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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홍해 리스크’에 해상·항공 운임 폭등…유가도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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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티반군 잇단 선박 공격으로

수에즈 운하 막혀 남아공 우회


한겨레

홍해에서 작전 중인 미 해군 구축함의 병사가 쌍안경으로 전방을 관측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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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에즈운하를 통해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관문인 홍해가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의 잇따른 선박 공격으로 사실상 막히면서 해상은 물론 항공 화물 운임까지 치솟고 있다. 바닷길 불안과 홍해발 중동 지역 긴장으로 국제 유가마저 들썩이면서 국내 수출기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홍해 리스크’ 장기화 전망 속에 정부도 대응에 나섰다.

8일 중국 상하이해운거래소의 자료를 보면, ‘상하이컨테이너 운임지수’(SCFI)는 지난 5일 기준 1896.65를 기록했다. 지난달 8일 1032.21에서 한 달 만에 83.7% 뛰었다. 지난해 11월24일(993.21)에 견주면 40여일 만에 2배가량 폭등했다. 이 지수는 상하이에서 출항하는 컨테이너선의 15개 항로 운임을 반영한 것으로 해상운송 운임 수준을 보여주는 글로벌 지표다. 실제 상하이-유럽 노선 컨테이너 운임은 1티이유(TEU·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 당 2871달러로 전주대비 6.6%, 지난달 초 대비로는 237% 급증했다.

해상운송 운임은 후티 반군이 지난해 말부터 홍해를 지나는 선박을 공격하면서 오르기 시작했다. 이들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에 보복하겠다고 선언하며 지난해 말부터 행동을 시작했다. 이에 머스크 등 해운사들은 수에즈 운하 노선 대신 아프리카 최남단인 남아프리카공화국 희망봉을 거치는 노선으로 우회 중이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전 세계 해상 컨테이너선의 30%가량이 수에즈 운하를 이용해왔다”며 “희망봉 뱃길을 택하게 되면, 아시아와 유럽 항로는 6400㎞가량 멀어지고 운항 시간도 7~10일 더 걸린다. 운임이 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항공운임도 덩달아 뛰고 있다. 바닷길을 포기하고 하늘길을 택하는 수요가 늘어서다. 글로벌 항공 운임 대표지수인 발틱항공운임지수를 보면, 지난해 12월 홍콩-유럽과 홍콩-미국 항공화물 운임은 1㎏당 각각 5.36달러, 7.1달러로 두 달 새 22~25%가량 오르며 연중 최고수준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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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도 불안한 모습이다. 수에즈 운하가 원유 핵심 수송망인 까닭에서다. 서부텍사스산유(WTI) 선물가격은 지난 7일 배럴당 73.77달러로, 지난 1일 배럴당 71.97달러에서 일주일새 2.5%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홍해발 물류대란 장기화를 점친다.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다국적 연합군 결성과 진압 활동에도 (홍해 일대) 후티 반군의 공격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고, (글로벌 해운사인) 머스크와 엠에스시(MSC) 등 주요 해운사들이 수에즈 운하 운항 복귀를 피하고 있기 때문에 해상 운임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란이 보복 조치로 홍해 북동쪽 호르무즈 해협까지 봉쇄할 경우 국제유가가 폭등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전 세계 석유의 약 20%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골드만삭스 석유 연구 책임자 댄 스트루이벤은 지난 4일 미 매체 시엔비시(CNBC)와 한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로 한 달간 차질을 빚으면 유가는 20% 오를 것이며, 차질이 장기화하면 유가는 두 배로 뛸 것”이라고 말했다. 운송 운임과 유가의 상승은 국내 물가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쪽은 “수출 상승 흐름세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물류 지원 방안 등을 유관부처와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전슬기 기자 sg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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