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군이 A씨 가슴팍을 때리고 있는 모습. /SBS |
돌봄센터의 한 체육 교사가 자신을 때리는 아이를 제지했다가 되레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당했다. 이 교사는 경찰에서 무혐의를 받았는데, 돌봄센터 측이 경찰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해당 교사를 해직해 논란이 일었다.
24일 경기북부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여성청소년범죄수사대는 아동학대 혐의를 받는 40대 방과 후 체육 교사 A씨에 대해 두 달간의 수사 끝에 혐의가 없다고 판단해 최근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문제의 상황은 지난해 11월 경기도의 한 돌봄센터에서 발생했다. A씨가 수업 진행 중 소란을 부린 초등학생 2학년 B군을 훈육하다, 부모와 돌봄센터의 신고로 경찰 수사를 받게 됐다.
언론 등을 통해 공개된 CCTV 영상에는 당시 상황이 고스란히 담겼다. 이를 보면, A씨가 B군을 붙잡고 앉아 대화를 시도하려고 하자 B군이 갑자기 A씨의 가슴을 깨물었다. 이어 B군은 자신을 제지하려는 A씨를 손과 발로 때렸다. 발로 복부 쪽을 차기도 했다. A씨가 난동을 막는 과정에서 B군이 넘어졌다. A씨가 B군의 팔과 다리를 제압하고 있는데, B군이 저항하는 과정에서 생긴 상황이었다. A씨는 즉각 B군을 뒤에서 끌어안은 뒤 진정시키기 시작했다.
A씨가 언론에 제보한 사진에는 팔 곳곳에 물리고 긁힌 자국이 가득한 모습이 담겼다. A씨는 SBS 인터뷰에서 “아이가 복부와 낭심, 다리를 차더라”며 “아이를 잡았는데, 욕을 하면서 침을 뱉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로 깨물길래 제가 ‘선생님 피 나도 좋고, 다쳐도 좋으니까 너 흥분만 좀 가라앉혀줘’라고 말했다”고 했다.
그러나 부모와 센터는 A씨가 힘으로 B군의 목을 조르고 넘어뜨렸다며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뿐만 아니라 센터 측은 “피해자와 가해자를 분리하기 위한 조치”라며 학대 여부에 대한 결론이 나기도 전에 A씨를 해직했다고 한다. 이에 A씨는 “사명감을 가지고 일을 했는데, 이번 일로 ‘이제 아이들을 어떻게 지도하고 알려주고 해야 하지’라는 회의가 든다”고 했다.
센터는 아동학대 무혐의 결론 이후 뒤늦게 A씨에게 복직을 권유했지만, A씨는 이를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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