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국힘, '병립형'만 고집…협상 어려웠다"
與 "이재명 위한 것" 평가 절하
제3지대 "선거제 악용한 양당…심판받을 것"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여권이 병립형 비례대표제를 고집한 탓에 여야의 선거제 협상에 진전이 없었다며 민주당이 사실상 위성정당과 다를 바 없는 '준위성정당' 구상을 내놓은 이유를 밝혔다.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야당 간사인 김 의원은 "'위성정당을 만들겠다' 협박을 사실상 국민의힘에서 해왔다"며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개혁정치를 하겠다고 하면서도 국민의미래라는 위성정당 창당 절차에 돌입한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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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이런 상태에서 그러면 어떻게 할 거냐가 우리 당내에서 굉장히 고민이었다"며 "국민의힘 억지 주장 때문에 민주당이 바꿀 수가 없었던 데 대해 결국 이재명 대표도 마지막에 국민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말했다.
정성호 민주당 의원도 준연동형 유지에 대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평가했다. 정 의원은 KBS라디오 '전격시사'에서 "4년 전에 연동형 비례제를 채택하면서 그 당시 민주당이 제시했던 그런 취지는 많이 퇴색됐다"면서도 "그러나 그 취지, 소수당을 보호하고 국민 표의 대표성, 비례성을 확보하기 위한 그 취지는 살려야 한다. 현재 양당제가 갖고 있는 아주 극단적인 대립 관계를 극복해야 정치 발전이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연동형 비례제 유지를 주장하며 총선 불출마까지 선언한 이탄희 민주당 의원은 "선거제 퇴행을 막을 수 있게 되어 다행"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2년간 사회적 토론 과정에서 제기된 문제점들에 대해 제도적인 보완책을 찾고 정치개혁의 완성도를 높여가는 것이 과제"라며 "불출마 약속을 지키고, 단일대오로 윤석열 정권 심판과 우리 당의 승리를 위해 헌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낙연 새로운미래 인재영입위원장이 26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창당준비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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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국민의힘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잠재적 경쟁자인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를 견제하기 위해 '준연동형 유지' 카드를 꺼낸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이렇게 제3지대 소위 범 진보진영, 이것을 다 모으다 보면 이낙연 대표의 공간과 완전히 오버랩된다"며 "윤석열 대통령을 견제해야겠다고 하시는 분들이 이낙연 대표 정당을 찍을 이유가 이제 없으신 거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재명 대표가) 명분을 가져가 버렸다. 아주 약은 것"이라며 "명백하게 '나(이재명)'만을 위한 결정이었다"고 꼬집었다.
조 의원은 또 정치신인에게 기회를 열어주기 위해선 위성정당을 만들지 않는 게 옳다며 "연동형하고 위성정당 만들면서 소수정당 챙기겠다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조 의원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한 지난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에서 비례순번 6번을 받아 국회에 입성했다.
그는 "시대전환을 창당할 때 소위 3%만 득표하면 한 석 얻을 수 있다 이걸 믿고 시작했다. 그런데 양당이 위성정당, 비례정당 다 만들었다"며 "2024년에 정치를 시작하고자 하는 후배들한테 비례정당으로 시작하는 경험 주고 싶지 않다. 정말 힘들고,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은 경험"이라고 토로했다.
제3지대에서는 거대양당이 4년 전 꼼수를 반복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향자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국민의힘이 아니라 꼼수의힘이고 더불어민주당은 더불어꼼수당"이라며 "선거제도 악용 상황을 보면서 과연 거대양당이 국민들을 보고 있나 생각이 든다. 국민의 심판뿐만 아니라 역사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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