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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화웨이와 국제사회

국내 통신사 28㎓ 포기하자 삼성, 소형 기지국 시장서 주춤… 5G 박차 가한 中 화웨이는 2년 간 4%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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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통신사 작업자가 전봇대에 올라, 5G 기지국 장비를 설치하고 있다. /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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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가 중국 내 5G(5세대 이동통신) 수요 증가에 힘입어 2년만에 소형 기지국(스몰셀) 시장에서 점유율을 4%포인트 이상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삼성전자는 국내 통신사가 5G 28㎓(기가헤르츠) 주파수에 대해 “수익성이 없다”며 투자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다 포기하자 점유율이 제자리걸음 했다. 기지국 증축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스몰셀은 주파수 송수신과 데이터 처리 같은 기지국 기본 기능은 갖추되, 처리 가능한 데이터 용량이나 전파 도달범위는 줄인 장비다. 스몰셀은 전파 도달 범위가 좁은 고주파 대역을 활용한 통신 커버리지(범위)를 넓히는 대책으로 주목받고 있어 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다.

8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2022년 전세계 스몰셀 시장에서 화웨이는 36.4%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2020년과 비교해 점유율이 4.4%P(포인트) 늘었다. 2위인 에릭슨은 점유율이 2020년보다 0.7%포인트 축소돼 14.8%로 시장 2위를 기록했다. 노키아는 점유율 14.1%로 시장 3위에 올랐다. 노키아는 2020년에도 같은 점유율을 기록했다. 그 뒤를 4위 ZTE(12.6%), 5위 코닝(8.9%), 6위 컴스코프(4.1%)가 이름을 올렸다. 삼성전자는 스몰셀 시장에서 2022년 2.3%의 점유율을 기록하는 데 그치며 세계 7위에 자리했다. 2년 전인 2020년과 비교해 점유율을 불과 0.3%포인트 늘렸다.

화웨이는 중국 내수 시장에서 늘어난 5G 수요에 힘입어 스몰셀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중국은 2016년 발표한 ‘차세대 정보기술 산업 계획’을 통해 5G를 신흥 사업으로 규정한 뒤 상용화에 힘을 쏟았다. 중국은 2018년 5G 상용화를 시작한 이후 이듬해 13만대의 5G 기지국(소·대형 기지국)을 건설했고 지난해에는 297만7000개까지 증축했다. 이는 국내 5G 기지국 수인 22만대의 13배 규모다. 미국이 중국 기업이 만든 통신 장비 수입을 제재하고 있지만, 화웨이는 내수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가 처한 상황은 이와 다르다. 2022년 KT와 LG유플러스에 이어 지난해 5월 SK텔레콤까지 5G 28㎓ 주파수 할당을 반납하자, 국내 스몰셀 수요가 줄며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 성장도 더뎌진 상태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통신 장비는 보안 등의 문제로 최대한 자국 제품을 사용하려는 경향이 있어 내수 시장이 중요하다”며 “현재 대다수의 스몰셀 수요는 5G로부터 나오는데 국내에서 28㎓ 인프라 구축이 늦어지며 삼성전자의 스몰셀 시장 점유율도 정체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노키아, 에릭슨 같이 전세계적으로 다양한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는 통신장비 기업보다 불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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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컴캐스트에 공급하는 케이블 설치형 스몰셀.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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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몰셀의 커버리지는 통상 수㎞ 수준으로 알려진 대형 기지국과 달리 10m~수백m 정도로 짧지만, 가격은 1대당 3000만원 수준인 대형 기지국의 10~20%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실내 매장과 사무실, 실외 인구밀집지역 등에 유연하게 구축이 가능하다. 설치가 비교적 간편한만큼 농어촌 지역을 비롯한 통신 취약 지역에도 안정적인 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수단으로 여겨진다.

특히 스몰셀은 5G 고대역 주파수 활용에 용이해 수요가 늘고 있다. 주파수는 대역이 높아질수록 도달 범위가 짧아지는 경향이 있어 원활한 사용을 위해 기지국을 많이 설치해야 하는데, 대형 기지국으로만 도달 범위를 넓히는 것은 비용 부담이 크다. 글로벌 통신장비 제조업체 80곳이 소속된 단체 스몰셀 포럼에 따르면 전세계 스몰셀 구축 대수는 2021년 402만대에서 매년 12% 수준의 성장률을 보이며 2028년 935만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이 중 5G 스몰셀의 비중은 2022년 24%에서 2028년에는 78%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삼성전자는 미국 등 해외 시장에 대한 스몰셀 공급을 늘리려 애쓰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부터 현재까지 미국 1위 케이블 사업자 컴캐스트에 케이블에 매달아 설치할 수 있는 5G 스몰셀을 공급하고 있다. 케이블에 매달아 설치할 수 있는 방식인 만큼 모바일 5G 서비스를 어느 곳에서나 쉽게 제공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삼성전자는 2020년 미국 최대 이통사인 버라이즌에 실내용 스몰셀을 공급하는 계약을 수주하기도 했다.

경쟁사 역시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화웨이는 지난해 스몰셀 속도를 개선할 수 있는 백홀(무선전송망) 솔루션을 개발하고 차이나텔레콤, 차이나 유니콤, 도이치 텔레콤 등 다양한 통신사에 공급하고 있다. 에릭슨은 지난해 2월 실내 5G용 스몰셀을 출시하고 글로벌 중소 규모 건물을 대상으로 공급하고 있다. 노키아는 지난해 6월 런던의 대형 경기장이 위치한 윔블던 지역에 5G 스몰셀 장비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송영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박사는 “현재 진행 중인 제4이통사 선정 여부가 국내 통신 장비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에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제4이통사가 사용할 5G 28㎓ 대역 주파수의 전파범위가 좁은만큼, 이들이 음영 지역을 최소화하는 스몰셀을 도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김민국 기자(mansa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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