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임종석 겨냥한 윤희숙 띄우며 “누가 경제 살릴 것 같나”
중·성동을 하태경·이영, 구로을 태영호…‘자객공천’ 승부수
민주당 “정부 실정 덮는 퇴행”…지역구 경쟁 인사들도 반발
인재영입식…한동훈 “멋진 분들 오셔서 이길 것 같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인재영입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 비대위원장, 진양혜 전 KBS 아나운서, 신동욱 전 TV조선 앵커, 이레나 이화여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 하정훈 소아청소년과의원 원장, 윤재옥 원내대표. 조태형 기자 phototom@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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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시대정신으로 내세운 ‘86 운동권 청산’을 위해 서울에 지역구를 둔 운동권 출신 더불어민주당 현역 국회의원을 겨냥한 ‘자객 공천’을 현실화할 조짐이다. 민주당 의원이 대다수인 수도권에서 운동권심판론으로 맞불을 놔 야당의 정권심판론을 뛰어넘으려는 전략이다.
한 위원장은 29일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전날 서울 중·성동갑 출마를 선언한 윤희숙 전 의원을 언급하며 “임종석과 윤희숙 (중에) 누가 경제를 살릴 것 같은가”라고 물었다. 민주당이 경제민생론을 제기하자,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3기 의장을 지낸 임종석 전 문재인 정부 대통령비서실장과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인 윤 전 의원을 대비해 민주당의 프레임을 깨려는 것이다. 한 위원장은 “오직 운동권 경력 하나로 수십년간 기득권을 차지하면서 정치무대를 장악해온 사람들이 민생경제를 말할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서울 마포을 현역 의원인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에 맞설 후보로 김경율 비대위원을 띄우며 정 최고위원을 “개딸 민주주의, 개딸 전체주의, 운동권의 특권 정치, 이재명 개인 사당화로 변질된 안타까운 지금의 민주당을 상징하는 얼굴”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총선 지역구 출마 희망자들의 공천 신청 접수를 시작한 이날, 한 위원장 기조에 발맞춘 출마 선언이 이어졌다. 서울 강남갑 현역 의원인 태영호 의원은 서울 구로을에서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민주당 의원에게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태 의원은 “지금은 586 운동권 정치인이 아니라 주민을 위해 열심히 일할 정치인이 필요하다”며 국민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윤 의원을 겨냥했다.
옆 지역구인 구로갑엔 YTN 앵커 출신인 호준석 국민의힘 대변인이 앞서 출마를 선언했다. 구로갑 현역 의원은 전대협 1기 의장을 지낸 이인영 민주당 의원이다. 부산 해운대갑에서 3선을 지낸 하태경 의원과 윤석열 정부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지낸 이영 전 의원은 이날 박성준 민주당 의원 지역구인 서울 중·성동을 출마를 발표했다. 이 지역엔 KDI 출신 이혜훈 전 의원도 앞서 출마 의사를 밝혔다.
이 밖에 검사 출신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이 서울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김민석 민주당 의원(서울 영등포을)에게 도전장을 던졌고, 전상범 전 부장판사는 경희대 총학생회장 출신이자 이재명 대표 비서실장인 천준호 의원(서울 강북갑) 지역구에 출사표를 냈다.
민주당은 운동권 청산이란 철 지난 구호를 들고나와 정부 실정을 은폐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임종석 전 실장은 이날 채널A 유튜브에 출연해 “지나치게 퇴행적이고 과거 군부 쿠데타 세력이 계속했던 얘기”라며 “부적절하거나 잘못한 것을 지적하면 될 일이지 전부 묶어서 프레임 씌우고 공격하지 말라”고 했다.
자객 공천이 가시화하자 해당 지역에서 출마를 준비해 온 당내 인사들은 반발했다. 중·성동갑 예비후보인 권오현 전 대통령실 행정관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사실상 전략공천인 것처럼 얘기하는 윤 전 의원 인식이 기존 기득권 정치권 인사들의 모습과 오버랩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밝혔다.
앞서 한 위원장이 김경율 비대위원을 띄웠을 땐 김성동 전 마포을 당협위원장이 반발했다. 또 한 위원장이 ‘이재명 저격수’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의 인천 계양을 공천을 시사하자, 2022년 6·1 보궐선거에서 이재명 대표와 맞붙었던 윤형선 전 당협위원장이 “연고 없는 낙하산 공천”이라고 비판했다.
정대연·이두리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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