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은행에 붙은 대출 관련 현수막.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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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비율이 1개 분기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주택 구입을 위한 ‘빚내서 투자’가 이어졌음에도 수출 회복으로 지디피가 더 늘어난 탓이다.
4일 한국은행의 ‘2023년 3분기 자금순환(잠정)’ 발표를 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명목 지디피 대비 가계부채비율은 101.5%이다. 직전 분기(101.7%)보다 0.2%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가계부채비율은 2021년 3분기 105.7%까지 치솟은 뒤 지난해 1분기 101.5%까지 내려왔지만, 2분기 101.7%로 상승 전환했다가 이번에 1개 분기 만에 다시 하락했다.
가계대출 증가세는 여전했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운용 규모는 지난해 3분기 기준 26조5천억원이다. 직전 분기(28조6천억원)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감소세다. 순운용 규모는 예금·채권·보험·연금 준비금으로 굴린 돈(자금 운용)에서 금융기관 대출금(자금 조달)을 뺀 금액으로 ‘가계 여유 자금’으로 불린다. 가계 여유 자금은 빚이 늘면서 쪼그라들었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대출액은 지난해 1분기 중 7조원 감소했으나 2분기와 3분기에는 각각 15조8천억원, 17조원 증가했다.
빚이 늘었음에도 가계부채비율이 소폭 내려간 것은 수출 회복 영향이 크다. 가계부채비율 계산시 분모인 명목 지디피가 더 크게 증가하면서 비율이 올라가는 것을 방어했다. 지난해 3분기 명목 국내총생산은 563조9천억원으로 2분기(551조9천억원)에 견줘 2.2% 늘었다.
지난해부터 다시 꿈틀대고 있는 빚내서 투자 움직임이 수그러들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한은은 “주택 구입 등 대출 수요로 장기대출금을 중심으로 자금조달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가계부채비율은 지난해부터 회계기준 변경으로 비율 수준 자체도 기술적으로 내려온 상태다.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으로 인해 가계 및 비영리단체 부채 범위에서 ‘보험약관대출’이 지난해 1분기부터 제외됐다. 이를 포함하면 지난해 1분기 103.7% 2분기 104.0% 3분기 103.7%로 가계부채비율 흐름은 비슷하나 절대적 수준은 높아지게 된다.
전슬기 기자 sg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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