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역사 새로 쓴 대학생 던랩
US주니어-US 아마추어 우승 등
美아마추어 대회 휩쓴 최강자
PGA 정상 올라 우즈 기록 넘어
20세 대학생 골퍼 닉 던랩(미국)이 22일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최종 4라운드 18번홀에서 우승을 확정짓는 1.7m 파 퍼트를 성공시킨 뒤 포효하고 있다. 던랩은 아마추어 선수로는 33년 만에 PGA투어 정상에 올랐다. 라킨타=AP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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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세 때 출전한 동네 골프 대회에서 ‘꿈의 59타’를 쳤다. 중학생 시절엔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뛰는 프로 선수와 내기 골프를 쳐 돈을 딴 적도 있다. 15세 때는 섭씨 40도에 이르는 무더위 속에서 콘페리(2부)투어에 출전한 선수의 캐디백을 멨다.
어릴 때부터 남달랐던 닉 던랩이 아마추어 선수로는 33년 만에 PGA투어 정상에 올랐다. 미국 앨라배마대 2학년인 던랩은 2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킨타에 있는 피트다이 스타디움 코스(파72)에서 열린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4라운드에서 2언더파 70타를 쳤다. 최종 합계 29언더파 259타를 기록한 던랩은 크리스티안 베자위덴하우트(남아프리카공화국)를 한 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던랩은 1991년 투손 오픈 우승자 필 미컬슨(미국) 이후 33년 만에 PGA투어 정상을 차지한 아마추어 선수가 됐다. 이날 20세 29일이 된 던랩은 PGA투어 역대 두 번째로 어린 나이에 우승을 거뒀다. 역대 최연소 우승 기록은 조던 스피스(미국)가 2013년 존디어 클래식에서 남긴 19세 11개월 17일이다.
아마 최강자인 던랩은 2021년 US주니어 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 2023년엔 US 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이전까지 두 대회를 모두 제패한 선수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뿐이었다. 여기에다 던랩은 우즈도 하지 못했던 ‘아마추어 PGA투어 우승’까지 더하며 골프 역사를 새로 썼다.
3타 차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던랩은 7번홀(파4) 더블보기로 샘 번스(미국)에게 한때 선두 자리를 내줬지만 16번홀(파4) 버디로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PGA투어에서 5승을 거둔 번스는 17번홀(파3) 티샷을 물에 빠뜨리며 우승 경쟁에서 떨어져 나갔다. 한 타 차 선두로 18번홀(파4)을 시작한 던랩은 티샷 실수에도 파를 세이브하며 우승을 지켰다. 던랩은 “아마추어로서 이런 경험을 한다는 건 정말 멋진 일이다. 결과는 이미 예정돼 있다는 마음으로 경기를 했다. 75타를 치든, 65타를 치든 모든 걸 쏟아붓는다는 각오로 임했다”고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
던랩은 프로 선수가 아니어서 우승 상금 151만2000달러(약 20억 원)는 2위를 한 베자위덴하우트에게 돌아갔다. 던랩은 우승자 자격으로 2025년까지 2년간 PGA투어 출전 카드를 얻었다. 이번 대회 후 발표된 세계랭킹에서 던랩은 지난주 4129위에서 4000계단 넘게 뛰어오른 68위에 자리했다. 아마추어 선수 중 세계랭킹이 가장 높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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