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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이관섭 비서실장이 5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김건희 여사·대장동 특검법(쌍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안(거부권) 의결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1.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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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일명 '쌍특검법'(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대장동 뇌물 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5일 행사했다. 지난해 12월28일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일방으로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한 지 8일 만이다.
야당은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부당하다며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신청키로 하는 등 강력히 반발했다. 반면 여당은 야당이 쌍특검법을 총선용 여론전을 위해 강행하는 '악법'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최대한 빠른 시일안에 재의결을 거쳐 폐기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국회로 돌아온 쌍특검법을 언제까지 재의결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는 상황인데다 헌재의 권한쟁의심판 결과가 나오기까지도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치권에서는 여야가 총선 전까지 쌍특검법을 두고 소모적인 갈등과 대립을 지속할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서울=뉴스1) 허경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와 국무위원들이 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 임시 국무회의를 열고 국회에서 이송된 '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 이른바 '쌍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심의했다. 2024.1.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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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 따르면 이날 윤 대통령은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임시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쌍특검법 재의요구안을 재가했다.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은 브리핑을 통해 "헌법상 의무에 따라 총선용 악법에 재의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지난 연말 쌍특검법이 통과된 직후 즉각 거부권 행사를 예고한 바 있다.
이 실장은 "이번 특검 법안들은 총선용 여론 조작을 목적으로 만들어져 많은 문제점이 있다"며 "국무회의 심의 결과 다수당의 횡포를 막기 위해 항상 여야 합의로 처리해 오던 헌법 관례를 무시했고 재판 중인 사건 관련자들을 이중으로 과잉 수사해 인권이 유린당하며 총선 기간에 친야 성향의 특검이 허위 브리핑을 통해 국민의 선택권을 침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대해 야당은 즉각 반발했다. 특히 쌍특검법 중에서도 김건희 여사를 겨냥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특검법에 대해 화력을 집중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대통령이 결국 본인과 가족을 지키기 위해 국민과의 대결을 선택했다"며 "역대 어느 대통령도 자신이나 가족과 관련한 특검이나 검찰 수사를 거부한 적은 없었다"고 했다.
(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정의당·기본소득당·진보당 등 야4당 김건희·대장동 특검 거부 규탄 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1.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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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우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도 민주당과 정의당·진보당·기본소득당 야 4당이 공동으로 주최한 '쌍특검법 수용 촉구대회에서 "최고 위정자들의 부끄러운 친인척 비리 측근 비리 있었다는 건 부끄럽지만, 다행히 그 시기에 제대로 된 수사를 어느 정도 했던 것이 우리 사법 시스템이었고 민주주의였다"며 "그조차 붕괴하는 게 지금 윤석열 정부"라고 주장했다.
정부가 곧장 쌍특검법을 국회로 돌려보내면 물리적으로 이달 9일 예정된 본회의에서 재의 표결을 할 수 있다. 여당은 즉각적인 재의 표결을 주장하고 있지만 야당은 급할 거 없다는 입장이다. 헌법은 재의 요구된 법률안에 대한 국회의 재의 표결 시점에 관해선 별다른 규정이 없다.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윤재옥 원내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2024 국민의힘 사무처당직자 시무식에 참석하고 있다. 2024.1.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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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헌법상 법안에 대해 재의요구권이 행사되면 국회로 다시 환부가 되고 (법안이) 국회에 오면 당연히 본회의가 처음 있는 날 표결하는 게 원칙이라 보면 된다. 원칙을 가지고 당당하게 표결을 요구할 생각"이라고 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총선 교란용', '사법 방탄용' 특검법에 단호히 맞서겠다"며 "정치적 혼란을 멈추고 거대 야당의 횡포를 막기 위해 반드시 9일 본회의에서 재표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야당은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대통령 권한을 남용한 것이라고 보고 헌재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할 계획이다. 쌍특검법에 대한 국회 재의 표결은 헌재의 심판 결과가 나온 이후에 해도 늦지 않는다는 셈법이다. 오준호 기본소득당 공동대표는 "윤 대통령의 거부권 독재를 막기 위해 야당들과 함께 헌법재판소 권한쟁의심판을 비롯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싸우겠다"고 했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권한쟁의심판 신청 가능성에 대해 "현재로선 모든 방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단계"라고 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도 야당이 권한쟁의심판을 통해 재의결을 최대한 늦춤으로써 2월까지 장기간 쌍특검법을 이슈화하고 이후 여당의 공천 탈락자들이 본회의에서 찬성표를 던지는 상황을 노리는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범 여권 무소속의원을 포함해 여권에서 19~20석 정도 이탈표가 나올 경우 특검법이 재의 표결을 통과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 경우엔 더 이상 대통령 거부권 행사가 불가한 만큼 여당에 있어 최악의 시나리오다.
민동훈 기자 mdh524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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