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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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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율, ‘사천 논란’에 총선 불출마···여당 ‘용산 직할체제’로 돌아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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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김경율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이 지난달 29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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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율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이 4일 이번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김 비대위원의 서울 마포을 지역구 출마를 공개 지지한 것이 ‘사천’ 논란으로 불거진 데 대한 부담감 때문으로 해석된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갈등이 봉합된 후 여당이 윤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에 대한 사과 요구를 중단하고, 대표적인 한동훈표 공천이었던 김 비대위원 출마까지 접으면서 윤 대통령 직할 체제로 돌아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비대위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번 22대 총선에서 출마하지 않는다”며 “숙고 끝에 내린 저희 당의 총선 승리를 위한 제 결심”이라고 밝혔다. 한 위원장이 지난달 서울 마포구에서 열린 서울시당 신년 인사회에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에 맞선 김 비대위원의 마포을 출마를 공개 지지한 후 18일 만이다.

김 비대위원은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에 대해 사과가 필요하다는 당내 흐름을 주도한 당사자다. 김 비대위원은 지난달 17일 JTBC 유튜브 방송에서 “경중을 따지자면 디올백은 심각한 사건”이라며 “사과를 대통령이든 영부인이든, 표명하는 게 국민들의 마음을 추스를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혁명 촉발 원인으로 마리 앙투아네트의 사치와 난잡한 사생활을 언급하기도 했다.

한 위원장이 그러한 김 비대위원을 공개 지지하자 대통령실이 ‘사천’ 문제를 제기하며 한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했고, 이른바 ‘윤·한 갈등’이 불거졌다. 이 갈등이 봉합된 후 친윤석열계에선 김 비대위원이 총선에 나서려면 비대위를 사퇴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김 비대위원은 비대위원 사퇴를 일축했지만 사천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결국 불출마를 결정했다.

김 비대위원은 언론 통화에서 “사천 논란이 부담이 된 것은 사실”이라며 “사퇴 문제는 당과 상의하지 않았다. 한 위원장에게는 어제 저녁 따로 간단히 말했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이 만류했는지를 두고는 “(나는) 결심하면 안 바꾸는 스타일”이라고 했다. 그는 여권의 거취 압박이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치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기자들과 만나 “당과 사전 논의가 없었던 것으로 안다”며 “총선 승리에 가장 도움되는 결정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당정 갈등) 그런 차원의 문제와는 전혀 결을 달리 한다”고 했다. 이철규 인재영입위원장은 이날 MBN에 출연해 이날 김 비대위원과 통화한 사실을 밝히며 “본인의 마포을 출마 선언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당의 화합과 결속에 장애 요소가 될까 봐 대승적 결단을 내린 것으로 들었다”고 밝혔다.

당은 ‘윤·한 갈등’ 봉합 후 거듭 대통령실의 요구에 밀려나는 모양새가 됐다. ‘당은 당, 정은 정’이라던 한 위원장이 윤 대통령과 만나 90도로 숙인 후 김 비대위원은 더 이상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를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김 여사 주가조작 의혹 특검법에 “새로 드러날 것이 없다”며 야당 공격에 앞장섰다. 당에서도 김 여사 사과론이 사라졌다. 이어 김 비대위원이 출마 의사를 접으면서 한 위원장이 추진했던 대표적인 민주당 저격 공천이 대통령실의 압박에 의해 무산된 셈이 됐다. 당정관계가 대통령 직할체제로 회귀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마포을을 지역구로 둔 정 최고위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마포을이 안동역인가? 안 오는 건지 못 오는 건지 오지 않는 국힘아”라며 “비겁하게 딴사람 보내지 말고 ‘니가 와라 한동훈!’”이라고 적었다. 이는 가수 진성의 히트곡 ‘안동역’의 가사를 패러디해 비꼰 것이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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