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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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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나선 尹사람들 <상>] 장·차관부터 대통령실 참모 출신의 지역구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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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수 여권 강세 지역 노리지만…원희룡·방문규·박민식 주목
공천 따라 '당내 갈등' 심화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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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자 사직 기한인 지난 11일을 기점으로 윤석열 정부 장관 출신들이 잇따라 총선에 출사표를 던졌다. 사진은 지난해 11월29일 2030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 무산과 관련 대국민 브리핑을 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모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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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박숙현·김세정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사람들이 4·10 총선 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다. 공직자 사직 기한인 지난 11일을 기점으로 윤석열 정부 장관 출신들이 잇따라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 이들 중 다수가 국민의힘 우세 지역을 노리고 있어 공천 결과에 따라 당내 갈등이 격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반면 정치적 위상을 키우려 험지 출마 승부수를 던지는 이들도 일부 있다.

17일 <더팩트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을 마친 22대 총선 예비후보자를 253개 선거구별로 전수조사한 결과, 윤석열 정부 장·차관급 출신 인사는 지난 16일 기준 4명으로 파악됐다.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서울 영등포을), 방문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경기 수원병), 한창섭 전 행정안전부 차관(경북 상주시·문경시), 윤종진 전 국가보훈부 차관(경북 포항시 북) 등이다.

예비후보 등록은 아직이지만 사직 후 총선 출마 의사를 밝힌 윤석열 정부 장관 출신은 총 9명이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공무원이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선 90일 전(11일)에 사직해야 한다.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직을 맡아 선거에 뛰어들었지만, 불출마를 선언했다.

대구 달성군에 지역구를 둔 추경호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선에 도전한다. 박진 전 외교부 장관도 지역구인 서울 강남을로 돌아갈 예정이다. 조승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부산 중·영도 출마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NS에 "서초을을 갈지, 분당을을 갈지"라는 글을 올렸다가 '지역구 쇼핑' 비판을 받았던 이영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서초을 출마에 무게를 조금 더 두는 모습이다. 대체로 국민의힘의 우세 지역으로 분류되는 곳이다. 지난해 7월 퇴임한 권영세 전 통일부 장관도 지역구인 용산에서 5선에 도전한다.

◆험지인가 양지인가…승부수 던지는 장관 출신들

승부수를 던지는 이들도 있다. 정황근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고향인 충남 천안을 출마를 염두에 둔 것으로 전해진다. 천안을은 국민의힘에 다소 험지로 분류되는 곳이다. 다만 내리 3선을 지낸 박완주 의원이 성추행 의혹으로 더불어민주당에서 제명된 상태여서 판세를 가늠하기 어렵다. 천안갑에서 민주당 소속으로 3선을 지낸 양승조 전 충남지사까지 뛰어들어 구도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기에 정 전 장관으로선 도전해 볼 법한 지역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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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인천 계양을 출마가 거론된다. 지난달 18일 국토부 출입기자단 간담회에 참석한 원 전 장관. /이동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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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인천 계양을 출마가 거론된다.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5선을 지낸 곳으로 현재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현역으로 있는, 까다로운 지역구다. 다만 원 전 장관에겐 계양을 출마가 대권주자로 치고 나갈 수 있는 모멘텀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패배하더라도 근소한 표 차이라면 험지 출마로 헌신해 유력 대권주자에게 석패했다는 명분을 쌓을 수 있고, 혹시라도 승리한다면 여권의 유력 주자로 발돋움할 수 있다.

방 전 장관은 경기 수원병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수원병은 수원 원도심인 팔달구 일대를 관할하는 지역구로 20·21대에선 김영진 민주당 의원이 당선됐다. 국민의힘에 험지라고 인식되는 편이지만, 이전엔 남평우·남경필 부자가 내리 6선을 했던 곳으로 보수 지지세도 어느 정도 강한 편이다.

방 전 장관은 장관 취임 3개월 만에 사퇴하고 출마를 선언하면서 '총선용 스펙'을 쌓은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오랜 기간 지역 기반을 다졌던 김용남 전 의원이 있는데도 방 전 장관이 출마를 준비하면서 김 전 의원은 탈당 후 이준석 전 대표와 손을 잡게 됐다.

박 전 장관이 도전하는 서울 영등포을은 김민석 민주당 의원의 지역구다. 당초 분당을 출마를 희망하던 박 전 장관은 '양지를 찾는다'는 비판이 일자 영등포을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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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은 서울 영등포을 출마를 공식화했다. 박 전 장관은 18·19대에선 부산 북·강서갑에 출마해 당선됐다. /이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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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영등포을의 경우 서울 안에서도 국민의힘의 지지세가 제법 있는 지역구여서 박 전 장관이 수월한 지역구를 택했다는 평가도 있다. 신길동 일부와 대림동, 여의도를 관할하는데 여의도에서 국민의힘 지지가 우세하다. 용산으로 지역구를 옮긴 권영세 전 장관이 16~18대 내리 3선을 지내기도 했다. 18·19대에선 부산 북·강서갑에서 당선됐던 박 전 장관이 전재수 민주당 의원에게 연이어 패배하자 서울로 눈을 돌려 이곳을 택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험지서 당선돼야 가치 있지"…'尹사람들'에 쓴소리도

차관급 중에서는 박성훈 전 해수부 차관이 부산 해운대갑, 김오진 전 국토부 1차관이 대구 달서갑 출마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통적인 여권의 텃밭이다.

