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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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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투수' 사사키 행보, 미국도 관심…MLB닷컴 "언제 이적하고 싶은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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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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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빅리그 진출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던 일본프로야구(NPB) '괴물투수' 사사키 로키(지바 롯데 마린스)가 우여곡절 끝에 연봉 계약을 마친 가운데, 미국도 사사키의 행보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28일(한국시간) "지바 롯데에서 3시즌을 보낸 사사키가 벌써 MLB에서의 커리어를 노리고 있다. 이번주 연봉 계약을 마친 뒤 자신의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고 보도했다.

앞서 사사키는 2023시즌 종료 이후 구단에 빅리그 도전 의사를 전했다. 하지만 구단은 사사키의 요구를 거절했다. 요시이 마사토 지바 롯데 감독은 "현 구단에 은혜를 갚고 미국에 진출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그러면서 선수와 구단의 갈등이 시작됐다.

사사키는 해를 넘길 때까지 연봉 계약을 매듭짓지 않은 데 이어 지난 25일 여러 일본 매체를 통해 그가 일본프로야구 선수회에서 탈퇴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리그에서 뛰는 대부분의 선수들이 선수회에 가입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사키의 결정은 다소 이례적이었다. 예상치 못한 사사키의 '돌발 행동'에 일본 야구계가 큰 충격에 빠졌다.

자칫 스프링캠프 참가도 어려울 뻔했지만,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던 사사키는 결국 26일 연봉 계약을 마무리하면서 한 발 물러났다. 일본 매체 '스포니치 아넥스'에 따르면, 액수가 공개되진 않았으나 양 측은 8000만엔(약 7억 2300만원)에서 1억엔(약 9억 400만원) 사이의 금액에 연봉 계약을 마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전까지 일본프로야구에서 올 시즌 연봉 계약을 끝내지 않은 선수는 사사키가 유일했다.

27일 구단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사사키는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게 쉽지 않았다. 가장 먼저 팬들에게 걱정을 끼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올 시즌 연봉에 만족한다. 야구를 시작했을 때부터 늘 팀과 소통했다. 에이전트를 통해 협상이 이뤄졌고, 구단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반성했다.

이어 "앞으로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싶은 생각이 있지만, 지난해 부상 때문에 계획대로 시즌을 치르지 못했던 만큼 당장 2024시즌을 눈앞에 둔 시점에서는 올 시즌에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팀이 이기고 더 나은 시즌을 보낼 수 있도록 팀을 보태고 싶다"고 강조했다. 빅리그에 대한 꿈을 잠시 접어두고 2024시즌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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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키의 기자회견 내용을 전한 MLB.com은 "사사키는 언제 이적하길 원하는 것일까. 그는 얘기하지 않았다. 빠르면 2024시즌 이후 빅리그로 향할 수도 있다"며 "그러나 사사키가 25세 이전에 계약을 맺는다면 '메가 딜'을 성사시킬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 이유는 바로 미일프로야구 선수협정 때문이다. 해당 내용에 따르면, 만 25세 이전에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일본인 선수는 마이너리그 계약만 체결할 수 있다. 계약을 맺더라도 선수가 받을 수 있는 계약금은 최대 575만 달러(약 77억원)에 불과하며, 원소속구단이 받는 이적료도 최대 144만 달러(약 19억원)밖에 되지 않는다. '2001년생' 사사키도 예외는 아니다.

사사키의 재능은 말 그대로 '역대급'이다. 2020년 지바 롯데에 입단한 사사키는 고교 시절부터 160km/h 이상의 강속구를 뿌리면서 남다른 재능으로 주목을 받았다. 입단 3년 차였던 2022년 4월에는 오릭스 버팔로스를 상대로 9이닝 19탈삼진 무실점으로 NPB 최연소 퍼펙트게임이라는 대기록을 세우는가 하면, 해당 경기에서 13타자 연속 삼진이라는 기록을 만들기도 했다.

오타니 쇼헤이, 야마모토 요시노부(이상 LA 다저스) 등 쟁쟁한 선수들과 함께 일본 대표팀에 발탁된 사사키는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2경기(선발) 동안 7⅔이닝 1승 평균자책점 3.52의 성적을 남기면서 팀의 우승에 기여했다. MLB.com은 "일본이 우승하는 데 있어서 사사키는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전하기도 했다.

문제는 내구성이다. 사사키는 프로 데뷔 첫 해였던 2020년 단 1경기도 소화하지 않았고 이듬해에는 11경기 63⅓이닝 3승 2패 평균자책점 2.27로 시즌을 마쳤다. 2022년과 지난해 성적은 각각 20경기 129⅓이닝 9승 4패 평균자책점 2.02, 15경기 91이닝 7승 4패 평균자책점 1.78.

사사키는 프로 데뷔 이후 단 한 번도 규정 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구단 차원에서 선수를 관리해준 부분도 있지만, 사사키는 손가락 물집과 옆구리 통증 등 크고 작은 부상을 떠안았다. 한 시즌을 완전히 치를 수 있을 정도로 몸 상태를 만들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사키가 빅리그 도전을 고집했고, 당연히 지바 롯데로선 이를 수용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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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선배들을 보며 꿈을 키워나간 사사키 입장에서는 빅리그 진출을 노릴 법도 하다. 닛폰햄 파이터스에서 선수 생활을 하다가 빅리그 진출 이후 만화같은 이야기를 써내려가고 있는 오타니, 빅리그 투수 역사상 최고 보장액을 경신한 야마모토, 올겨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향한 마쓰이 유키 등 최근 빅리그에서 활약 중이거나 미국으로 떠난 일본인 선수들이 대체로 성공적인 계약을 따냈다.

하지만 사사키가 선배들의 뒤를 이으려면 자신의 가치를 입증해야 한다. 올 시즌 건강한 몸으로 많은 이닝을 책임지면서 뚜렷한 성과를 내는 게 우선이다. 커리어 하이를 목표로 삼겠다고 다짐한 사사키가 아쉬움을 만회할지 주목된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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