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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물가와 GDP

[표류하는 물가정책] 급등한 먹거리 공습에 속수무책…환율도 변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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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배 이어 귤도 1년새 58.2% 급등

수입과일도 대체수요 증가...높은 가격 계속

"유통구조 개선·생산기반 안정화 시급"

아주경제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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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먹거리 품목이 국내 물가 안정 기조를 위협하는 주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수입 물량 확대와 할인율 상향 외에 이렇다 할 대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 긴축 장기화에 따른 달러화 강세가 현실화될 경우 정부가 기대한 가격과 수요 분산 효과가 반감될 여지가 커 보다 근본적인 먹거리 물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감귤(상급) 10개당 평균 소매가는 5442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2% 올랐다. 감귤 작황은 좋은 상황이나 사과와 배 등 제철과일 가격이 급등하면서 상대적으로 값이 싼 감귤로 수요가 몰렸다.

농축수산물 가격은 명절을 앞두고 과일·채소류를 중심으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월 말 기준 사과(후지) 10개의 전국 평균 소매가는 2만5842원으로 전년 동기(2만2647원) 대비 14.1% 올랐고 평년(2만4135원)과 비교해선 7.1% 상승했다. 토마토(60.3%), 단감(67.1%), 딸기(35.3%), 배(4.8%) 가격도 뛰었다.

수입과일도 마찬가지다. 높아진 국산과일 시세에 수입산으로 대체 수요가 몰리면서 수입산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정부가 수입과일에 대해 역대 최고 수준의 할당관세를 적용해 먹거리 가격 안정화에 나서고 있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작년 말 1280원대까지 하락했던 원·달러 환율이 올 들어 1340원대까지 뛰는 등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는 점도 먹거리 물가에 있어서는 불안 요소다. 최근 미국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대한 과도한 기대 심리가 약해지면서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가뜩이나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특성 상 원·달러 환율이 뛰면 원유와 곡물가 등 수입 원자재 가격도 동반 상승한다. 여기에 고유가와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수입 비용 상승 역시 수입과일 가격 오름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먹거리 물가 상승세는 사회 전반적인 고물가 기조 속에서도 유독 큰 비중을 차지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가공식품물가는 6.8% 상승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3.6%)과 큰 차이를 보였다. 작년 국내 외식물가 상승률도 6.0% 올랐다. 이는 1년 전인 2022년(7.7%)보다 둔화한 수준이긴 하나 해당 연도를 제외하면 1994년(6.8%) 이후 3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로 인해 국내 먹거리 물가에 대한 유통비용과 생산기반 등 구조적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물가 안정을 위한 급선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농산물 등 식자재 유통단계가 복잡해지면서 부과되는 비용이 결국 소비자 부담으로 작용하는 만큼 유통 단계 단축 등이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실제 국내 유통비용률은 지난 2016년 44.8%에서 2021년 48.8%로 꾸준히 늘고 있다. 2022년 수치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이와 비슷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게 시장 중론이다. aT는 이달 중순 해당 수치를 공개할 예정이다.

김한호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농산물 등 먹거리 가격 불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복잡한 유통 구조를 해결하는 것은 물론, 경영 안정 정책을 제대로 도입해 생산 기반부터 안정시키는 것이 장기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주경제=최예지 기자 ruizhi@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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