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피습 23일만에 배현진까지
4.10 총선서 모방범죄 가능성 염두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5일 개인 일정을 소화하던 중 10대 중학생에게 습격당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현역 정치인에 대한 테러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 23일만이다. /더팩트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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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김정수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 23일 만에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까지 습격당했다. 테러의 일상화 공포가 정치권 전반에 스며드는 형국이다. 특히 오는 4월 10일 총선 과정에서는 이와 같은 모방 범죄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여야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이유다.
여야는 본격적인 선거 국면에 앞서 출마 후보자들에 대한 안전 대책을 강구할 전망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법제화를 통한 경호 강화 등 물리력 확대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다만 사건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과열된 극단 양상을 여야 공동 성명 등으로 잠재우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26일 배 의원 피습 사건을 '정치 테러'로 규정하며 한목소리로 규탄했다. 앞서 배 의원은 전날 개인 일정을 소화하던 중 10대 중학생에게 습격당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대표가 지난 2일 부산 일정 중 괴한으로부터 흉기에 목을 찔린지 한 달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정치가 국민 증오를 전파하는 일을 끝내지 않는 한 불행한 사건은 계속 반복될 가능성 크다"며 "우리 정치권 전체가 공동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민주주의는 만연한 폭력에 질식당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도 같은 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명백한 정치테러가 분명하다. 당국의 특단 대책을 촉구한다"며 "민주당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모든 행태의 폭력과 테러에 반대하고 혐오를 반대하는 국민 연대를 넓혀가겠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선 범행 자체가 여야를 막론하고 발생하는 데다 범행 주기가 짧은 만큼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여야가 오는 4월 10일 전국 단위 선거를 앞둔 만큼 모방 범죄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배 의원이 지난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건물에서 습격당하는 CCTV 장면이 공개됐다. /배현진 의원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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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경찰은 이 대표 사건 이후 지난 8일부터 정치인 신변보호팀을 편성해 조치를 취하고 있다. 총선 국면에서는 이를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다만 유권자들과의 접촉면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유세 상황 속에서 출마자를 어디서 어떻게까지 경호해야 하는지 모호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인력 한계 등 구조적인 문제도 현재진행형이다.
이를 위해선 국회 차원에서 입법적 보완을 통해 추가 피해를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당인을 보호할 수 있는 인력과 경호 범위를 법적으로 마련하자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06년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가 커터칼 습격을 당하자 국회에서는 '요인경호법'이 발의된 바 있다. 경호 대상 범위를 주요 정치인으로 늘리자는 취지였지만 임기만료로 자동폐기됐다.
여야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구체적인 대책 마련에 나설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오는 29일 윤희근 경찰청장을 비롯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논의를 갖는다. 현재 경찰의 경호나 경비 대책이 주로 선거 운동 기간 중으로 제한돼 있는 점에 대한 언급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특별기구 등 입법적으로 보완이 필요한 사안인지 검토할 예정이다. 민주당 역시 총선 과정에서의 모방범죄가 우려되는 만큼 종합적인 대책 방지 마련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다만 법 제정 등이 능사는 아니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테러의 원인으로 분석되는 극심한 정치 양극화를 여야 결의문 등으로 해소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 대표나 배 의원 사건에 대한 책임은 극단의 정치를 되풀이했던 여야 모두에게 있는 셈"이라며 "여야가 이를 반성한다는 내용의 공동선언문 형태로 과열된 지금 상황을 누그러뜨려 주는 게 선행돼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 관계자 역시 "실질적 대비책을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앞서 여야가 한목소리를 내주는 것이 더 효과가 있다고 본다"며 "그동안 정치가 너무 '내 편이 아니면 적'이라는 식으로 가지 않았느냐"고 전했다.
js8814@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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