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5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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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월 총선에서 준연동형 비례제를 유지한다고 발표하자 “중요한 선거제가 이 대표 마음에 달려 있다는 것이 말이 되나”라며 “이건 민주주의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병립형 비례제로의 회귀를 거듭 주장하면서 한편으로 연동형 비례제에 맞춰 위성정당 창당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서울 경동시장 방문 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비례대표 제도에 관해 2020년부터 오늘까지 이 대표 말이 얼마나 바뀌었는지 비교해달라”며 “국민들이 이 대표 마음 바꾸면 거기 따라야 하나”라고 일갈했다. 그는 “병립형으로 돌아가는 것 전제로 움직이다 민주당 내부의 정치싸움 말고 바뀐 거 없다”며 “비례제 가지고 입맛에 맞게 개리맨더링하는 것은 처음 본다”고도 했다.
한 위원장은 “연동형이 뭔지 3줄로 설명 가능한가, 복잡해서 나도 못한다. 국민이 몰라도 되는 선거가 어딨나”며 “민주당, 이재명의 이익을 실현하기 위한 선거 제도”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권역별 병립형 비례제를 당의 입장으로 고수했다. 국회 정치개혁특위 국민의힘 간사인 김상훈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총선은 국민들이 알기 쉽고 지난 9월에 양당 지도부에서 협의한 3개 권역별 병립형 비례대표제를 채택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전했다. 그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산식은 당사자인 국회의원조차도 제대로 답변을 못한다”며 “준연동형 비례제는 국민들은 알 필요도 없고, 찍기만 하면 된다는 오만한 선거제”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민주당이 권역별 비례제 수용 조건으로 제시했던 지역구 및 비례대표 후보의 ‘이중등록제’와 ‘소수당 의석 할당제’에 대해서는 여전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동시에 준연동형 비례제에 대비해 위성정당 창당 절차도 진행 중이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달 31일 온라인으로 위성정당 ‘국민의미래’ 창당 발기인 대회를 마쳤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국민의미래는 지난 1일 중앙당창당준비위원회 결성을 신고했다. 국민의힘 당직자인 안정호씨가 창준위 대표, 국민의힘 당사가 사무소 소재지다. 이후 절차는 5개 시·도당 창당과 창당대회만 남았다.
민주당의 병립형 복귀를 예상했던 국민의힘에선 이 대표의 준연동형 유지 발표에 당혹스러워하는 기류가 감지됐다. 당장 국민의힘 지역구에 출마하지 않는 사람 중 위성정당에 보낼 당대표와 핵심 당직자들을 꾸리는 과제를 안게 됐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비례대표 공천 과정을 무리 없이 진행하면서 국민의힘과 갈등을 빚지 않을 사람을 찾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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