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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탈당한 데 이어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민주당) 대표도 오는 11일 민주당 탈당을 공식 선언하고 중도 신당 창당의 길에 본격 뛰어든다. 거대 양당 두 전직 대표가 손을 잡을지, 이들이 4월 총선에서 '제3지대'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0석 이상의 원내교섭단체 진입을 위해 어떤 식으로든 연대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성향이나 지향점이 다른 만큼 완벽한 화학적 통합은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준석 개혁신당(가칭) 정강정책위원장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연대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이 전 총리나 (민주당 내 혁신계를 자처하는 비주류 의원 모임) '원칙과상식' 의원들이 현 소속인 민주당을 탈당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그것이 현실화되기 전까지 논의를 진행하는 것이 예의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 그 이후로 (연대 논의) 시점을 미루려 한다"고 말했다.
뉴시스가 여론조사업체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이준석 신당과 이낙연 신당이 각각 창당될 경우 민주당 지지율은 37%, 국민의힘은 33%, 이준석 신당은 10%, 이낙연 신당은 6%, 진보당은 4%, 정의당은 1%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 1~2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에 물어본 결과다. 조사 응답률은 2.2%, 표본오차는 오차범위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p)다. 이번 조사는 무선 100% ARS(자동응답) 방식으로 이뤄졌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정치권에서는 창당을 가정한 질문만으로도 합계 지지율이 두 자릿 수를 넘어 거대 양당 뒤를 쫓는 이준석·이낙연 신당 간 연대에 관심이 쏠린다. 만일 두 사람이 연합해 한 정당을 창당한다면 제3지대 정당이 이례적 돌풍을 일으킬 수 있다는 관측에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이낙연 전 대표는 호남권을 중심으로 지지 기반이 있고 여성 유권자에게 호소하는 정책을 구사해 온 데 비해 이준석 전 대표는 영남권을 중심으로 지지 세력이 있고 젊은 남성 유권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주로 내왔다"며 "신당 창당을 한 뒤 두 사람이 연합한다면 기존에 자신들이 각각 갖고 있던 지지 세력 외연을 큰 폭으로 확장할 수 있을 수 있다. 따라서 22대 총선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자 한다면 두 당이 얼마든지 손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7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민주의 문 앞에서 질의응답하고 있다. 2024.01.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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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두 신당의 지지 기반이 서로 다르다는 점이 장점이 될 수도 있지만 오히려 통합을 저해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는 "지지 기반이 다르기 때문에 이낙연·이준석 전 대표 두 사람이 함께 할 수 없다고 본다"며 "특히 젊은 세대에서 민감한 문제인 젠더 문제에 있어서 두 사람의 입장차가 컸고 이준석 전 대표는 보수, 이낙연 전 대표는 진보를 대표한다는 측면에 있어서도 두 신당이 통합한다는 것은 명분도 없고, 상상하기도 힘들다. 오히려 둘 다 원래의 지지세력을 잃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확연히 다른 개인 성향의 차이도 통합을 이루기 어려운 요인으로 꼽힌다. 이낙연 전 대표가 '엄중낙연'이라 불릴 정도로 신중하고 오랜 시간 숙고한 화법을 구사하는 반면 이준석 전 대표는 그에 비해 즉흥적이고 이슈마다 기민하게 반응하는 화법이 특징이다.
이런 상황에서 두 신당의 완벽한 통합보다는 일정한 거리를 두는 형태의 연대가 더 현실적이란 의견도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화학적 결합이나 통합은 불가능해 보일지라도 두 정당이 정책을 통해서 선거 연대를 하거나 전략적으로 이낙연 신당에서 후보를 내는 지역에 대해 이준석 신당에서 후보를 내지 않는 형태 등으로 협력할 수 있겠다"며 "만약 그렇게 해서 두 정당이 22대 총선에서 10석씩만이라도 의석을 확보한다면 추후 공동 교섭단체를 구성해 국회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행 국회법에 따르면 당적에 관계없이 20인 이상 의원이 모이면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다. 예를 들어 2018년 제 20대 국회에서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이 각각 14석, 6석을 확보했는데 이들은 '평화와 정의의 의원 모임'이란 명칭으로 공동 교섭단체를 구성했었다.
이런 가운데 이준석 전 대표는 지난 5일 CBS 유튜브 채널 '지지율 대책회의' 인터뷰에 나와 이낙연 전 대표와 화학적 결합이 가능할지 묻는 질문에 "공천 과정에서 교류가 있을 수도 있다"며 "양당이 느슨한 연대로 선거를 치르는 것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지역구는 기호 하나로 출마하되 비례대표 공천은 각당이 각자 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좀 더 신중한 태도다. 그는 지난 7일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양당 독점 구도를 깨고 국민들께 새로운 희망의 선택지를 드리는 일에 뜻을 같이하는 사람이면 누구든지 협력해야 한다"면서도 이준석 전 대표와 이른바 '낙석연대'가 가능한지 묻는 질문에 "지금은 그 논의를 먼저 꺼낼 단계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이낙연 전 대표, 이준석 전 대표는 오는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리는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출판기념회에서 마주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기념회에는 금태섭·조성주 '새로운선택' 공동대표도 참석하는 등 '제3지대'를 표방하는 주요 신당 관계자들이 한 자리에 모일 예정이다.
(대구=뉴스1) 공정식 기자 = 신당(가칭 '개혁신당') 창당을 준비 중인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6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 옛 대구백화점 앞에서 열린 당원모집 행사장을 찾아 메가폰을 잡고 인사하고 있다. 2024.1.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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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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