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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적으로 어렵다” vs “의지만 있으면 추진 가능” 공매도 전산화 놓고 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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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데이

한국거래소가 27일 서울 여의도 사옥에서 개최한 '불법 공매도 방지를 위한 전산화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토론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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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 ‘불법 공매도 방지를 위한 전산화 토론회’ 개최
“과거 금융위가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계획 밝혀…의지만 있으면 가능”
“현실적으로 실현 어렵다고 검토…TF 결론 6월 중 공론화 예정”


증권 유관기관이 불법 공매도 방지를 위한 전산화에 대한 의견을 모으기 위해 마련한 토론회에서 공매도 전산화를 두고 “일부 요구에 대해 현실적으로 어려운 면이 있다”는 의견과 “전산화 시스템 구축 의지만 있다면 가능하다”는 지적이 오갔다.

27일 한국거래소는 서울 여의도 사옥에서 ‘불법 공매도 방지를 위한 전산화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변진호 이화여대 교수를 좌장으로 송기명 거래소 부장, 여상현 한국예탁결제원 부장, 홍문유 코스콤부장, 김영규 금융투자협회 부장 등 유관기관 관계자와 김대종 세종대 교수,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 박순혁 작가,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 등이 패널로 참석했다.

정의정 대표는 “2018년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주식 매매제도 개선 방안에서 실시간 주식 잔고 매매수량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결론을 내렸었다. 한투연이 새로운 것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그러나 2020년 12월에는 불법 공매도 적발·차단 시스템 구축이 어렵다고 했는데, 이는 어불성설이다. 의지만 있으면 구축 가능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송기명 부장은 “2018년 금융위가 발표한 개선 방안은 2020년 국회 입법 과정에서 일반매도, 차입공매도, 권리매도 등을 관리하는 기관이 분업화돼 정확한 잔고 파악이 불가능하다는 등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검토의견으로 폐기됐다”며 “이후 국회에서 대안으로 증권대거래에 관한 정보 기록을 5년간 전산적으로 관리하고, 금융당국에서 점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향으로 법안을 개정했고, 2021년부터 시행 중”이라고 답했다.

박순혁 작가는 “개인이 공매도를 낼 경우 무차입 주문을 냈을 때 자동으로 걸러주는 시스템 서비스가 이미 출시됐고, 이를 적용하는 증권사가 있다”며 “지금 당장에라도 해당 시스템 도입을 의무화하면 문제가 되는 부분을 해결할 수 있는데 불가능·가능 여부로 질질 끌 필요가 없다. 금융당국의 결단이 필요할 뿐”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송 부장은 “자동화된 대차거래 플랫폼 이용 역시 국회에서 발의돼 검토된 바 있으나 주식 종류별로 유동성 차이가 있고, 장외거래로, 개별 협상되는 특성상 대차거래를 표준화하기는 어렵다”며 “개별 협상은 이메일이나 메신저로 이뤄지는데, 대부분 사용하는 블룸버그 단말기 내 메신저는 기록이 남으므로 전산적으로 관리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하나의 대차거래 플랫폼을 쓰게 하라는 것은 민간 플랫폼 운영자에게 독점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것이며, 특정 기관에 이를 독점화한다는 것은 어렵다는 것이 당시 국회 검토보고서 의견”이라고 했다.

이어 “대차거래 중개는 예탁권이나 한국증권금융이 하고 있고, 외국에서는 중개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는데, 에퀼랜드 역시 80%만 자동화돼 나머지에는 수작업이 필요하다”며 “여기에서도 착오나 실수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플랫폼을 도입하더라도 불법 공매도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당시 국회 검토보고서 의견이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홍문유 코스콤 부장은 “박 작가가 언급한 중개 시스템은 코스콤과 재작년에 공동으로 시스템 검토도 했었는데, 결론적으로는 공매도를 차단하거나 모니터링 하려면 해당 시스템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시장참여자들에게 하나의 플랫폼을 강제해서 쓰라고 하는 것도 문제가 있어 보였다”고 설명했다.

여상현 부장은 “해당 플랫폼은 기관이나 외국인이 잔고관리를 명료하게 할 수 있으나 장외거래와 장내거래를 연결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어 이를 사용한다고 해서 공매도 거래가 전산화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부연했다.

김득의 대표는 “팩스, 수기, 이메일로도 가능하다는 공매도에 신뢰가 부족한 상황이다. 2018년 금융위가 구축할 것이라고 발표한 상시 모니터링 시스템이 처음부터 도입이 안 된다고 했으면 문제가 안 됐을 텐데, 은성수 당시 금융위원장이 천문학적, 시스템 과부하 문제를 들었다”며 “투자자 입장에서는 신뢰회복의 문제인데, 천문학적 비용을 들여서라도 자본시장 신뢰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본다. 신뢰 회복이 안 되면 어떤 시스템이 도입되더라도 투자자들은 불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현실적인 문제는 2018년에도 존재했던 것이며, 당시 금융위가 이를 감안하고 얘기한 것으로 이해되는데, 국회 검토 이야기로 빠져 장외거래·제도상으로 불가능하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토론이 의미가 있으려면 유관기관이 어떻게 노력할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송 부장은 “지난달 16일 발표한 내용은 기관과 외국인이 자체적인 시스템 잔고관리 시스템 구축을 의무화하고, 증권사는 의무화된 고객에 대해서만 공매도를 수탁하라는 것이 1단계며, 금감원과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서 의논 중인 것은 이 방안이 완료된 이후에 추가로 차단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가능할지 아닌지”라며 “현재 외국계 투자은행(IB), 국내 기관, 외국계 수탁은행 등 기관들을 만나서 협의 중이며, 6월까지는 방안을 마련해 공론화할 것”이라고 답했다.

김영규 부장은 “공매도 제도 개선 관련해서 2020년 국회에서 논의가 중단된 것이 아니다. 2021년과 2022년에도 추후 방안과 불법 공매도 처벌방안 등이 지속해서 나왔고, 그 이후에도 많은 제도개선이 수반된 상태”라며 “유관기관이 불법 공매도를 옹호하거나 처벌을 마다하자는 입장은 명확하게 아니다. 우리는 적법한 공매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며, 이 역시 투자자 보호의 일환이라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김대종 교수는 “공매도에 대한 가장 큰 불만은 담보비율과 상환 기간에 대한 차별이다. 기울어진 운동장 개선 방안과 전산시스템 구축에 대해 함께 혜안을 모아 찾아야 한다”며 “우리 증시에서 급등락하는 주식들이 많아 공매도 우려가 더 불거진 것 같다. 우량한 주식에 장기투자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고 짚었다.

한편, 변진호 교수는 “이날 토론회를 통해 여러 이야기를 듣고, 투자자들이 분노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확인했다. 무차입 공매도 방지 시스템 구축을 완벽하게 할 수 없다고 보지만, 그렇다고 포기하는 것은 옳은 방향이 아닌 것 같다”며 “불법 공매도 처벌 강화 등 사전적인 불법행위 방지도 차선책이 될 수 있겠다”고 했다.

이에 더해 “오늘 토론회를 통해서 업계, 학계 등에 의견 차이가 많은 것을 확인했다”며 “오늘 토론회가 공감대를 형성하는 시작이 되길 바란다”고 정리하며 토론회를 마쳤다.

[이투데이/박민규 기자 (pmk8989@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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