대통령실 참모 출신들도 대거 배지를 노리고 있다. 예비후보로 등록을 마친 대통령실 참모 출신은 16일 기준 총 28명이다. 수석급에선 강승규 전 시민사회수석(충남 홍성군·예산군), 임종득 전 국가안보실 제2차장(경북 영주시·영양군·봉화군·울진군) 등 2명이, 비서관급에선 서승우 전 자치행정비서관(청주시 청원), 전광삼 전 시민소통비서관(대구 북갑), 허성우 전 국민제안비서관(경북 구미시 을), 강명구 전 국정기획비서관(경북 구미시 을), 김대남 시민소통비서관 직무대리(경기 용인 갑) 등 5명이 이름을 올렸다.

행정관급에선 21명이 예비후보로 변신했다. △김보현(부속실/김포 갑) △김기흥(인천 연수을) △신재경(총무비서관실/인천 남동을) △이창진(시민사회수석실/부산 연제) △권오현(공직기강비서관실/서울 중·성동갑) △여명(시민사회수석실/서울 동대문갑) △김성용(시민사회수석실/서울 송파병) △김인규(정무수석실/부산 서·동구) △김유진(시민사회수석실/부산 진을) △정호윤(공직기강비서관실/부산 사하을) △성은경(시민사회수석실/대구 서) △전지현(홍보수석실/경기 구리시) △허청회(정무수석실/포천시 가평군) △이동석(뉴미디어행정관실 /충북 충주) △최지우(법률비서관실/충북 제천시·단양군) △이부형(시민사회수석실/경북 포항시 북) △신진영(시민사회수석실/천안병) △이병훈(정무수석실/경북 포항시남·울릉군) △김찬영(법률비서관실/경북 구미시 갑) △조지연(국정기획수석실/경북 경산시) △배철순(정무수석실/경남 창원시 의창) 등이다. 향후 추가로 등록할 이들까지 합하면 대통령실 참모 출신 후보자들은 40여 명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참모 출신들의 출마 지역구를 살펴보면, 여권 내에서도 인정하는 '험지'는 서울 동대문갑과 충북 청주시청원 등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강 전 수석은 현역 홍문표 의원이 있는 충남 홍성·예산에 도전한다. 당초 강 전 수석은 지난 18대에서 당선됐던 서울 마포갑에 재도전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기존 지역구를 포기하고 고향으로 내려간 것이다. 김은혜 전 홍보수석은 김병욱 민주당 의원이 재선에 성공했던 경기 성남 분당을, 안상훈 전 사회수석은 현역 태영호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서울 강남갑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홍성·예산, 분당을, 강남갑은 대체로 여권이 유리한 지역구로 꼽힌다.

대구·경북(TK), 부산경남(PK)에서는 대통령실 참모와 정부 출신 인사들끼리 '집안싸움'하는 곳도 있다. '초선'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이 있는 경북 구미을에는 강명구·허성우 전 비서관이, '재선' 김정재 의원의 지역구 포항 북구에는 윤종진 전 차관과 이부형 전 행정관이 경쟁한다. 해운대갑에서는 주진우 전 법률비서관과 박성훈 전 해양수산부 차관이 맞붙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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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혜 전 홍보수석(오른쪽)은 경기 성남 분당을 출마를 준비 중이다. 사진 왼쪽은 경기 수원병 출마를 준비하다 국민의힘 탈당 후 개혁신당에 합류한 김용남 전 의원. /임영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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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출신 인사들의 잇따른 양지행에 당 안팎에서는 불안감도 읽힌다. 공천관리위원회에 '친윤' 이철규 의원이 합류하면서 대통령실의 의중을 반영한 공천이 진행될 수 있다는 우려도 증폭되고 있다. 공천 결과에 따라 당내 갈등이 분출될 조짐도 있다.

공천을 두고 강 전 수석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홍 의원은 지난 12일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대통령을 잘 모시려면 그래도 가깝게 있었던 분들이 험지에 나가서 당선돼서 왔을 때 그 가치가 있는 것이지, 양지를 따라다니고 기회주의, 철새처럼 이로운 곳에만 간다면 대통령을 모시는 정신도 아니고, 그리고 우리 당에 필요한 사람들이 아니다"라며 "지금 (정부 출신들이) 50여 분이 나오신다면 거기서 부작용 생겼을 때 우리한테 얻는 게 뭐가 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unon89@tf.co.kr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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