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결정 어렵다고 책임 떠넘겨”
총선 위성정당 참여도 당원투표
1일 헤럴드경제 취재에 따르면 민주당은 비례대표 선거제 결정을 놓고 치러질 전 당원 투표를 위한 실무 작업에 착수했다. 투표에 대한 최종 결정은 최고위원회의 공식적인 논의와 의결을 거치게 된다. 그간 지도부가 설 연휴 전 선거제에 대한 민주당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고 예고해온 만큼, 빠른 시일 내 투표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당내에선 ‘책임 떠넘기기’라는 비판이 나온다. 최종 결정을 내려야 할 이 대표가 대선 후보 당시 직접 약속한 연동형 사수를 지키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커지자, 당심을 명분으로 부담을 분산 시키기 위한 ‘우회안’을 택했다는 지적이다. 그간 민주당 지도부 다수는 병립형 회귀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이 대표에게 지속적으로 전달해왔다. 한 지도부 관계자는 “병립형을 고집하는 의원이든 이에 반발하며 준연동형을 주장하는 의원이든 이 대표가 결론을 내고 설득하면 따르겠다는 상황”이라고 했다.
친명계 의원들마저 거세게 비판하고 있다. 한 친명계 의원은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전당원투표에 대해 “무책임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선거제는 지도부가, 당대표와 최고위원들이 달성해야 할 정치적 목표를 고려해 책임감을 갖고 결정해 의원들을 설득하고 중지를 모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의 결정이 어렵다고 당원투표에 던져버려선 안 된다”며 “당대표가 자신의 정치적 방향을 믿고 뽑아준 당원들에게 이 현안을 묻는 것도 적절치 않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친명계 의원도 “지도부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선거제를 전당원투표에 부쳐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 대표가 당내에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직접 이야기했으니 이제 결정을 내릴 시간이다”라며 “대표가 결단만 하면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민주당이 불리한 정치적 사안에 대한 결정을 전 당원 투표에 부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0년 3월 21대 총선을 앞두고 ‘위성정당 참여’ 여부를 전 당원 투표를 통해 결정했다. 2020년 11월엔 서울·부산 시장 보궐선거 후보 공천 여부를 전 당원 투표에 부쳤다. 당시 보궐선거는 박원순·오거돈 전 시장의 성비위로 발생했다.
한 민주당 의원은 “우리 당 소속 인사의 잘못으로 보궐선거를 치르면 후보를 내지 않겠다는 당헌이 있는데도 당원 투표를 실시한 뒤 공천을 해서 얼마나 많은 국민적 비판을 받았느냐”라며 “선거제 까지 이런 식으로 결정하면 큰 정치적 타격을 다시 한번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양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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