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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한미연합과 주한미군

[단독]‘트럼프 최측근’ 오브라이언 “美전력, 中억제에 초점”… 주한미군 조정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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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트럼프 외교안보 원톱’ 오브라이언 前안보보좌관 단독 인터뷰]

“美병력, 中견제 위해 분산될수도

韓, 미군에 지나친 의존 필요없어”

‘北 핵보유국 용인’ 가능성은 일축

동아일보

트럼프 집권 당시 백악관의 오브라이언 2019년 12월 미국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왼쪽)과 함께 있는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오브라이언 전 보좌관은 5일(현지 시간) 동아일보·채널A 인터뷰에서 “(주한)미군 병력과 자산은 중국을 더 억지하는 방식으로 분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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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한미동맹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지금보다 많을 것이다. 미군 병력과 항공기, 함정에 지나치게 의존할 필요가 없을 수 있고, 이러한 전력은 중국을 더 억지하는 방식으로 분산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1월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차기 행정부에서 국무장관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5일(현지 시간) 동아일보·채널A 인터뷰에서 “한국을 비롯한 인도태평양 역내 모든 동맹국의 과제는 공격적인 중국에 대응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방위비 증액과 주한미군 철수를 연계해 한국을 압박할 것이라는 일각의 추측을 반박하면서도 중국 견제를 위해 주한미군의 구성(configuration)과 역할이 조정될 수 있다고 시사한 것이다.

오브라이언 전 보좌관은 한반도 핵 불균형에 따라 한국에서 자체 핵무장 주장이 나오는 것에 대해 “북한처럼 이란도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고 핵무기를 개발하는 것을 보면 나도 그런 주장에 공감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다만 “결국 북한 비핵화를 달성해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한국 국민 일부는 ‘한국도 핵무기를 가져야 한다’고 말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북한 비핵화 목표를 강조하는 동시에 한국의 자체 핵무장에도 부정적인 뜻을 내비친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북한에 핵 동결을 대가로 제재를 완화하고, 핵보유국으로 용인할지 모른다는 관측에 대해서도 일축했다. 오브라이언 전 보좌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북한과 협상에 나선다면 그 이유는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일 것”이라며 “그가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장을 박차고 나온 것을 기억하라”라고 말했다.

오브라이언 전 보좌관은 “한미일은 가장 강력한 중국 대항마”라며 “트럼프 체제에서도 3국 정상회담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을 제외하고 인도태평양에서 강력한 동맹 체제를 구축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한국이 쿼드(Quad·미국 일본 호주 인도 4자 안보협의체)와 오커스(AUKUS·미국 영국 호주 3자 안보협의체)에 초청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北 보면 ‘韓 자체 핵무장’ 주장 공감하지만, 비핵화 꼭 이뤄야”

美와 동맹국에 가장 큰 위협은 中
인도태평양지역 미군 배치 증강
美병력 배분, 한국과 협의 거칠것
한국, 쿼드-오커스 참여 합리적


동아일보

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의 사무실에서 동아일보·채널A와 인터뷰하고 있는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그는 한국 일각의 ‘자체 핵무장론’과 관련해 “북한처럼 이란도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고 핵무기를 개발하는 것을 보면 나도 그런 주장에 공감하게 된다”고 말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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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전 대통령은 터프한 인물이고 강력한 리더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리더십 아래 강력해진 미국과 협상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오브라이언 전 보좌관은 5일(현지 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을 저울질하며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는 김 위원장을 향해 “미국이 가진 ‘지렛대’는 많다”며 이같이 말했다. 대북 압박을 강화해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만들겠다는 ‘최대 압박(Maximum pressure)’ 기조를 택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이다. 그는 또 “한국을 비롯한 모든 동맹국의 과제는 중국의 도전에 대한 대응”이라며 이에 따라 주한미군 역할이나 한미일 안보협력 방향이 재조정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동아일보·채널A의 오브라이언 전 보좌관 인터뷰에는 우정엽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이 대담자로 참여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한국에선 방위비 증액과 주한미군 일부 철수 우려가 있다.

“중국의 엄청난 도전으로 지금보다 인도태평양 미군은 늘어나야 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우리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미국의 전력과 인도태평양 동맹의 전력을 조화시켜 중국을 억제하느냐는 것이다. 미군 지도부가 생각하는 최선의 방안을 기다려봐야겠지만 병력 배분은 동맹들, 당연히 한국과도 협의할 것이다. 다만 한국이 이해해야 하는 점은, 한국이 군사적으로 강력하고 매우 역량이 뛰어난 국가라는 사실이다. 한국이 한미동맹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지금보다 많다. 미군 병력과 항공기, 함정에 지나치게 의존할 필요가 없을 수 있고, 이러한 전력은 중국을 더 억지하는 방식으로 분산될 수 있다.”

오브라이언 전 보좌관 측은 주한미군 조정과 관련해 “규모보다는 북한과 중국 억제를 위한 협력 방식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라고 추가로 밝혔다.

―한미 양국이 동시에 전력을 강화할 구체적인 방법이 있나.

“미 해군 규모를 늘리는 것뿐만 아니라 동맹국 해군 규모를 늘릴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은 군함 제조를 위해 한국 조선소와 긴밀히 협력하는 것이다. 한미 양국 조선소 간 합작투자가 될 수도 있다. 양국의 강점을 결합하면서 모두를 더 강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이어야 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창의적인 방법을 찾고 있다.”

―한반도 핵 불균형과 핵 비확산에 대해선 어떻게 보나.

