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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연재] 인터풋볼 '최인영 칼럼'

[최인영 칼럼] 예방주사 맞은 클린스만호, 더욱 세심한 준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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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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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골키퍼는 이제 더 이상 기피 포지션이 아니다. 그만큼 현대 축구에 있어서 중요한 포지션이지만 우리는 골키퍼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그래서 '인터풋볼'이 준비했다. 한국 축구 역사상 월드컵 최초의 무실점 경기 골키퍼이자, 골키퍼의 스타플레이어 시대를 열었던 '레전드' 최인영이 차원이 다른 축구 이야기를 들려준다. [편집자주]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의 꿈을 안고 카타르에 입성했다. 역대 최강 전력이라는 평가와 함께 바레인과 1차전에서 3-1 승리를 거두면서 순항했으나, 2차전에서는 요르단과 2-2로 비기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아시아 축구의 발전과 함께 요르단의 1차전 4-0 대승은 우연히 이루어진 것은 아니었다는 것이 증명된 셈이다.

한국은 요르단과 2차전에서 전반 시작과 함께 공격을 주도했고, 손흥민이 페널티킥을 얻어내 성공시키며 앞서갔다. 그러나 이후 요르단의 거칠고 과격한 플레이에 미드필더들이 당황하면서 빌드업 플레이가 이루어지지 않고 많은 실수를 범했다. 기회를 요르단에 내주고 많은 코너킥을 허용했다.

결국 전반 35분에 요르단의 코너킥을 수비하던 박용우가 미리 대비하지 못하고 늦게 머리를 대면서 자책골을 허용한 후 대한민국은 경기력이 현저히 떨어지며 결국 전반전 추가시간에 골을 허용 1-2로 전반전을 마쳤다.

후반전에는 경기력이 떨어진 박용우, 이기제를 대신해 홍현석, 박태환을 투입. 적극적인 공격 위주의 경기를 펼치기 시작했고 요르단 선수들의 체력 저하하면서 경기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었다.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한 조규성과 이재성을 오현규와 정우영으로 바꾸고 체력전을 펼친 끝에 추가시간에 자책골에 의해 무승부를 기록했다.

우선은 선수들도 실망했을 것이고, 국내 팬들도 실망했겠지만 그만큼 요즘의 국가대표 축구팀 간의 대결에서는 강팀도 약팀도 사라졌다는 것을 보여준 경기였다. 한국과 함께 강력한 우승후보로 평가받던 일본이 이라크에 1-2로 진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필자가 요르단전을 평가하자면 상대의 강력한 몸싸움과 압박에 대한 대비가 없었고 패스 연결이 되지 못하여 중간에 끊기고 많은 파울을 다하면서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고 생각한다.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상대가 강하게 나오면 절대 피해가서는 경기의 주도권을 잡을 수가 없다. 주도권을 빼앗기면 경기력이 살아나지 못하고 어려운 경기를 하게 된다. 이럴 때는 간결한 볼 처리가 필수이다. 원터치 나 투 터치만 해야 하고 볼 주변으로 많은 선수가 접근해야지만 상대 팀의 강력한 몸싸움과 압박을 이겨 낼 수 있다.

2차전은 결국 요르단 선수들이 마지막에 체력이 떨어지면서 무승부를 얻어낼 수 있었으나 앞으로는 더욱 세심하게 준비해야 할 것이다.

진정한 승부처는 16강 토너먼트부터이기 때문에 더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조직력을 강화하는 데 노력해야 할 것이다. 위로 가면 갈수록 더 강한 팀을 상대해야 해서 컨디션을 좋게 만들고 경기에 임해야겠다.

요르단 경기는 예방주사를 맞았다는 생각으로 다음 경기부터는 대한민국의 강력한 힘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글=최인영(1994년 미국 월드컵 국가대표 골키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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