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은 지난 3일 녹색당과 총선 기간에만 ‘선거 연합’ 차원에서 당을 합친 ‘녹색정의당’을 출범하면서, 국회에서 ‘권역별 병립형 개악 저지’ 천막 농성에 돌입했다. 이재명 대표가 정당 득표율대로 각 당이 비례 47석을 나눠 갖는 옛 ‘병립형’으로 선거제를 되돌릴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전국을 3개 권역으로 나눠 권역별로 비례 의원을 15~16명씩 선출하자는 ‘권역별 비례대표제’까지 함께 도입할 가능성이 거론되자 여기에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권역별·병립형 제도가 도입되면 한 권역에서 7% 이상을 얻어야 비례 1석을 가져갈 수 있어, 전국에서 3%만 얻으면 1석이 보장되는 옛 단순 병립형보다도 정의당 등 군소 정당들에 불리하다. 김준우 상임대표는 “이 대표가 (준)연동형을 하겠다고 7번 약속했던 것이 총선 앞에서 무용지물이 될 위기”라며 “민주당의 퇴행을 두고 볼 수는 없다”고 했다.
2020년 총선의 준연동형 선거제에서 민주당이 만든 위성 정당 ‘더불어시민당’을 통해 국회에 입성했던 기본소득당도 이날 총선용으로 열린민주당·사회민주당과 함께 ‘새진보연합’을 출범시켰다. 용혜인 상임대표는 “(준)연동형을 지키고 민주·진보 비례 연합 정당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민주당 친명계 내에선 당 지도부가 선거제 결정 권한을 이 대표에게 일임한 것이 ‘이 대표에게 모든 책임을 씌우는 것’이라는 불만이 나왔다. 준연동형은 이 대표가 경기지사로 있었던 2019년 당시 민주당 지도부가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을 배제하고 정의당 등과 함께 도입한 제도인데, 이 제도를 폐기하고 과거 제도로 되돌리는 데 따르는 비난을 이 대표가 홀로 지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반면 앞서 민주당이 선거제 결정 권한을 전 당원 투표에 부치려고 했던 것을 두고는 ‘이 대표가 책임을 당원들에게 전가한다’는 비판이 나왔었다.
[김경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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