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배제-국회 퇴출” 목소리 커져
한동훈 “증오발언 제재 당연히 고려”
정성호 “선출직 박탈 신사협정 필요”
증오정치 쇄신 경쟁, 총선 변수 부상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여야 지도부가 4월 총선 공천 때 증오 정치를 부추기는 언어를 사용한 정치인에게 페널티를 주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피습 사건을 계기로 드러난 증오 정치 문화를 근절하기 위해 공천 과정에서부터 극단적인 증오 발언을 쏟아낸 정치인을 걸러내겠다는 취지다. 여야 모두 “상대를 악마화하는 극단적 정치 확산에 정치권이 큰 책임이 있는 만큼 극단적 언어, 막말을 한 정치인은 총선 공천에서 배제하는 등 22대 국회에서 완전히 퇴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여야의 증오 정치 쇄신 경쟁이 97일 남은 총선의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4일 오후 충북 청주에서 ‘공천 과정에서 증오 정치 발언을 제재할 생각이 있느냐’는 본보 기자의 질문에 “충분히, 당연히 고려한다”며 “증오를 유발하는 방식의 발언이나 정치는 대한민국 시민 수준에 맞지 않는다. 우리 정치가 동료 시민 수준 위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극단적 대립과 정치 혐오를 가져오는 막말에 대해선 여야를 불문하고 엄중한 조치를 해야 한다. 증오 정치 문제에 엄중히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여당은 증오 정치 언어나 막말 여부를 실효성 있게 검증하기 위해 기준을 구체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비상대책위원회 핵심 관계자는 이날 “증오 정치를 조장하는 언어나 막말을 사용한 후보에 대한 페널티를 공천 과정에 반영하도록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증오 언어 발언 여부를 총선 출마 후보의 공천 여부를 결정하는 기준 중 하나로 반영하는 안을 논의해 보겠다”며 “증오 정치 문화를 바꿀 수 있는 논의가 정치권에서 더 활발하게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성주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도 “증오 정치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극단적 발언을 하는 자는 공천에서 배제하는 등 관련 공천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총선 출마 예비 후보자 검증 기준에 막말 여부를 포함한 민주당이 증오 언어 사용 여부도 공천 검증 대상에 포함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증오 정치를 부추기는 후보를 공천에서 배제하는 방안과 함께 국회에서 아예 이를 금지, 규제하는 제도를 만들어 이런 정치인을 국회에서 퇴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친명(친이재명)계 좌장인 4선의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여야가 머리를 맞대 극단적 증오 발언을 한 사람은 선출직으로 기용하지 않겠다는 신사협정을 맺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