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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이슈 '텍사스' 추신수 MLB 활약상

"1살 어린 후배지만 정말 대단"…추신수도 인정한 최형우, 또 새로운 역사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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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KBO리그를 대표하는 베테랑 외야수 최형우(KIA 타이거즈)가 비FA 다년계약을 체결했다.

KIA는 5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최형우와 계약 기간 1+1년 총액 22억원에 다년계약을 맺었다고 알렸다. 세부 계약 내용은 연봉 20억원, 옵션 2억원이다. 2025년도 계약은 2024년 옵션을 충족하면 자동으로 연장된다는 게 KIA 구단의 설명이다.

올겨울 FA(자유계약) 계약을 맺은 오지환을 제외하면 그동안 총 9명의 선수가 비FA 다년계약을 진행했고, 10번째 주인공이 된 최형우는 '역대 최고령 비FA'라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계약을 마무리한 최형우는 구단을 통해 "KIA에서 다년 계약이라는 좋은 조건을 먼저 제시해줘서 감사하다"며 "가을야구의 함성을 광주에서 들을 수 있도록 팀 동료들과 최선을 다하겠다. 그리고 선수 생활을 하는 마지막 날까지 초심을 잃지 않고 언제나 한결같았던 선수로 타이거즈 팬들에게 기억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심재학 KIA 단장은 "최형우는 뛰어난 성적은 물론이고, 클럽하우스 리더로서 동료 선수들에게 항상 모범이 됐기에 그에 걸맞은 예우를 하려고 노력했다. 앞으로도 동료 선수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며 KBO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활약해 주길 기대한다"고 최형우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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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2차 6라운드 48순위로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한 최형우는 네 시즌 만에 방출 통보를 받으면서 좌절을 맛봤지만, 경찰청 입대 이후 성장세를 보이며 2008시즌을 앞두고 자신을 내쳤던 삼성과 다시 손을 잡았다.

2008년부터 매 시즌 꾸준히 장타력을 뽐낸 최형우는 2011년 데뷔 첫 30홈런 고지를 밟은 데 이어 2011~2014년 삼성의 통합 4연패에 크게 기여했다. '삼성 왕조'의 핵심 멤버 중 한 명이었다.

2014년부터 3년 연속 30홈런을 터트린 최형우는 2016시즌을 끝으로 생애 첫 FA(자유계약) 자격을 취득했다. 오랫동안 고민에 빠진 최형우는 삼성에 남지 않고 KIA 이적을 택했고, 4년 총액 100억원(계약금 40억원, 연봉 15억원)에 계약하면서 'FA 100억 시대'를 열었다.

KIA가 최형우에게 너무 많은 금액을 안겼다는 평가도 존재했지만, 최형우는 한 시즌 만에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 보였다. 2017년 142경기 514타수 176안타 타율 0.342 26홈런 12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26을 기록, 2년 연속으로 1이 넘는 OPS를 나타냈다. 그해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에서는 17타수 4안타 타율 0.235 1타점을 기록하면서 팀의 통합 우승에 기여했다. KIA가 기대했던 '우승청부사' 역할을 해낸 셈이다.

최형우는 2018년 143경기 528타수 179안타 타율 0.339 25홈런 103타점 OPS 0.963으로 상승곡선을 그려나갔고, 2019년과 2020년에도 꾸준히 3할 이상의 타율로 팀의 핵심 타자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그 덕에 KIA와 3년 총액 47억원(계약금 13억원, 연봉 9억원, 옵션 7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30대 중반에 접어든 나이를 감안하면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니었다. 하지만 구단 입장에서는 단순히 성적으로 최형우의 가치를 평가할 수 없었다. 2021시즌을 앞두고 최형우를 붙잡은 KIA 구단은 "기량적인 면은 말할 것도 없고 동료 선수들에게 귀감이 되는 등 그라운드 안팎에서 좋은 기운을 불어 넣어 주는 선수와 다시 함께 하게 되어 기쁘다"며 "여러모로 팀 전력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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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우에게 위기가 찾아온 건 2021년이었다. 그는 2021시즌 104경기 373타수 87안타 타율 0.233 12홈런 55타점 OPS 0.729로 이적 이후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이듬해에도 132경기 454타수 120안타 타율 0.264 14홈런 71타점 OPS 0.787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최형우에게 '에이징 커브'가 찾아왔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최형우는 보란듯이 반등했다. 지난해 121경기 431타수 130안타 타율 0.302 17홈런 81타점 OPS 0.887로 세 시즌 만에 타율 3할대 진입에 성공했고 정규시즌 후반 팀의 5강 경쟁에 힘을 보탰다. 4월부터 크고 작은 부상자가 속출하면서 팀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서도 최형우는 묵묵히 베테랑으로서의 역할을 다했다.

