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 스프링캠프 합류 위해 9일 출국
고우석 파이팅 |
(영종도=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고우석(25·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은 "나는 아직 메이저리그에서 공을 한 개도 던지지 않은 투수"라고 몸을 낮췄다.
미국 현지 언론에서 '마무리 투수 후보'로 거론되지만, 일단 개막 로스터(26명) 진입을 1차 목표로 내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첫 허들만 잘 넘으면 고우석은 한국프로야구 LG 트윈스에서처럼 마무리 투수로 활약할 수 있다.
고우석은 9일 오후 미국 시애틀행 비행기에 오르고자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으로 나섰다.
출국 전 취재진과 만난 고우석은 "비자 발급이 늦어져서 스프링캠프 시작일까지 출국하지 못할까 봐 걱정했는데, 많은 분이 도와주셔서 다행히 제시간에 출국한다"며 "이제 메이저리그 도전을 시작한다는 걸 실감한다"고 운을 뗐다.
미국으로 향하는 고우석 |
고우석은 지난달 4일 샌디에이고와 2+1년, 최대 940만달러에 계약했다.
2년 동안 400만 달러를 보장받고 성적에 따라 구단이 옵션을 실행하면 3년째 300만 달러에 1년 연장 계약을 한다.
성적에 따른 플러스 옵션은 240만 달러고, 2년 뒤 구단이 옵션을 실행하지 않으면 고우석은 전별금 성격의 바이아웃 금액 50만 달러를 받고 자유계약선수로 풀린다.
샌디에이고 투수와 포수는 현지시간으로 11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공식 스프링캠프'를 시작한다.
샌디에이고 핵심 내야수 김하성과 고우석의 '공식 합동 훈련'(Full Squad First Workout)은 야수진을 포함한 빅리그 선수단 전체가 모이는 16일에 열린다.
고우석은 "LG 구단의 배려로 비자 발급을 기다리며 이천 2군 훈련장에서 훈련했다. 서용빈 감독, 경헌호 코치님 등 많은 분이 도와주셨다"며 "마이크 실트 감독 등 샌디에이고 관계자와 온라인 화상 미팅을 하며 훈련에 관한 의견도 주고받았다"고 메이저리그 계약 후 한국에서 보낸 시간을 떠올렸다.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고우석 |
미국에 도착하면 고우석은 체력 테스트를 받고, 구위를 끌어올린 뒤 팀 내 경쟁을 시작할 계획이다.
지난해 샌디에이고 뒷문을 맡은 조시 헤이더는 휴스턴 애스트로스로 떠났다.
고우석은 마쓰이 유키, 완디 페랄타, 로베르트 수아레스 등과 2024년 샌디에이고 마무리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2017년 한국프로야구 LG 트윈스에 1차 지명돼 프로 생활을 시작한 고우석은 2023년까지 354경기에 등판해 19승 26패 139세이브 6홀드 평균자책점 3.18을 올렸다.
2022년에는 42세이브로 KBO리그 구원왕에 올랐다.
샌디에이고 유니온 트리뷴은 "고우석은 시속 151∼154㎞의 직구를 던진다. 최고 구속은 시속 158㎞다. 시속 132㎞의 파워 커브와 145∼148㎞의 컷패스트볼이 주 무기"라며 "고우석은 샌디에이고의 마무리 후보"라고 소개했다.
일단 고우석은 "나는 이제 막 빅리그 도전을 시작한 투수다. 내가 부족하다는 걸 알고 있다"며 "지금은 마무리 경쟁을 의식하기보다는 개막 로스터에 진입하고, 건강하게 시즌을 마치는 것만 생각한다"고 밝혔다.
고우석, '아들과 함께' |
6년 1억1천300만 달러(약 1천503억원)에 계약한 이정후(25·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이미 애리조나에서 훈련 중이다.
고우석은 한국시간으로 설 연휴에 처남 이정후와 만날 수 있다.
하지만, 빅리그 로스터 진입에 몰두하는 고우석은 설 연휴를 즐길 여유가 없다.
그는 "정후를 만나면 좋은 걸 사달라고 해야겠다"고 웃으면서도 "미국에 도착하면 정신 없이 시간을 보낼 것 같다"고 말했다.
고우석은 지난해 11월에 태어난 아들과의 짧은 이별도 잘 견디기로 했다.
그래도 샌디에이고에 '한국인 선배' 김하성이 있는 건, 안도감을 준다.
고우석은 "하성이 형이 같은 팀에서 뛰게 돼 기쁘다고 환영해주셨다. 낯선 리그, 팀에 아는 사람이 있어서 마음이 놓인다"고 밝혔다.
샌디에이고는 3월 20일과 21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서울시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개막 2연전을 벌인다.
3월 17일에는 한국 야구대표팀, 18일에는 LG와 연습경기도 한다.
고우석이 첫 목표인 개막 로스터 진입에 성공하면, 떨리는 마음으로 떠난 인천국제공항에 뿌듯한 감정을 안고 돌아올 수 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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