 구단이 모두 동의할 경우 계약기간을 2026년까지 연장할 수 있는 상호 옵션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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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석은 2023년 LG 트윈스가 1994년 이후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 데 힘을 보탰다. 고우석은 LG의 'V3'가 확정된 순간 헹가래 투수로 마운드를 지켰다.
고우석은 2023 시즌 종료 후 예상치 못했던 메이저리그 진출 도전 의사를 밝혔다. FA(자유계약) 자격을 취득하지 못한 탓에 LG 구단의 허락이 필요한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빅리그의 문을 두드렸다.
고우석의 포스팅은 마감 시한 직전 계약이 이뤄졌다. 샌디에이고가 고우석에게 손을 내밀었고 고우석도 계약 규모를 따지기보다 자신에게 관심을 보인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기를 원했다.
고우석의 보장 금액 2년 450만 달러는 거액은 아니지만 지난해 메이저리그 불펜 투수들의 평균 연봉이 231만 8772달러(약 30억 3400만 원)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샌디에이고는 고우석의 가치를 어느 정도는 인정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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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는 고우석이 팀에 합류하기 전 한국에서 어떻게 몸을 만들고 있는지 수시로 체크했다. 고우석도 구단과 꾸준히 소통하면서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을 준비했다.
고우석은 "샌디에이고 구단과는 온라인을 통해 계속 미팅을 하면서 내가 어떻게 훈련하고 있는지 어느 정도로 공을 던지고 있는지 소통했다"며 "지난해 시즌 개막 직전 부상을 당했기 때문에 부상 방지에 초점을 맞추고 운동했다"고 설명했다.
또 "아무래도 부상이 있으면 경쟁에서 이겨내기도 힘들고 컨디션을 회복하는 데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정규시즌 개막 전까지) 내게 주어진 시간이 부족한 걸 알고 있다. 최대한 건강한 몸 상태와 제일 좋은 컨디션으로 시즌을 치를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샌디에이고는 현역 최고의 마무리 투수 중 한 명인 조쉬 헤이더를 올겨울 스토브리그에서 잃었다. 헤이더는 FA 권리를 행사한 뒤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계약기간 5년, 총액 9500만 달러(약 1271억 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샌디에이고는 재정 상황 악화로 헤이더에게 거액을 투자할 수 없었다. 대신 아시아 시장으로 눈을 돌려 불펜 보강에 나섰다. 일본 프로야구 최고 마무리 투수 마쓰이 유키와 계약기간 5년, 총액 2800만 달러(약 364억 원)에 도장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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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석의 최종 보직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마쓰이 유키와 셋업맨, 마무리 보직을 놓고 선의의 경쟁을 펼쳐야 한다. 1차적으로는 스프링 트레이닝 기간 자신의 가치를 입증해야만 오는 3월 20~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LA 다저스와의 2024 정규시즌 개막전 마운드에 오를 수 있다.
샌디에이고는 2024 개막전을 한국에서 LA 다저스와 치른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야구의 세계화를 목표로 전 세계에서 정규시즌 개막전을 열고 있는 가운데 올해는 한국 개최가 지난해 여름 결정됐다.
고우석 입장에서는 메이저리그 공식 데뷔 무대를 한국에서 치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고척스카이돔은 고우석이 지난해까지 정규시즌 등판만 18차례 겪었던 곳이다.
고우석은 일단 "(샌디에이고) 마무리 보직을 노리고 훈련하기보다는 빅리그에 도전하는 사람으로서 아직 내가 많이 부족하다는 걸 스스로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메이저리그 개막 로스터 진입 후 시즌 끝까지 건강하게 보내는 것만 목표로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3월 20일 고척스카이돔 정규시즌 개막전 출전 여부에 대해서도 "내가 잘해야 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웃은 뒤 "일단 메이저리그 (개막전) 로스터에 들어가는 게 내게 가장 중요한 일이다"라고 설명했다.
절친인 동시에 '처남'인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미국에서 만남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이정후는 지난해 12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계약기간 6년, 총액 1억 1300만 달러(약 1507억 원)의 초대형 계약을 맺고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고우석은 2023년 초 이정후의 여동생 이가현 양과 결혼식을 올렸다. 지난해 11월에는 아들까지 얻으면서 여러 가지로 의미가 큰 한 해를 보냈다. 이정후는 고우석보다 먼저 미국으로 떠나 구단 스프링캠프 참가를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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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와 샌디에이고는 똑같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소속이다. 올해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중 13차례 맞대결이 예정돼 있어 이정후와 고우석이 빅리그에서 대결을 펼치는 흥미로운 장면이 언제든 연출될 수 있다.
샌디에이고에는 지난해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플레이어 부문 골드글러브 수상자 김하성도 활약하고 있어 고우석의 메이저리그 적응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김하성도 고우석보다 먼저 미국으로 떠나 부지런히 몸을 만들며 스프링캠프 참가를 준비 중이다.
고우석은 "미국에서 이정후를 만나게 되면 뭐라도 맛있는 걸 사달라고 해야할 것 같다"고 농담을 던진 뒤 "일단 미국에 도착하면 샌디에이고 구단에서 간단한 체력 테스트를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정신 없는 하루를 보낼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나는 아직 메이저리그에서 단 하나도 공을 던지지 않은 투수지만 올해는 내가 만족할 수 있는 성적을 거두고 싶다"며 "구체적인 목표를 아직 세우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고우석의 국내 에이전시를 맡고 있는 '리코 스포츠'는 "고우석은 DL196 항공편을 통해 금일 저녁 출국한 뒤 시애틀을 거쳐 애리조나로 이동할 예정이다"라며 "샌디에이고 구단에서 이 일정으로 항공편을 예매해 선수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사진=인천공항,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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