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모습. 뉴욕/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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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다우존스종합지수가 최근 사상 최고 수준을 경신하는 등 미국 증시가 호황이다. 이런 미국 훈풍은 태평양을 건너면서 식어버린 듯하다. 국내 증시는 미국보다 침체에 빠진 중화권 증시에 더 영향을 받는 모습이다. 어두운 국내 기업의 실적 전망도 국내 증시를 짓누르고 있다.
22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36% 오른 3만8001.81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S&P500지수도 0.22% 오른 4850.43으로 전 거래일에 이어 최고 수준을 다시 경신했다. 나스닥도 역시 0.32% 상승 마감했다. 올해 들어 미국 증시는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조기 금리인하 기대감이 식으면서 약세를 보이는가 했지만, 인공지능(AI) 기대감이 일면서 기술주와 반도체 중심의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화권 증시는 새해 들어 침체 그자체다. 대표적으로 주가연계증권(ELS) 투자 손실과 직결되는 홍콩에이치(H)지수는 22일 장중 한때 5천선이 깨졌다. 경기 침체 우려가 계속된 탓이다. 최설화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연초 중화권 주식시장의 급락은 예상보다 약한 경기부양책에 따른 자금 이탈 때문”이라며 “당분간 예상을 웃도는 부양책이 나올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말했다. 중국정부가 증시 부양을 위해 약 2조위안의 자금 투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블룸버그 보도가 나오며 23일 중화권 증시는 반등했지만, 시장 심리가 바뀔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구심이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국과 중국 증시 온도 차가 큰 가운데 한국은 미국보다는 중국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23일 코스피는 0.58% 오른 2478.61로 마감하긴 했으나 연초 대비로는 7% 넘게 하락한 수준이다. 코스닥지수 역시 23일에는 강보합 마감했으나 연초 대비 4.42% 낮다. 일본의 닛케이225지수가 반도체 관련주를 중심으로 오르면서 미국발 훈풍을 반영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증시 향방에 영향을 미치는 국내 기업의 실적 눈높이가 낮아진 것이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키움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기업 이익의) 절대적 수준이 회복 경로를 밟을 것은 분명하지만, 지난해 연말 이후 이익 전망의 하향 압력이 높은 점은 부담”이라며 “2024년 주요국 전망치 추이를 보면 대만과 유럽 증시 다음으로 한국의 실적 전망 하향이 크다. 반면 일본 증시는 선진 증시 가운데 가장 탄력적으로 이익 모멘텀이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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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증시를 이끌었던 2차전지 업종의 불확실성도 국내 증시를 짓누르고 있다. 곽병열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차와 2차전지 산업의 미래 성장성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데 국내 증시는 2차전지 업종 비중이 글로벌 대비 커서 높은 변동성이 우려된다”고 전했다. 증권가는 2차전지 대표 종목인 에코프로비엠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적자전환했을 것으로 전망한다.
미국과 중국 모두 최근 주가 움직임이 컸던 만큼, 당분간은 이달 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새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지켜보며 숨 고르기 국면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정용택 아이비케이(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결국 미국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되돌려지는 과정인데, 선진국 지수로 분류되는 일본과 비교하면 한국은 미국의 금리정책에 훨씬 더 민감하게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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