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왼쪽부터)정운천(국민의힘)·양경숙(더불어민주당)·강성희(진보당) 의원 ⓒ고성준 기자·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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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 전주시는 그동안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텃밭으로 분류돼 왔던 지역이다. 지금까지 펼쳐진 총선서 민주당 후보가 다른 정당 후보에 비해 압도적인 득표를 받아온 곳이기도 하다. 민주당 후보들이 나오면 대부분 찍어줬을 정도였다. 그러나 상황이 이내 곧 뒤바뀌기 시작했다. 민주당 이상직 전 의원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형을 선고받아 의원직을 상실하자, 민심이 들끓는 모습이다. 민주당도 지난해 열린 재보궐선거서 후보를 내지 않았다.
무주공산
무공천으로 선거를 치렀지만, 민주당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나서는 등 민주당 계열 인사들이 여럿 출마했다. 전주을 유권자들은 민주당 계열 후보를 선택하지 않았고 결국 진보당 강성희 후보가 당선됐다. 광주와 함께 전통적으로 투표율이 높은 호남지역 중 한 곳이지만, 득표율도 그다지 높지 않았다.
강 의원은 최근 이름값을 높였다. 얼마 전 있었던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의 강제 퇴장 사건 덕분이다. 당시 강 의원은 전북 전주시 한국의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서 열린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에 앞서 윤 대통령과 악수하며 국정기조 전환을 요구했다.
이 과정서 대통령실경호처 직원이 강 의원의 몸을 들고, 입을 틀어 막아 행사장 밖으로 끌고 나갔다. 일각에선 진보당이 해당 이슈로 원내 진출을 꾀하려 했던 게 아니었냐는 해석도 제기됐다. 전주을의 경우, 민주당 양경숙 의원이 공천받게 될 경우 현역 의원 3명이 맞붙는 이색적인 구도가 펼쳐진다.
여당인 국민의힘으로선 지난해 재보선 당시 6명의 후보 중 득표율 5위를 기록한 점이 뼈아프다. 총선 직전 국민의힘 후보였던 최형재 전 후보는 득표율 20%를 받았었다. 유의미한 결과였다.
그러나 일련의 사태를 겪으면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빠르게 하락세를 보였다. 시작은 김재원 전 최고위원이 언급한 5·18 정신 헌법 수록 반대였다. 또 전북 잼버리 사태의 여파로 전북서 국민의힘을 향한 여론이 싸늘하다. 이와 함께 새만금 사회간접자본 (SOC) 예산 삭감도 지지율 하락에 한몫했다.
최소 현역 3인 맞붙을 수도
국민의힘 민심 회복 가능?
이 같은 민심을 반영하듯 현재 호남지역에 국민의힘 예비후보로 등록한 인물은 정운천 의원을 포함해 단 2명 뿐이다. 3선 중진에 도전하는 정 의원은 전북 태생으로 전북도지사도 도전했었다. 낙선하긴 했지만, 득표율 18%라는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고, 이후 총선에 출마해 35%의 득표율을 기록해 가능성이 있음을 충분히 입증해왔다.
그는 전북서 유일하게 당선 이력을 가진 국회의원으로 지난 20대 총선서 37%를 득표해 여의도에 입성했다. 21대 총선에서는 비례대표로 재선에 성공했다.
이후 지난 재보선서 패하면서 전북도 당협위원장직을 내려놨다가 지난 22일, 전주을 출마를 선언했다. 22대 국회서 풀어야 할 전북 현안으로 전주가 중심이 되는 광역교통망 구축, 새만금 예산 조기 집행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당내 경쟁자가 딱히 없어 정 의원이 무난하게 공천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후보가 집중된 민주당에선 여러 후보들이 난립하고 있다. 출마가 예상되거나 예비후보로 등록한 인물만 8명이다. 현역 양경숙 의원이 공식적으로 출마의 포문을 열었다. 양 의원은 “소멸해가는 전북을 되살릴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중차대한 선거”라며 도전 의지를 드러냈다.
민주당 분열 막아야 승리
제3지대 참전 최대 변수
문제는 당내 상황이다. 지방선거 당시 귀책 사유의 발생으로 민주당은 전주을을 전략·단수 공천 지역으로 지정해버렸다. 대표적인 인물로 거론되는 인물이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과 여운태 전 육군 참모차장이다. ‘윤석열 사단 청산’을 출마 명분이라고 밝힌 이 위원은 전주서 북콘서트를 가졌다.
여 전 참모차장 역시 민주당 검증위를 통과하면서 양 의원에게는 악재로 여겨진다.
여기에 고종윤·성치두·이덕춘·박진만·최형재 등 5명의 인사들도 민주당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전북에 있는 10개의 선거구 가운데 가장 경쟁이 치열하다.
문제는 이런 전략공천 작전이 성공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20대 총선 당시에도 민주당은 전북지역을 전략 지역으로 분류해 후보를 냈는데, 다수의 후보들이 낙선하고 말았다. 이 때문에 민주당에서는 전략공천을 고심하면서도, 분열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특정 후보를 지지하던 지지층이 다른 후보를 택했던 탓이다.
제3지대가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는 마당에 공천받지 못한 후보들의 무더기 탈당까지 예상돼 무소속 출마도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복잡한 선거구도 속에서 제3지대까지 참전하게 될 경우, 상황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민주당 지지율이 과거에 비해 많이 하락한 가운데, 자칫 분열 시 3지대가 힘을 받을 수 있다. 이낙연 전 총리도 민주당 탈당 후 개혁미래당(가칭)을 창당했다. 이 전 총리를 따라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도 민주당을 탈당했다.
가늠자
이렇게 되면 민주당 표심은 분산될 수밖에 없다. 현역 의원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제3지대가 힘을 받는다면, 다른 지역의 선거 지형 역시 균열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연장선상서 전주을은 이번 총선서 전국 민심의 지표를 보여줄 가늠자가 될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민주당, 국민의힘, 진보당, 제3지대 중 어느 한 곳도 결코 우세하다고 여길 수 없다. 앞으로 분산된 세력을 조금이라도 더 결집시키는 쪽이 유리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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