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관섭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윤 대통령은 오늘 오전 국무총리 주재 임시국무회의에서 의결된 ‘화천대유 50억 클럽 뇌물 의혹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재의요구안’,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재의요구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함에 따라 정부는 쌍특검법을 국회로 돌려보내 재의결을 요구하게 됐다.
이관섭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정부가 임시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김건희 여사·대장동 특검법(쌍특검법)’ 재의요구안(거부권)을 윤석열 대통령이 재가했다고 밝히고 있다. 뉴스1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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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불합리한 특검 조항) 진상규명 될 리 없어”
이 실장은 “거대 야당인 국민을 위해 시급한 법안 처리는 미루면서 민생과 무관한 두 가지 특검법안을 여야 합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강행 처리한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며 “이번 특검법안들은 총선용 여론조작을 목적으로 만들어져 많은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수당의 횡포를 막기 위해 항상 여야 합의로 처리해 오던 헌법 관례를 무시했고, 재판 중인 사건 관련자들을 이중으로 과잉 수사해 인권이 유린 당한다”며 “총선 기간에 친야 성향의 특검이 허위 브리핑을 통해 국민의 선택권을 침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특히 50억 클럽 특검법안은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방탄이 목적”이라며 “누군가 대장동 사업 로비용으로 50억원을 받았다면 그 사람은 당시 인허가권자인 이재명 성남시장 주변 사람일 것이고, 자신의 신변 안전을 위해서라도 지난 대선에 민주당의 집권을 바라고 지지했을 것이다. 그런데도 여당의 특검 추천권은 배제하고 야당만 추천해 친야 성향의 특검이 수사한다면 진상이 규명될 리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친야 성향의 특검이 현재 진행되는 검찰 수사를 훼방하고 이 대표에 대한 수사 결과를 뒤집기 위한 진술 번복 강요와 이중 수사, 수사 검사에 대한 망신 주기 조사, 물타기 여론 공작을 할 것도 뻔히 예상된다”고 비판했다.
이 실장은 “도이치모터스 특검 또한 (김 여사가 윤 대통령과) 결혼도 하기 전의 일로 문재인정부에서 2년간 탈탈 털어 기소는커녕 소환도 못 한 사건”이라며 “이를 이중으로 수사함으로써 재판받는 관련자들의 인권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정치 편향적인 특검이며 허위 브리핑을 통한 여론조작 등의 문제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헌법상 의무에 따라 대통령은 오늘 국회에 두 가지 총선용 악법에 대한 재의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특별감찰관제 관련 “여야 추천 필요”
대통령실은 대통령 가족과 친인척을 감찰하는 특별감찰관 임명에 대해선 여야 추천이 필요하다는 원론적 입장을 보였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특별감찰관제는 지난해 8월에도 국회 답변에서 여야 합의로 특별감찰관을 추천해서 보내온다면 우리는 지명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이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에 협조한다면 특별감찰관제에 대해서도 협조하겠다는 입장이며 현재도 그 입장이 바뀐 게 없다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여권에 대통령 배우자 보좌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는 것과 관련해 김건희 여사 관련 업무를 전담하는 제2부속실 설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제2부속실 설치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선거 기간 공약으로 설치하지 않겠다고 해서 지금까지 하지 않은 것인데 국민 대다수가 설치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면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제2부속실과 특별감찰관제는 특검 법안과는 관련 없다는 게 우리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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