“중요한 문제다. 한국 일각에선 ‘북한이 핵무기를 갖고 있으니, 한국도 가져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북한처럼 이란도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고 핵무기를 개발하는 것을 보면 나도 그런 주장에 공감하게 된다. 하지만 한국에 대한 미국의 핵우산은 여전히 강력하고, 무엇보다 북한 비핵화를 달성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 한국 국민 일부는 ‘한국도 핵무기를 가져야 한다’고 말하게 될 것이다. 미국은 김정은과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이란 최고지도자) 등 악당들(bad actors)이 핵무기에 접근하는 것을 저지해야만 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엔 변함이 없다는 것인가.

“그렇다. 모두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지나치게 친절했다(solicitous)’라고 말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그가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장을 박차고 나오면서 김 위원장이 홀로 북한으로 긴 기차 여행을 해야 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한 것은 비핵화에 대한 약속을 받았기 때문이다. 비핵화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비전이고 내가 알기론 현재도 그의 입장이다.”

―핵 동결을 조건으로 경제 제재를 완화하는 비핵화 협상 가능성도 나오는데….

“문제는 경제 제재가 이미 완화돼 있다는 것이다. (북한을 지원하는) 중국 기업에 대한 2차 제재도 없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제재도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제재 집행이 매우 약하다 보니 이들이 모두 제재에서 벗어나 있다. 북한과 러시아, 중국에 대한 최대 압박은 이들을 다시 (협상 테이블로) 끌어오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북한과 러시아의 안보협력 확대에 대한 대응 전략은….

“북한과 러시아, 중국에 대해 최대치로 제재를 집행해야 한다. 북한이 러시아에 포탄을 지원했지만 거의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 중국은 직접 개입하지는 않았지만 이를 방관하고 있다. 확실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정상회담을 할 수 있을까.

“그건 알기 어렵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협상에 복귀한다면 이는 이유가 있기 때문이고, 그 이유는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일 것이다.”

―국제정세가 매우 혼란스러운데 미국의 최대 외교 과제는….

“가장 큰 위협은 중국이다. 이는 미국의 실존적 위협이기도 하지만 한국의 위협이기도 하다. 중국공산당은 규칙에 기초한 국제질서와 민주주의를 대체하고, 세계 정상에 앉아 다른 국가들이 경의를 표하게 하려는 팽창주의를 추구한다. 우리는 힘을 통해 중국을 억제할 수 있도록 강해져야 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한국을 쿼드(Quad·미국 일본 호주 인도 4자 안보협의체)나 오커스(AUKUS·미국 영국 호주 3자 안보협의체)에 초청할 것인가.

“중국 견제를 위한 쿼드와 오커스, 한미일 3각 합의 등 다자관계 구축이 시작되고 있다. 광범위한 한미일 협력이 쿼드, 오커스와 결합된다면 훌륭할 것이다. 특히 한국을 제외하고 인도태평양에서 강력한 동맹 체제를 구축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한국이 쿼드에 참여하고, 오커스에 초청받는 게 세계와 인도태평양 안보를 위해 합리적이다.”

―한미일 협력, 트럼프 전 대통령의 구상은….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담은 트럼프 행정부가 심어놓은 씨앗 덕분에 가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더라도 한미일 정상회담은 분명히 계속될 것이다. 한미일이 얼마나 강력한 동맹인지 생각해 보라. 이는 중국에 대한 엄청난 대항마다. 따라서 3각 협력은 우리가 계속 발전시켜야 할 관계다. 다음 한미일 정상회담 장소는 캠프 데이비드가 될 수도 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자택이 있는) 마러라고 리조트가 될 수도 있다.”

―미중 경제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나.

“그렇게 돼선 안 된다. 다만 미국은 언제든 중국 기업과 경쟁할 의향이 있지만 중국은 미국은 물론 한국과 일본, 호주에도 공정하지 않았다. 따라서 관세 인상 없이 중국으로부터 좋은 합의를 끌어낼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이다. 불공정 무역으로 미국의 지식재산을 훔치면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한다면 한미동맹은 강화될 것으로 보나.

“트럼프의 복귀는 더 안전한 세계, 더 강한 미국, 그리고 매우 강력한 동맹을 뜻한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한국의 팬이다. 독재 국가에서 민주주의 국가로, 가난한 국가에서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로 발돋움한 한국은 훌륭한 성공 스토리이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성공 스토리를 사랑한다. 또 한국과 같은 위대한 산업 기반을 가진 국가들과 협력해 강력한 미국 리더십을 보여주는 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추구하는 ‘힘을 통한 평화’다.”

●오브라이언은 누구

트럼프 마지막 안보보좌관… 재집권땐 국무장관 유력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마지막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로버트 오브라이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외교안보 라인 ‘원톱’으로 꼽힌다.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로스쿨 출신의 변호사로 국제법 전문가다.

오브라이언 전 보좌관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대통령 인질문제 특사를 지낸 뒤 트럼프 전 대통령과 사사건건 부딪쳤던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 후임으로 임명돼 임기를 마칠 때까지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로이터통신에 “당시 백악관에는 대통령이 아니라 본인이 중요시하는 정책에만 관심을 갖는 사람이 많았다”며 자신의 충성심을 강조하기도 했다. ‘힘을 통한 평화’를 강조하는 오브라이언 전 보좌관은 북한과 중국, 러시아에 대한 강경한 대응을 견지해 왔다. 현재 컨설팅기업인 미국세계전략연구소 회장을 지내며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외교정책에 대해 조언을 하고 있다.

모르몬교도로 미 육군 법무장교로 복무했으며, 그의 두 딸도 현재 공군과 해군으로 복무하고 있다. 미 정치전문매체 액시오스는 오브라이언 전 보좌관을 “트럼프 재집권 시 국무장관 유력 후보”라며 “‘검증된 선택’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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