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물가 품목 80%↑"... 더 커진 소비자물가-생활물가差
(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설 명절을 앞둔 4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에서 시민들이 사과를 둘러보고 있다. 2024.2.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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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생활물가 품목 가운데 약 80%가 오름세를 보였다. 국민들이 직접 체감하는 생활물가 상승률은 3%대를 기록했다. 2%대로 접어든 소비자물가와 격차는 더 커졌다.
정부가 과일 등 오름폭이 큰 품목을 중심으로 안정책을 폈지만 그 효과가 충분치 않았던 탓이다. 여기에 국내 기름값이 상승 전환되는 등 물가 경로의 변수도 적잖다.
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생활물가지수는 전년동월 대비 3.4% 올랐다. 생활물가는 이른바 체감물가로 불린다. 구입이 잦고 지출 비중이 커 소비자가 가격 변동을 크게 느끼는 144개 품목을 추려 작성한 지표다.
생활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월 5.8%에서 같은 해 6월 2.5% 등으로 안정세를 보이다가 다시 오름폭을 키워 3%대에서 등락 중이다.
지난달 전체 물가를 아우르는 소비자물가가 2.8% 오르면서 반년 만에 상승폭이 2%대로 내렸지만 서민들이 느끼는 현실 물가는 여전히 높은 것이다.
눈여겨볼 점은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과의 격차다. 생활물가 상승률은 지난 8월(소비자물가 3.4%·생활물가 3.9%)부터 6개월 연속 소비자물가를 크게 웃돌고 있다.
최근에는 그 격차가 더욱 커졌다. 1월 소비자물가와 생활물가 간 격차는 0.6%포인트(p)로 12월(0.5%p)보다 늘었다.
생활물가 품목 전반이 오른 영향이다. 144개 중 78%(113개)가 상승했다. 소비자물가의 상승폭(2.8%)을 웃도는 품목만 73개로 절반이 넘는다.
특히 채소·과일 가격이 생활물가를 끌어올렸다. △파 60.8% △사과 56.8% △토마토 51.9% △귤 39.8% △수박 37.4% △배추 22.7% 등 농산물 중심으로 급등했다.
특히 과일 등 가격은 체감물가를 크게 자극했다. 작황 문제 등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장기간 오름세다.
정부는 물가안정 대책으로 폈던 과일 공급 확대, 할인 지원 등 여러 대책이 통계에 충분히 담기지 않았단 입장이지만 이 밖에도 △소금 20.7% △보험서비스료 18.2% △택시요금 18.0% △아이스크림 15.1% 등 가격이 크게 올랐단 점은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여기에 국제정세 여건에 따라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국내 기름값도 반등 흐름이다. 일일 휘발유·경유 가격 모두 2주 안팎으로 오름세를 보여 리터당 1600원, 1500원 선을 목전에 뒀다.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유가 불확실성이 커진 점과 농산물 등 생활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는 점 등을 감안할 때 당분간 둔화 흐름이 주춤해지면서 일시적으로 다소 상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진경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지정학적 위험으로 인한 에너지 물가 불안 확대 가능성과 여전히 높은 수준의 농·축·수산물 물가가 상방 위험으로 잔존한다"면서 "4월 총선 이후 미뤄둔 전기요금 인상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유재희 기자 ryu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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