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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탈레반, 아프간 장악

유엔 "탈레반, 미혼·남성 보호자 없는 여성 대외활동 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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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흐람' 동반 않으면 출근·여행·병원 방문 제한"

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 여성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부가 미혼 여성의 사회활동 규제를 강화했다고 유엔이 밝혔다.

26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유엔은 22일 발표한 지난해 4분기 보고서에서 탈레반 정부가 미혼이거나 '마흐람'(남편·가족 등 남성 보호자)을 동반하지 않은 아프간 여성의 직장 생활, 여행, 의료 서비스 접근을 제한하고 있다고 밝혔다.

예컨대 아프간 선악부(Vice and Virtue Ministry)는 최근 의료 시설에서 일하려는 여성은 기혼이어야 한다고 발표했다. 미혼 여성이 직장을 갖는 건 부적절하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아프간 여성 의료 종사자 3명이 마흐람 없이 일하러 갔다는 이유로 구금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하겠다는 가족 측 보증서를 당국에 제출하고서야 풀려났다고 유엔은 전했다.

동부 팍티아주는 지난해 12월부터 마흐람을 동반하지 않은 여성이 보건 시설을 이용하는 것을 금지했다. 선악부가 역내 보건 시설을 직접 방문해 규정 준수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같은 시기 남부 칸다하르주에서는 마흐람 없는 여성의 버스 탑승이 금지됐다. 선악부가 직접 이 지역 버스 터미널을 찾아 기사 측에 이를 지시했다.

아프간에 마흐람과 관련된 공식 법률은 없으나 탈레반은 사실상 이를 강제하며 여성의 대외 활동을 옥죄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아프간에서는 2021년 8월 탈레반이 정권을 재장악한 이래 여성 탄압이 강화됐다.

여성의 중·고등, 대학 교육이 금지됐고 공원, 유원지, 체육관 등 접근이 차단됐다. 여성의 눈 부위를 제외하고 온몸을 가리는 '부르카' 착용도 의무화됐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아프간 정부의 이런 행보에 대해 "공포 그 자체다. 이런 일을 겪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반응했다고 유엔은 전했다.

이와 관련,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유엔이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를 무시한다고 비난했다.

무자히드는 "명시적인 이슬람 판결을 인권에 반하는 행위로 간주하는 건 한 민족의 신념에 대한 모욕"이라고 주장했다.

han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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