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천·상하이종합·항생·H지수 올해 10% 안팎 하락
경제 우려에 투자자 이탈…한국 ELS 등 손실 우려
“안정화 기금 투입 고려…중장기 영향은 제한적”
중국 푸양시의 한 증권사에서 투자자들이 증시 현황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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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와 심천종합지수는 전날보다 각각 0.53%, 0.95% 상승 마감했다. 홍콩 항셍지수와 H지수도 3% 안팎 상승률을 기록했다. 주가 부양에 대한 기대감과 전날 큰 폭의 하락에 따른 저점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저조한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와 심천종합지수는 연초들어 각각 6.9%, 11.5% 떨어졌다. 홍콩 항셍지수와 H지수도 10% 가량 하락한 상태다.
중국 증시가 급락한 이유는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부동산 침체 등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과 달러화 강세(위안화 약세) 등이 복합 작용하고 있다. 적극적인 통화·재정정책도 나오지 않아 시장의 실망감을 키우고 있다.
중국 증시 폭락에 주요 투자자들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한국에서도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연계증권(ELS)손실이 커 금융권 리스크로 확산하고 있다. ELS는 기초자산 가격이 만기 때까지 손실 구간인 녹인(knock-in)에 진입하지 않아야 원금과 이자를 받는데 최근 H지수 급락으로 녹인 구간에 진입해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로이터통신은 올해 현재까지 국내 주요 은행이 판매한 만기된 지수 연계 파생상품 4326억원 중 절반 가량인 2164억원 규모 손실이 발생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중국 증시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중국 내에서도 대책 마련에 나설 조짐이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전날 상무회의를 주재해 “자본시장의 기본 시스템 개선과 투자 및 자금 조달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상장기업의 품질과 투자가치를 적극 제고해야 한다”며 “표준화되고 투명한 시장 환경을 조성하고 정책 수단의 혁신과 조정을 강화해 자본시장의 안정적이고 건전한 발전을 촉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
중국 상무회의 이후 실질 조치를 검토하는 움직임도 감지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정책 입안자들은 홍콩 거래소를 통해 증시 안정화 기금의 일환으로 중국 국영기업의 해외 계좌에서 약 2조위안(약 372조원)을 동원하려고 한다”고 보도했다. 또 중국증권금융공사(CSFC)와 중앙휘친투자유한공사(CHI)를 통해서도 역내 주식 투자를 위한 3000억위안(약 55조8000억원)을 투자하기 위한 자금을 배정했다고도 전했다.
소식통들은 중국 당국이 다른 옵션도 고려하고 있으며 최고 지도부의 승인을 받으면 이르면 이번주 일부 조치를 발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블룸버그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중국 당국의 부양책 검토 소식이 전해진 후 이날 중국 증시는 상승했지만 하락세를 방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전략가인 마빈 첸은 “중국 정부의 지원 패키지는 단기적으로 하락세를 막고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지만 추가 조치가 취해지지 않으면 국영기업의 매입만으로는 시장 심리를 바꾸기엔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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