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검증위 총선 출마자 적격 판정 논란에 불신 팽배
부적격 요건에도 적격 판정 받는 인사 속속 등장, 계파 공천 논란도
공천 신청이 내일부터인데 아직 발표 안 난 출마예정자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더불어민주당에서 중앙당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검증위)가 진행한 총선 출마자 검증에 대해 논란이 커지며 당에 '불신'이 팽배해지는 모습이다.
검증위는 지난해 11월부터 22대 국회의원 총선 출마자들의 자격심사와 도덕성 검증 작업에 착수했다. 민주당은 당규상 검증위에서 적격 판단을 받아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예비후보로 등록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공직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선 적격 심사가 필수다. 예비후보 등록을 하지 못하면 선거운동을 하면서 유권자에게 자신을 알릴 수도 없다.
검증위는 ▲지역위원회 운영 시 사고위원회 판정 경력자 ▲징계 경력(제명, 당원자격정지) 보유자 ▲경선 불복 경력자 ▲국민의 지탄을 받는 형사범 중 금고 및 집행유예 이상의 형 확정되거나 하급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 재판을 받고 있는 자 ▲사회적 지탄을 받는 중대한 비리를 저지른 자에게 부적격 판단을 내리고 있다.
다만, 황운하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1월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으로 1심 재판에서 '의원직 상실형'에 해당하는 징역 3년을 선고 받았음에도 '적격' 판정을 받았다. 노웅래 민주당 의원도 뇌물수수 혐의로 재판이 진행 중이나 '적격' 판단을 받았다. 21대 총선 공천 과정에서 '성추행 의혹'으로 공천에서 배제됐던 정봉주 당 교육연수원장은 이번에 적격 판정을 받고 비명계 박용진 의원이 있는 강북을에서 맞붙는다.
문석균 김대중재단 의정부시지회장은 지난 총선에서 '아빠 찬스' 논란으로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했지만 이번에 적격 판단을 받았다. 정의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특별보좌역은 검증위의 적격 판정을 받았지만 '고문치사 사건'에 연루된 점이 다시 부각되며 '부적격'으로 번복됐다. 당규는 부적격 기준에 해당하는 후보라도 해당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의 재적위원 3분의2 이상의 찬성과 최고위원회의 의결로 예외를 인정할 수 있도록 했다.
반면, 비이재명계로 알려진 김윤식 전 시흥시장과 최성 전 고양시장은 부적격 판단을 받아 검증위 발표 초반부터 논란이 일었다. 김 전 시장은 이 대표의 측근인 조정식 사무총장 지역구에, 최 전 시장은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 지역구에 도전하는 상황이었다. 이창우 전 동작구청장도 김병기 사무부총장 지역구에 출마를 준비하다가 검증위로부터 부적격 판단을 받았다.
임혁백 당 공천관리위원장도 이를 인식한 듯, 지난 12일 공관위 첫 회의에서 "민주당의 공천에서 계파 배려는 없다. 민주당의 공천에서는 친명도 없고, 비명도 없고, 반명도 없다"라며 "오직 '더불어민주계' 만이 있을 뿐이다. 민주당에서 국민참여 공천제에 따라 모든 후보들은 공정한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논란을 일축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심사가 지연되는 후보도 있다. 세종을에 도전하는 신용우 예정자가 대표적이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수행비서였던 신 예정자는 안 전 지사가 여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을 받을 때 피해자 측에 서서 '미투' 증인으로 나선 바 있다. 현재 세종을 지역구엔 안 전 지사의 고등학교 친구인 강준현 의원이 재선을 노리고 있다. 세종을에 출마하는 경쟁자들이 속속 적격 판정을 받고 있는 가운데, 신 예정자는 사무실이나 선거용품을 미리 다 구비해놨음에도 검증 결과가 발표 되지 않아 손발이 꽁꽁 묶인 상태라고 했다.
신용우 예정자는 14일 <메트로경제신문> 과의 통화에서 "선거법상 선거 120일 내에 예비후보로 등록하지 않은 자에 대해선 모든 정치 행위가 사실상 금지돼 있다"면서 "저는 사무실에 현수막도 걸지 못하고 당명이 적힌 옷도 입지 못하고 피켓을 들고 시민들께 인사를 드리거나 명함을 나눠드리지도 못한다"고 토로했다.
신 후보는 세종을에 있는 연기군이 고향이고 전과나 도덕적 물의를 일으킨 바 없이 서류도 문제 없이 냈는데도 어떠한 이유로 검증위에서 심사를 지연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이 난 혐의에 대해 진실을 이야기했다는 이유로 배척당하고 있다는 강한 의심이 든다"고도 했다.
당 관계자는 이에 대해 "검증위가 어떤 이유에서건 판단을 미루고 있는 것 같다. 공관위가 예비후보자들의 공천 신청을 15일부터 받으니 그 기간 안에 자격 심사 결과가 나오긴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