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스토어에 전시된 아이폰15 시리즈.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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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에서 머리를 숙였다. 주력 시장인 중국에서 최신 기종인 아이폰15 판매가 둔화하자 이례적으로 가격 할인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애플은 15일 중국 누리집을 통해 지난해 10월 출시한 아이폰15 가격을 최대 500위안 할인(약 9만3000원)한다고 공지했다. 최고 프리미엄 모델인 아이폰15 프로맥스의 경우 출고가격인 9999위안에서 약 5%를 깎아주는 것이다. 이밖에 노트북인 맥북도 최대 800위안, 태블릿피시 아이패드도 400위안을 할인한다. 18일부터 21일까지 하는 한정 할인이지만, 정가 판매 전략을 고수해온 애플이 공식 판매 채널을 통해 새 모델을 할인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미국 시엔비시(CNBC)는 “이달 첫째 주 아이폰 판매량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30% 감소했다”는 투자은행 제프리스 보고서를 근거로, 애플이 중국에서 이례적인 할인에 나선 것은 아이폰 판매를 늘리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애플은 아이폰15를 출시하면서 가격을 동결했지만 효과를 보지 못한 셈이다.
애플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조사 결과, 중국에서 아이폰15가 출시된 지난해 9월 22일부터 17일 동안 판매량은 전작보다 4.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정보통신연구원 조사 결과에서도 새 아이폰을 출시한 애플의 지난해 4분기 시장 점유율은 20%로 15% 안팎 점유율을 달성한 중국 화웨이와 아너, 오포와 격차를 벌리지 못했다. 중국 시장은 애플 매출 가운데 20%(2023년 상반기 기준)에 이른다.
애플의 부진은 중국 시장에서 화웨이 등 자국 브랜드 스마트폰에 대한 선호가 더 커진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화웨이는 미국 정부의 첨단 기술 규제를 받는 와중에 최신 사양의 스마트폰(메이트 60 프로)을 출시해 ‘애국주의 소비’를 일으키고 있다. 오포와 아너 등도 젊은 세대에 인기가 높은 폴더블폰 신제품을 잇달아 출시하며 시장 점유율을 키우고 있다. 중국 지방정부와 국영기업 등에서도 자국산 스마트폰 사용 조처를 강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하반기 기준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1%대 점유율을 기록하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2022년 2억 7790만대로 미국(1억 2010만대) 보다 두배 이상 크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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