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30일 경기도 성남시 제2테크노밸리 기업지원 허브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 일곱번째, 상생의 디지털, 국민권익 보호’에서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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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는 게임 서비스 종료 시 미사용 아이템이나 사용 기한이 남은 아이템도 환불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게임 출시 후 인기가 식었을 때 갑자기 일명 ‘섭종’(서비스 종료) 해버리는 ‘먹튀’ 게임으로부터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또 이용자 의무 보호에서 빗겨나 있는 해외 게임사에는 국내 대리인 지정을 의무화해 게임 관리 방안을 마련토록 할 방침이다. 게임업계는 이용자 보호와 국내 업체 역차별을 막기 위해서라도 실효성 있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문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공정거래위원회 등과 함께 30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경기 판교 제2테크노밸리에서 열린 민생토론회에서 이러한 게임 이용자 권익 향상을 위한 정책을 발표했다.
우선 공정위는 온라인·모바일 게임 표준약관을 개정해 갑작스러운 게임 서비스 종료 시 최소 30일 이상 환불을 전담하는 창구 운영을 의무화하도록 할 방침이다. 지금까지는 게임 내 아이템 상품 환불이 게임사마다 자율적으로 시행돼, 서비스 종료 시 이용자 대부분은 돈을 써서 구매한 아이템 등을 모두 날려야 해 ‘먹튀 논란’이 뒤따랐다.
또 전자상거래법상에도 ‘동의의결제’를 도입해 게임사의 소비자 기만행위로 발생한 피해를 신속하게 구제할 수 있도록 했다. 동의의결제는 사업자 스스로 시정 방안을 제안하고 공정위가 이를 인정할 경우, 행위의 위법성을 따지지 않고 사건을 신속하게 종결시키는 제도다.
문체부는 “게임사가 이용자들과 소통해 피해 보상안을 갖고 오면 공정위가 심의해 의결하게 돼 재판으로 가면 몇 년씩 걸릴 사안을 몇 달 만에 처리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울러 문체부는 공정위와 추가 입법을 통해 국내에 영업장이 없는 해외 게임사에 대해 국내 대리인 제도를 도입토록 한다. 법 미준수 게임물의 유통을 금지하고 이용자 보호 의무를 부여하기 위해서다.
그간 업계에서는 중국 게임사들이 과금을 유도하다가 환불 고지 없이 서비스를 중단하는 등의 먹튀 운영으로 계속 논란이 돼 왔으나, 책임을 물을 방법이 없었다.
문체부는 오는 3월부터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가 의무화됨에 따라 게임물관리위원회(게임위)에 24명 규모의 ‘확률형 아이템 모니터링단’을 설치해 모니터링과 검증 업무를 맡길 예정이다. 모니터링단은 게임사의 확률 정보 허위 표시가 확인될 경우, 공정위에 직권조사를 의뢰해 정밀 조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그 외 게임 내 소액 사기의 경우 전국 150개 경찰서에 200명 안팎의 게임 아이템 사기 수사 전담인력을 지정하고, 게임위가 가진 게임물 등급분류 권한은 국제 추세에 맞춰 단계적으로 민간으로 이양키로 했다.
게임업계는 다른 산업에 도입된 국내 대리인 제도가 유명무실하는 지적을 받아온 만큼 효과 있는 법안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용자 보호와 함께 국내 업체가 겪는 역차별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해외 게임사들에게 동일한 기준을 적용할 수 있도록 국내 대리인 제도가 실효성 있게 운영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병극 문체부 1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국내 대리인 지정 의무는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라 현실적으로 (제도 도입 전까지) 갭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용자 보호만큼 게임산업 육성도 중요하게 생각해 3월 중 게임산업 진흥 방안도 발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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