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포공항, 이동해 기자] 24일 보이그룹 비에이피 힘찬이 해외일정 참석 차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일본 도쿄로 출국하고 있다. / eastsea@osen.co.kr |
[OSEN=박소영 기자] “술을 멀리하라”
재판부가 성범죄 혐의로 거듭 법정에 선 보이그룹 B.A.P 출신 힘찬에게 한 말이다. 구속은 안 할 테니 자발적으로 술을 멀리하라는 건데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권성수 부장판사)는 1일 오전 열린 공판에서 힘찬에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또한 집행유예 기간 내 보호관찰과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강의 수강, 3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 제한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범행의 경우나 내용, 범행 방법, 그리고 피해자들과의 관계 등에 비추어 봤을 때 죄질이 좋지 않다”며 “피고인(힘찬)은 동종의 범행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중이었음에도 자숙하지 않고 다시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 팬으로 피고인을 걱정했던 피해자의 신뢰관계를 저버렸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다만 힘찬이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있다는 점과 피해자 모두와 합의해 피해자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이 정상으로 참작됐다. 앞서 검찰은 힘찬에게 징역 7년을 구형, 신상정보 공개·고지, 10년 간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취업 제한, 3년 간 위치추적 장치 부착, 4년 간 보호관찰을 내려 달라 재판부에 요청했던 바다.
그럼에도 재판부가 힘찬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준 건 스스로 혐의를 인정하고 피해자와 합의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재판부는 “이 사건과 관련해 재판부가 고민을 많이 했다"며 "여러 가지 정황들을 참작해 이번에 한해 집행유예 판결을 하니 그 기간 특별준수사항을 잘 지키고 술을 멀리하라”고 지시했다.
재판부가 추가로 지시한 건 보호관찰 기간 피해자나 가족에게 접근하거나 연락하지 말 것, 혈중알코올농도 0.05% 이상의 음주를 금할 것, 음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보호관찰관 검사 요구에 응할 것 등이다. 힘찬이 술에 취해서 저지른 범죄들이기에 술을 멀리하라는 지시가 눈길을 끈다.
힘찬은 2018년 7월 남양주의 한 펜션에서 20대 여성 추행한 혐의로 2019년 6월 불구속 기소됐다. 이어 2021년 2월 열린 1심에서 징역 10개월과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처벌을 선고받았지만 항소했다. 이후 항소심에서도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아 법정 구속됐다.
2022년 4월에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한 주점에서 여성 2명을 강제 추행한 혐의를 추가했다. 피해자들은 힘찬이 휴대전화를 갑자기 가져갔고 허리를 감싸는가 하면 가슴을 만진 느낌이 들었다고 주장했다. 힘찬은 피해 여성 2인과 각각 천만 원을 주고 합의를 마쳤다.
그런데 이 사건 한 달 만에 또다시 세 번째 성범죄를 저질렀다. 2022년 5월 힘찬은 서울 은평구에서 피해자를 성폭행하고 불법촬영했다. 이후엔 피해자와 연락하는 과정에서 음란물을 전송한 혐의도 받는다. 힘찬은 2023년 12월 형기를 마쳤으나 추가 성범죄가 드러나 또다시 법정에 섰다.
그러나 이번 재판부는 집행유예를 선고하며 힘찬에게 갱생의 기회를 줬다. 술을 멀리하라는 아주 특별한(?) 지시사항과 함께. 물론 실형은 면했으나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이란 처벌이 가볍다고는 할 수 없고 그와 합의한 피해자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았다고는 하나 사회적 경각심과 사안의 심각성 만큼 대중의 날선 시선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무려 3번이나 성범죄를 저지른 것에 대해서는 솜방망이 처벌이라고 볼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는 것.
물론 일각에서는 힘찬이 실제로 술을 멀리하며 반성과 갱생의 삶을 제대로 살길 바라는 이들도 있다. 힘찬의 연예계 복귀는 다소 어려워진 상황에서 그가 향후 어떤 행보로 남은 인생을 채워갈지 좀 더 지켜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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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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