최형우는 의미있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지난해 6월 20일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경기에서 한화 우완투수 한승주를 상대로 투런 아치를 그리며 KBO리그 최초로 1500타점 고지를 밟았다. 동시에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1498타점)을 제치고 KBO리그 통산 타점 1위에 올라섰다. 10년 넘게 꾸준한 활약을 펼친 것이 결실을 맺었다.

나이를 잊은 최형우의 활약에 한국은 물론이고 미국도 관심을 나타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지난해 11월 '한때 KBO리그 팀에서 방출됐던 선수가 최다 타점 신기록을 작성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최형우와의 인터뷰 내용을 보도했다. 매체는 "최형우가 25홈런 이상을 기록한 건 8시즌, 100타점 이상을 기록한 건 7시즌"이라며 2011년과 2013~2014년, 2016~2017년 KBO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고 최형우의 활약상을 조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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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우의 활약에 놀란 사람이 또 있었다. 바로 빅리그에서만 16년 동안 경력을 쌓은 '추추트레인' 추신수(SSG 랜더스)다. 빅리그 생활 이후 한국으로 건너온 이후에도 매일같이 철저하게 루틴을 지키는 등 최형우 못지않게 철저한 자기관리를 하기로 소문난 추신수이지만, 후배 최형우의 활약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추신수는 지난 3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취재진을 만나 2024시즌 현역 최고령 타자 기록을 경신할 수 있을 것이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기록에 대한 욕심은 1도 없다. 그 기록은 언젠가 깨질 것"이라며 단호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최형우의 이름을 언급한 추신수는 "아마 최형우 선수가 (그 기록을) 깨지 않을까 싶다. 워낙 잘하는 선수다. 나보다 1살 어린 후배이기도 하고 상대 팀 선수이지만, 지금 그렇게 하는 것을 보면 몸 관리도 잘한 것 같고 보기 좋다. 그런 선수들이 잘해야 앞으로 우리 후배들이 더 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나고, 기회가 많을 것 같다"고 치켜세웠다.

최형우도 최대한 선수 생활을 이어나가고 싶은 마음을 갖고 있다. 지난해 11월 30일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엘리에나 호텔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스포츠서울 올해의 상' 시상식에서 '올해의 재기상'을 차지한 최형우는 "2024년에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서 (내가 기대된다는) 얘길 드리는 것 같다"며 "솔직히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진 모르겠다. 몸이 되는 한, 팀이 원하는 한 계속 이어가려고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후배들에 대한 격려도 잊지 않았다. 최형우는 "(삼성에서) 방출된 이후 여기까지 오게 됐고, 또 나같은 선수들이 엄청 많다.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하다보면 야구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KBO리그 역대 비FA 다년계약 사례(2022년 비FA 다년계약 체결했던 LG 오지환은 2023시즌 이후 FA 계약)

-공동 1호: 2021년 12월 14일, 문승원(SSG 랜더스) / 5년 총액 55억원
*연봉 총액 47억원, 옵션 8억원

-공동 1호: 2021년 12월 14일, 박종훈(SSG 랜더스) 5년 총액 65억원
*연봉 총액 56억원, 옵션 9억원

-3호: 2021년 12월 25일, 한유섬(SSG 랜더스) / 5년 총액 60억원
*연봉 총액 56억원, 연봉 4억원

-4호: 2022년 2월 3일, 구자욱(삼성 라이온즈) / 5년 총액 120억원
*연봉 총액 90억원, 옵션 30억원

-5호: 2022년 3월 8일, 김광현(SSG 랜더스) / 4년 총액 151억원
*연봉 총액 131억원, 옵션 20억원

-6호: 2022년 10월 26일, 박세웅(롯데 자이언츠) / 5년 총액 90억원
*연봉 총액 70억원, 옵션 20억원

-7호: 2022년 12월 17일, 구창모(NC 다이노스) / 6+1년 총액 132억원
*연봉 총액 88억원, 옵션 44억원

-8호: 2023년 6월 28일, 이원석(키움 히어로즈) / 2+1년 총액 10억원
*연봉 총액 7억원, 옵션 3억원

-9호: 2023년 10월 16일, 김태군(KIA 타이거즈) / 3년 총액 25억원
*연봉 총액 20억원, 옵션 5억원

-10호: 2024년 1월 5일, 최형우(KIA 타이거즈) / 1+1년 총액 22억원
*연봉 총액 20억원, 옵션 2억원

사진=엑스포츠뉴스 DB, KIA 타이거즈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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